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국제 유가는 미국과 독일의 실망스러운 경제 지표에 따른 수요 우려 속에 6일(현지 시간) 하락했다. 금값도 미국의 장기 금리 상승의 여파로 약세 흐름을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SE)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40센트(0.5%) 하락한 73.56달러에 마감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2월물은 21센트(0.3%) 내린 76.3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국제 유가는 경제 회복을 위한 중국 정부의 재정 부양책 기대에 브렌트유 가격이 약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미국과 독일의 경제 지표는 주요국에서의 성장 우려를 자극했고, 이는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키웠다.
원유 배럴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1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 대비 0.4% 감소했다. 10월 0.5% 늘었던 데서 11월 다시 감소로 돌아선 것이다.
독일의 소비자 물가가 3개월째 반등세를 이어갔다는 소식 역시 유가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독일 연방통계청은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년 전 대비 2.6% 오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독일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1.6%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다시 반등 흐름을 이어 오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다시 가속화할 경우 유럽 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로이터 통신은 고물가가 이어질 경우 이를 억제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경제 성장과 에너지 수요를 억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값은 미국의 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의 여파로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2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0.3% 내린 2647.4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이날 0.2% 하락한 2634.52달러를 가리켰다.
위즈덤트리의 니테시 샤 상품 전략가는 "미 국채 수익률이 다시 상승하고 있어 금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국채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주지 않는 금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통상 금값은 미 국채 금리가 반대 흐름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오는 7일과 8일 각각 390억 달러어치(10년물), 220억 달러어치(30년물) 미 국채 입찰을 앞두고 수요가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 수익률이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이 재가열 조짐을 보인다는 리사 쿡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의 발언도 국채 금리 상승을 도왔다. 쿡 이사는 "지난 9월 이후 미국 노동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력을 갖게 됐으나 인플레이션은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더 끈질기고 있다"면서 "이는 금리 추가 인하 조치를 보다 신중하게 진행할 이유가 된다"라고 주장했다.
시장은 이번 주 공개될 미국의 고용 지표를 바탕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행보를 가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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