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하청업체 등 항소했으나 기각
삼성전자는 항소 안해…배상 판결 확정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에버랜드 하청업체 등이 '삼성 노조 와해 사건'과 관련해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에 손해를 배상하라는 법원 판단이 재차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38-3부(박성윤 정경근 박순영 부장판사)는 27일 금속노조가 에버랜드 하청업체 CS모터스와 대표 유모 씨, 최평석 전 삼성전자서비스 전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로고 [사진=뉴스핌DB] obliviate12@newspim.com |
재판부는 CS모터스와 유씨가 공동해 300만원을, 최 전 전무는 삼성전자, 삼성전자서비스 등과 공동해 1억원을 금속노조에 지급하라고 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다만 1심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근로자 고(故) 염호석 씨의 장례 방해와 관련해 전직 정보경찰 등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삼성 노조 와해 의혹은 삼성이 비노조·무노조 경영 방침에 따라 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주축이 돼 2011~2018년 금속노조 삼성지회 에버랜드 노조 설립·활동을 방해하고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가 설립되자 와해 공작을 벌인 사건이다.
금속노조는 2019년 12월 삼성전자서비스·에버랜드 노조 와해 사건과 관련해 강경훈 전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 등 임직원들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자 이듬해 4월 이들을 상대로 3억6000만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
1심은 삼성과 임직원들이 노조 와해 전략을 실행해 근로자의 노동3권을 침해했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 금속노조에 총 1억3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피고들은 삼성그룹의 '비노조 경영' 방침에 따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를 위한 구체적 전략을 수립·실행했다"며 "협력업체 소속 노조원의 탈퇴를 종용하고 단체교섭을 의도적으로 지연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최지성 전 미전실 실장에 대한 청구는 부당노동행위를 지시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금속노조는 1심 판결 이후 삼성의 불법행위를 형사·민사적으로 확인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손해배상액과 관련해 별도로 항소하지 않았다. 이에 삼성 측도 항소하지 않으면서 대부분 피고들에 대한 판결은 지난 3월 확정됐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