[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방어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담긴 안건이 10일 국가 인권위원회(인권위) 전원위원회에 상정된다는 소식에 윤 대통령 측 지지자들이 인권위에 집결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회의장으로 가는 길목 등을 한때 점거하고, 회의장 내부로 들어가는 야당 의원을 향해 욕설을 내뱉거나 고성을 질러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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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방어권 보장을 권고하는 국가인권위원회의 '2025년 제2차 전원위원회' 회의가 10일 오후 개최된 가운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입구에 몰려 있다. 2025.02.10 yym58@newspim.com |
이날 오전 8시40분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인권위 전원위원회 회의실 진입을 시도하며 직원들과 대치했다. 경찰은 15분만에 이들을 해산시켰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들은 인권위 건물 내부에 머무르며 구호를 외치거나 고함을 내질렀다.
인권위 건물 1층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전원위원회 회의장으로 가기 위한 엘리베이터 앞을 막으며 "저 사람은 방청권이 있냐", "우리는 왜 안들어보내 주냐"는 등의 말을 하며 경찰에 항의하기도 했다.
전원위원회 회의장이 위치한 14층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시민들을 가로막고 '방청이 예약돼 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오후 2시50분쯤 인권위 건물 안으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들어갔다는 소식이 윤 대통령 지지자 중 한 명에 의해 전해지자 흥분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일제히 고성과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경찰이 "위층에 어린이집이 있다, 소리 지르지 말아달라"고 했지만, 윤 대통령 지지자는 "아이들아 미안하다"며 다시 고성으로 되받아쳤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MBC, JTBC 등 일부 취재진을 향해서도 욕설을 하며 적대적인 반응을 보였다.
인권위 건물 외부에서는 보수단체인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 소속 회원 100여명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가 윤 대통령의 불구속 수사를 권고할 것을 촉구했다.
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인권 보장, 방어권 보장", "탄핵 무효" 등을 외쳤다.
윤 대통령 지지자라고 밝힌 A씨는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지지자 B씨는 "우리나라가 아주 극심한 위험에 빠졌다는 걸 얼마전 깨달았고 크게 회개하며 이 자리에 나왔다"며 "내 나이가 벌써 70을 바라보는데, 다 젊은이들을 위한 일"이라고 소리쳤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유튜브,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등을 통해 집결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인권위 인근 한켠에서는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 4명이 확성기를 이용해 "내란수괴 윤석열" 등을 외치며 이들에게 대항하기도 했다.
17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인권위 앞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인권위 집단진정 기자회견'을 열고 전원위원회 방청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참여자 안전 보장을 이유로 당일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인권위에 집결한 까닭은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 등 일부 위원이 발의한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 안건이 이날 오후 3시 재논의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 안건은 헌법재판소 등 사법부와 수사기관에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사건의 방어권을 철저히 보장할 것' '윤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할 것' 등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지난달 13일 전원위원회에 상정됐으나, 인권 단체와 인권위 직원들이 '내란 동조에 반대한다'며 크게 반발해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