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장중 8.7% 하락하기도
"아쉬운 주주환원...CET1 노력 부족"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KB금융지주의 주가가 6% 이상 떨어지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여졌다. 4분기 양호한 순이익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비율 하락과 기대 이하의 자사주 매입 규모로 인해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신관. [사진=KB국민은행] |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 주가는 전날 대비 6.70% 떨어진 8만49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는 이날 장 개시와 동시에 급락해 장중 8.7% 떨어진 8만31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전날까지 8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보이던 기관이 86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 역시 752억원을 팔아치웠다.
기관과 외국인은 자사주 매입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자자에 속한다. 기관은 자산운용 수익률 최적화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상승을 노릴 필요가 있고, 외국인 역시 기업의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는 점을 노리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자사주 매입 시 이익을 볼 수 있으나 상대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적은 개인투자자만 홀로 1600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0.5% 증가한 5조78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5756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12월 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51%로, KB금융은 상반기 중 주주환원 차원에서 5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CET1 하락으로 인해 자사주 매입, 소각 규모가 예상치보다 낮게 책정됐다는 점이다. KB금융은 대표적인 '밸류업' 수혜주로 꼽히며 실적 향상에 따른 주주환원 기대감이 더 높았던 상황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지난해 4분기 CET1 비율은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4분기 중 환율이 가파르게 변동함에 따라 외화자산 및 장외파생상품이 증가하며 위험가중자산(RWA)이 9조8000억원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고 짚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계획의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4분기 CET1 비율 13%를 초과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문제는 없다"면서도 "구조적으로 주주환원 예측 가시성이 낮았다. 5200억원은 RWA의 0.15% 수준으로 CET1 비율이 5bp만 움직여도 자사주 매입 규모는 1500억원~2000억원 가량 변동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이번 주주환원 결과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존재한다. 앞으로도 리딩뱅크로서의 지위는 변함없겠지만, 주주환원 불확실성 완화를 위해 정책의 일부 조정은 필요하다"고 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회사 측은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무리한 자본비율 상향보다 성장 계획과 균형을 맞춰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지만 높아진 시장 기대치에 비해 CET1 비율 수준과 자사주 규모는 다소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예상 순익 대비 총주주환원률 43% 달성을 위해서는 1조1000억원 내외의 자사주 매입이 필요하다"면서 "기초체력이 타행보다 우월하다는 점에서 하반기에는 기대 수준에 부응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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