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26일 모바일상품권 민관협의체 상생방안 발표
'카카오 선물하기' 수수료 상한선 14%→8% 낮아진다
정산 주기 67일→37일…카카오, 내년 1분기 이전 적용
[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앞으로 유효기간이 지난 기프티콘을 95%까지 환불받을 수 있다. 기프티콘 수수료 상한은 최대 14%에서 8%까지 낮아진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6일 오후 16시 서울 LW컨벤션센터에서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모바일상품권 민관협의체 상생방안 성과발표회가 열렸다.
다만 지난 11월 말 상생안 도출에 성공한 배달앱 상생협의체도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실제 적용 시기는 명확하지 않다.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이 17일 LW컨벤션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모바일상품권 민관협의체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2024.04.17 plum@newspim.com |
◆ 수수료 최대 14%→8%, 정산 주기 67일→37일…카카오, 내년 1분기 내 적용
앞으로 카카오는 '카카오 선물하기'에 적용되는 기프티콘 수수료를 5~14% 수준에서 5~8%로 낮춘다. 기프티콘을 발행하는 발행사들은 정산 주기를 절반 수준으로 단축한다.
기프티콘은 소비자가 가맹점에서 기프티콘을 사용하면 유통사→발행사→가맹본부→가맹점을 거쳐 가맹점에 돈이 지급된다.
이 과정에서 유통사가 타 결제 수단보다 높은 수수료를 적용한다는 점과 발행사의 긴 정산 주기(최대 60일) 등에 대한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기프티콘 유효 기간이 지나면 구매액의 90%만 환불되는 등 환불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지적 대상이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 4월 관계부처와 민간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민관협의체를 출범했다. 협의체는 유통사인 카카오, 발행 5개사인 ▲11번가 ▲섹타나인 ▲즐거운 ▲쿠프마케팅 ▲KT알파가 참석했다. 협회 측에서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참여했다.
이번 상생안에 따라 카카오는 카카오 선물하기에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소규모 가맹브랜드의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선물하기 수수료 인하로 점주 부담은 기존 7.0%에서 1.0%로 낮아진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2024.12.26 100wins@newspim.com |
상생안에 따르면 현행 점주 부담은 기존 7.0%에서 1.0%까지 줄어든다.
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해 가맹점주가 카카오에 지불하는 수수료율도 3.0% 이하로 낮춘다. 우대수수료율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수수료를 50대50으로 나눠 부담하는 경우 적용되며, 카카오와 가맹본부가 추가로 비용을 분담해 점주의 수수료를 낮추는 게 핵심이다.
발행사의 정산주기는 약 67일에서 37일로 30일가량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가맹점에서 기프티콘을 사용한 후 유통사는 발행사에게 7일 내, 발행사는 가맹본부에게 6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한다. 이때 60일이 상당히 길어 전체 정산주기가 길어졌다.
앞으로 유통사인 카카오는 기존 발행사에 월 4회 정산하던 걸 월 10회로 늘려 유통사→발행사의 정산 주기를 7일에서 3일로 단축한다. 아울러 발행사→가맹본부 단계는 60일에서 30일로 줄어든다.
모바일상품권 상생안에 따르면 카카오 선물하기 정산주기는 67일에서 37일로 줄어든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2024.12.26 100wins@newspim.com |
정산주기 단축 과정에는 가맹본부의 협조도 필요하다. 공정위와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발행사들과 가맹본부 간의 계약이 원활하게 변경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안에 수수료 인하 상생안과 정산주기 단축을 실행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 개정을 통해 기프티콘 환불비율 기준을 90%에서 95%까지 높인다. 앞으로 공정위는 향후 한국온라인쇼핑협회의 심사청구를 받아 표준약관 개정에 나선다.
공정위 관계자는 "환불비율 개정과 관련해 사업자 단체와 몇 차례에 걸쳐 협의했지만 사업자 단체가 강경한 입장을 보여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직권 개정으로 입장을 바꿨다"며 "내년 상반기 중 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탄핵 정국에 힘 빠져…실현 시기 미지수
협의체는 올해 4월 출범 이후 6개월이 넘도록 마땅한 진전을 도출하지 못하다 8개월 만에 결론을 냈다.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100여 일 만에 상생안을 도출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협의체는 좌초 위기를 겪기도 했다. 지난 10월 가맹점주협의회는 수수료 관련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며 탈퇴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언급했다.
우여곡절 끝에 상생안 마련에 성공했지만 후속 조치가 얼마나 빠르게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탄핵 정국이 겹쳐 힘 빠진 상생안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배달앱 상생협의체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차등 중개수수료를 적용하겠다는 상생안을 내놓고 가결됐지만 거래액 기준 시점 등 상세 사항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수수료율 인하에 수반되는 시스템을 갖추느라 (상생안) 도입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면서도 "상생안 적용은 진행 중이고, 배민과 카카오 모두 문제없이 (상생안 적용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의체에 참석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상상안에 대해 "아주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을 시작으로 자영업자와 영세 업체가 혜택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며 "시간이 다소 늦어진다고 해도 조속한 기간 내 적용되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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