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현 "현직 대통령으로서 준비 필요"
헌재, 수취 거부에도 '송달 간주' 결정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공조수사본부의 수사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가 우선이라며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24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2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나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으라는 공조수사본부의 요구에도 불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뒤 현재까지 계속 서울 한남동 관저에 머물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 석동현 변호사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사 앞에서 취재진에게 윤 대통령 변호 및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2024.12.19 leemario@newspim.com |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비상계엄이 주된 수사 사항이라고 한다면 대통령으로서는 국정의 난맥 상황 전반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데 과연 수사기관이 그런 준비가 돼 있는지 (의문)"이라며 "대통령은 (수사보다) 탄핵심판 절차가 우선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석 변호사는 "지금 대통령은 권한이 일시 정지됐을 뿐, 엄연히 대통령 신분"이라며 "어떤 수사든 그 (수사기관) 앞에 가서 대통령이 응답해야 하는 사안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현직 대통령 신분을 유지한 상태에서 수사기관에 출석해 피의자 조사받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국가 장래에 어떠한 형태로든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앞으로의 헌정 체계에 중요한 시금석이 될 수 있는 심판 절차에 대해 당사자인 대통령으로서 그와 관련해 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거듭 탄핵 심판 서류를 받지 않자 서류가 도달한 20일부터 송달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선 "송달에 대해서는 어떤 것이 맞는지, 옳은지에 대해선 이야기 못 한다"고 답했다.
헌법재판소는 같은 날 윤 대통령에게 보낸 탄핵심판 사건 답변서 요청 서류와 사건 준비명령서가 전달된 것으로 보는 '송달 간주' 결정을 했다. 윤 대통령이 다양한 방식으로 배달된 서류 수취를 거부하며 버티고 있지만 탄핵심판 심리를 진행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천재현 헌재 부공보관은 "헌재는 대통령에 대한 서류를 형사소송법 65조와 민사소송법 187조에 따라 지난 19일 발송송달 실시했다"며 "발송송달 효력은 대법원 판례에 따라 소송서류를 실제 수령하지 아니할 때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27일 변론준비절차기일은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헌재가 윤 대통령에게 보낸 서류는 탄핵심판 접수통지(답변요구서 포함)와 준비명령(계엄포고령 1호와 계엄 관련 국무회의 회의록) 요구서 등이다. 헌재는 지난 16일 답변서 요청 서류를 대통령비서실에 인편과 전자 방식으로 전달했다.
대통령실 행정관이 인편 전달 서류를 받았음에도 대통령실 측은 '접수증'을 주지 않았다. 이후 답변서 요청 건과 계엄 관련 준비명령서 등을 인편과 우편으로 총 14차례 보냈으나 모두 '수취인 부재', '경호처 수취 거부' 등으로 송달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헌재는 청구인(국회)과 피청구인(윤 대통령) 양측 대리인이 입장을 밝히고 쟁점을 정리하는 변론준비절차 첫 기일을 오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만일 이날까지 윤 대통령 측 답변서 제출과 대리인단 선임, 출석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준비기일 진행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은 수명재판관들이 판단해 결정을 내리게 된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3월 12일 탄핵소추안 가결 다음 날 서류가 송달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6년 12월 9일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헌재가 인편으로 약 1시간 만에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을 통해 송달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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