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들 "혐오정치 끝내겠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비록 바다 저편에 있지만, 우리가 동지일 수 있습니까"
일본 도쿄에서 비행기를 타고 서울 한남동에 선 세세 씨에게 귀기울이던 사람들은 "네" 하고 호응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기간 마지막날인 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지 못했음에도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에 모인 진보단체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윤 대통령의 체포 및 구속을 요구하는 긴급행동을 주최했다.
집회에 참가한 이들은 체포 촉구뿐 아니라 사회적 소수자들이 연대해달라는 목소리를 냈다. 해외에서 윤석열 퇴진 집회를 주최하는 세세 씨 역시 그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너희 나라로 돌아가서 시위를 하라'는 차별의 목소리로 외로웠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이날 세세 씨 외에도 시민 8인이 단상에 올랐다. 이들 대부분은 대통령 퇴진 집회 이후에도 각 영역에서 차별과 혐오를 없애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체포와 반대 소리가 서로 울려퍼지는 가운데 혐오 정치를 끝내야 한다는 이들 소수자들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기한이 이틀 남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과 민주노총 등 참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2025.01.05 yym58@newspim.com |
은박비닐을 목도리로 두른 김삿갓 씨는 "뜨거운 민주주의가 광장에서만 유효한 게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계속될 가치로 삼자"며 여성, 노동자, 성소수자, 장애인까지도 민주시민임을 잊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동덕여대 학생 집회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이동권 집회를 언급하며 "많은 사람들이 주목해야 할 사안이 어떤 사태 때문에 해결되지 못하고 있냐"고 묻기도 했다.
근처 의료 부스에서 일하고 있는 최준서 씨는 "청년 성소수자가 자살 생각을 한 비율, 청년 여성의 자살률이 눈에 띄게 높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 발포 명령을 하기 전부터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동료 시민들의 일상은 계엄이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우파 집회에 가면 차별금지법 반대 행동을 하며 우리의 목소리를 지우려 하고 있다. 시민의 힘으로 혐오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외의 지역에서 집회에 참가하는 시민들 역시 연대해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전라북도에서 온 구파란 씨는 "전주에서 시위를 하는게 의미가 있나, 서울이 역사의 현장 아닌가 하고 묻는데 누군가는 전주에서도 광장을 열어야 한다. 서울이 아니어도 지역에서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살펴주고 어떤 싸움을 하는지 궁금해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체포영장 유효기간이 다가오면서 시민들은 밤샘집회를 강행했다. 지난 5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폭설이 내렸지만 탄핵 찬성과 반대 집회가 계속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에 곳곳에서 시위자들은 핫팩과 은박 담요를 들고 와 추위에 떨면서도 자리를 지켰다. 이날 관저 앞으로 출퇴근을 했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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