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안 가결 이후 "또 계엄 선포하면 되니 계속 진행하라"
尹 탄핵 4차 변론기일 당시 '의결 방해' 정면 반박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 해제요구안 의결을 방해하기 위해 경찰과 군 병력을 동원했다고 검찰이 공소장에 적시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이 3일 제공한 윤 대통령의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포고령 발포 무렵부터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요구안 가결 전까지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전화해 국회의원 체포를 지시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2025.01.23 photo@newspim.com |
공소장에는 윤 대통령이 조 청장과 총 6번 통화하며 '국회 들어가려는 의원들을 다 체포해. 잡아들여', '국회의원들 다 포고령 위반이야' 등의 지시를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검찰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비상계엄 당시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에게 별도로 전화해 '수방사 병력과 함께 국회로 출동하여 현장에서 직접 지휘하면서 국회를 봉쇄함으로써 국회의원들의 비상계엄 해제요구안 의결을 저지할 것'을 지시했다고도 적었다.
검찰은 앞서 김 전 장관 공소장에 적었던 정황들을 윤 대통령 공소장에도 재차 적시했다.
윤 대통령의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회의원들이 계엄 해제요구안 의결을 위해 본회의장에 집결하자 이 사령관에게 전화해 상황을 몇 차례 물었고 '아직도 (국회 안으로) 못 들어갔어?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 업고 나오라고 해'라고 지시했다.
이어 본회의장에 모인 국회의원의 수가 의결 정족수에 가까워지자 윤 대통령은 재차 이 사령관에게 전화해 '아직도 못 갔냐. 뭐하고 있냐.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했다.
계엄 해제요구안이 가결된 이후에도 윤 대통령은 이 사령관에게 '국회의원이 실제로 190명이 들어왔다는 것은 확인도 안 되는 거니깐', '내가 계엄 선포되기 전에 병력을 움직여야 한다고 했는데 다들 반대해서',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두 번, 세 번 계엄령 선포하면 되는 거니까 계속 진행해'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검찰은 김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던 중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에게 특전사 병력 출동을 지시했다는 내용도 윤 대통령 공소장에 담았다.
한편 윤 대통령은 앞선 본인의 탄핵심판 사건 4차 변론기일에서 계엄 해제요구안 의결을 방해한 사실이 없다며 강하게 부정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가 결의가 나오자마자 장관과 계엄사령관을 즉시 제 방으로 불러 군 철수를 지시했다"며 "국무회의 정족수 갖춰지면 거기에 따라 계엄 해제 하겠다고 선발표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 소통관 등에 인원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막지 않고 국회 시스템이 인정하는 한도 내에서 (계엄 선포를) 한 것"이라며 "계엄 효력 발생 시간이 11시인데 두 시간 뒤인 1시에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통제하고 막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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