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논의 없었지만 가능성 배제된 것은 아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인수 아니라 투자"
"트럼프, 연내 방일에 의욕"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경제·안보·무역 등 다양한 이슈가 논의됐다. 일본은 대미 투자를 1조 달러로 확대하며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방위비 추가 증액 요구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무역 문제와 관련해 추가 관세 논의는 없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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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환영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이시바 "방위비, 일본이 결정할 일"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방위비는 일본이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방위비는 어디까지나 일본이 결정할 문제이며, 미국의 요구로 인해 증액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 묻자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 하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일본은 방위력 강화를 목표로 2027년도까지 방위 관련 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확대할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회담에서 "오늘의 논의를 통해 방위비가 더욱 상당히 증가할 것"이라며 일본에 추가적인 노력을 요구했다.
◆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인수 아니라 투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계획에 대해서는 "단순한 인수가 아니다. 오히려 투자라고 볼 수 있다"는 의견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시바 총리는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는 인수가 아니라 투자"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인수가 아니라 대규모 투자"라는 시각에서 결론이 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시바 총리는 인터뷰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US스틸이 미국 기업으로 계속 남을 수 있느냐에 대한 미국 측의 납득 여부"라며, US스틸이 미국 기업이라는 인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인수 계획 변경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실제로 어느 정도의 지분을 보유할 것인지는 비즈니스적인 문제이며, 우리가 간섭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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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관세 논의 없었지만 가능성 배제된 것은 아냐"
미일 정상회담의 쟁점 중 하나였던 일본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와 관련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든 가능성이 배제된 것은 아니다"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향후 대미 투자와 관련해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1조 달러(1460조 원)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일본의 주류 업체가 미국의 술 산업에 투자하는 것, 또는 식품 산업도 포함된다. 수천 건의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확대와 관련해서는 "에너지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것은 일본의 에너지 안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결과적으로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가 축소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측은 알래스카의 LNG 개발 프로젝트에 일본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시바 총리는 "일본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지는 전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트럼프, 연내 방일에 의욕"
이시바 총리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일본을 방문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고 밝혔다.
미일 정상은 7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로부터 가까운 시일 내에 일본을 공식 방문해 달라는 초청을 받았으며 이를 수락했다고 명시했다. 다만, 구체적인 방문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을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관여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
이시바 총리는 4월부터 열리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를 염두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엑스포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4월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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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