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 결과 홈페이지 공개...ISS와 같은 의견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고려아연의 해외기관투자자들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와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이 고려아연 임시주총의 핵심 의안인 집중투표제 도입 정관 변경에 '반대(Against)'했다.
기업거버넌스 등 ESG에 민감한 북미 유수 연기금들의 결정으로 다른 연기금들과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최대 공적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과 북미의 대표적인 연기금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은 한국시간 16일 각 기관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에 대한 표결 결과를 공개했다.
고려아연 그랑서울. [사진=고려아연] |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과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은 모두 고려아연 임시주총 1-1호 의안인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에 반대한다고 표결했다.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과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은 또한,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7명 전원에 대해 반대했으며, MBK·영풍 측 이사 후보 4명에 대해서만 찬성하는 등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의 의견과 같은 표결을 했다.
ISS는 지난 9일 기관투자자들에게 보낸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분석 보고서에서 고려아연 이사회에 대한 개혁 필요성에 공감하며 최윤범 회장 자리보전을 위한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일반적으로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에게 혜택이 가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번 경우에는 MBK·영풍 측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개혁들을 희석시키는 의도치 않은 결과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라며 최윤범 회장 자리보전을 위한 집중투표제 도입은 반대하고, 이사회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ISS 또한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7명 전원에 대해 반대함으로써 고려아연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더 이상 이사회에 최 회장 측 이사진이 추가되서는 안 되며 MBK·영풍 측 후보들이 이사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 중 공신력과 독립성으로 각광 받는 한국ESG기준원도 14일 집중투표제의 도입에 반대하는 권고를 냈다.
한국ESG기준원은 14일 오후 기관투자자들에게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이 같이 의결권 행사를 권고한다는 의안 분석 보고서를 발송했다. 한국ESG기준원은 고려아연 기업가치 제고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으로 MBK·영풍 측 이사 후보들 중 7명에 대해서만 찬성을 권고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은 캘리포니아 공공 부문 근로자의 연금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운용 자산 규모는 2022년 기준 미화 4630억 달러 규모로, 미국에서 가장 큰 공적 연기금이다.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은 캘리포니아 주의 교사와 교육자를 위한 연금으로, 2022년 기준 3070억 달러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공적 연기금이다.
두 기관은 공통적으로 책임투자(ESG) 원칙을 도입하고, 연금 운용의 투명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은 1984년부터 기업지배구조 개선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책임투자 원칙을 수립, 실천해오고 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