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중기·벤처

속보

더보기

[저성장 고착] "코로나 때보다 더 심해"... 중기·소상공인 '생존 위기'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 황학동 주방·가구거리 가보니... 소상공인 폐업 늘어 중고물품만 쌓여
"온라인·오프라인 둘 다 완전히 쪼그라들어... 컨트롤할 수준 벗어나"

[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요즘 조용하다. 경기가 안 좋아서 오픈하시는 분들 안 계시니까 저희 쪽에도 이제 물건도 안 나가고 폐업하시는 분들도 많다. 아무래도 시장이 확실히 죽었다"

지난 6일 방문한 황학동 가구거리가 한산하다. [사진=송은정 기자]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가구거리의 한 주방기기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 A씨의 얘기다.

경기 침체로 많은 자영업자들이 폐업에 내몰리면서  최근 황학동 주방 거리가 몰락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6일 오후 2시쯤 방문한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가구거리 일대는 한산했다. 가게 앞 진열된 물건을 보러 온 손님은 없고 가게를 지키고 있는 상인들만 눈에 띄었다. 

A씨는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든 상황이다. 코로나 때는 그래도 식당에서 밥을 못 먹으니, 배달 음식이라도 시키니까 배달 업종이라도 하려고 가게를 차리기는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예 장사가 안 되니까 배달도 안 되고 식당에서 안 찾아가 버리니까 물건이 아예 안 나간다. 그때는 그래도 배달하시는 분들이라도 물건을 사갔다"고 했다.

이날 찾은 황학동 주방·가구거리는 가게 앞에 쌓인 그릇, 싱크대, 가스레인지 등 중고 주방용품들로 가득했다. 좁은 골목에 자리한 주방집기 가게에서는 주인이 흰 비닐에 포장된 중고제품들 사이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거리에 물건을 사러 온 사람은 없었다.

24년째 장사하고 있는 그릇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 B씨는 "코로나 때는 그나마 사람이 다녔는데 지금은 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라며 "경제가 안 좋다 보니까 새로 오픈하는 데도 없고, 있는 가게도 접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 같은 경우 (가게를) 오픈 해야 그릇, 글라스 등 주방 용품들이 나가는데, 오픈하는 데가 없으니까 물건들이 들어가지 않는다. 주변에는 폐업하는 가게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황학동 주방 거리는 중고 주방용품 및 가구를 판매하는 상점이 밀집한 거리다. 전국 최대 규모 주방 시장으로서 '서울의 부엌'이라고도 불린다.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 거리에는 200m 길이의 언덕길 양쪽으로 주방용품 가게들이 길게 줄지어 있다. 이들 가게는 식당 창업을 위해 필요한 모든 물건을 파는 곳이자 폐업 후 손 때 묻은 중고설비가 모여드는 종착지로, 1980년대 거리가 형성된 후로 약 40년간 식당 등에서 쓰던 주방용품과 가구가 이곳에서 나와 거래됐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폐업은 늘고, 신규 창업은 줄면서 중고물품만 계속 쌓여가고 있다.

문을 닫는 가게도 하나둘 늘고 있다. 곳곳에는 공실이 보였고 '임대'를 붙인 곳도 여럿 있었다. 내수 침체 여파로 자영업자 폐업은 늘고 있는데 창업을 하려는 이는 줄면서 손님이 끊겼기 때문이다. 내수 침체 직격탄을 맞은 건 자영업자로, 불황을 견디다 못해 폐업을 결정한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가업을 물려 받아 가구 매장을 운영하는 C씨는 "황학동도 임대가 많이 붙어 있고 실제로 저희랑 같이 시작하신 분들 중에 폐업하신 분들도 많고, 특히 가구점이 폐업하는 분들이 많다"라며 "황학동은 주방이 더 오래됐다. 오랜 기간 동안 자리 잡고 장사를 했으니 지금 힘들고 조금 버티다 보면 또 좋아지겠지라는 그 생각에 버틸 수 있는 것이지만, 새로 창업해서 가게를 운영하시는 분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학동은 인터넷 세대들이 찾지 않는 공간이 돼버렸다. 특히 가구는 인터넷 세대가 찾지 않는 공간이 되어 버리다 보니까. 그리고 가게를 찾는 분들이 가격까지 다 알고 계시니까 단가가 저희랑은 또 안 맞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인터넷은 사실 오프라인 매장이 없으니까 가격이 저렴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직접 제품을 만져보게 하고 체험하는 공간이 있으니까 사실 좀 더 제품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가구 쪽은 상황이 조금 많이 안 좋아졌다. 특히 올해 봄부터 더 힘들어진 것 같다. 저희 매장 같은 경우 사실 온라인, 오프라인 둘 다 매출이 완전히 쪼그라들었다"라며 "저희가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서 이것이 가구 업계가 불황이어서 그런 건지, 주방 가구 거리가 평판이 안 좋아져서 그런 건지 복합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한쪽에는 분명 창업하시는 분들이 적다는 것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우려에 내년과 내후년 경제 성장률을 1%대로 낮추면서 '저성장 고착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28일 경제전망을 통해 2025년과 2026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각각 1.9%, 1.8%로 전망했다. 한은이 경제성장률에 대해 한국의 잠재성장률(2.0%)을 밑도는 1%대 전망치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54년 이후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돈 것은 1956년(0.6), 1980년(-1.6), 1998년(-5.1), 2009년(0.8), 2020년(-0.7), 2023년(1.4) 등 6차례뿐이다. 올해 경제성장률도 지난 8월 내놓은 전망치 2.4%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가구거리 [사진=송은정 기자]

한국은행이 내년 성장률 1%대 저성장 쇼크를 예고한 가운데 자영업자들의 줄폐업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2년 이상 지속된 고금리, 고유가, 고환율 등 삼중고로 내수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 데다 매출 감소에 따른 은행 빚이 금융비용 부담으로 이어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 침체 장기화에 따라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폐업한 사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하고 폐업 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실업자가 된 자영업자도 1년 새 2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에 내수 부진까지 겹치며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개인, 법인)는 98만648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86만7292명)보다 13.7% 증가한 것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다. 

폐업 사유는 '사업 부진'(48만2183만 명)이 가장 많았다. 2007년(48만8792명)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업종별로 보면 소매업 폐업이 27만6535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비스업(21만7821명), 음식업(15만8279명) 등 내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종의 타격이 컸다.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율 역시 역대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기준 자영업자 수는 563만6000명으로 전체 취업자(2854만4000명)의 19.7%를 차지했다. 자영업자 비중 20% 선이 깨진 건 196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전체 자영업자의 75% 정도는 한 달에 100만원도 벌지 못하고 있고 소득이 '0'원이라고 신고한 자영업자도 95만명에 달한다.

올해도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자영업자들의 줄폐업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3% 줄어들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5월(―3.1%)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소매 판매는 장기화된 고금리·고물가로 인해 최근 2년 중 4개월을 빼고 모두 감소하는 등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가구거리 [사진=송은정 기자]

저성장 고착화 문제는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을 주고 있다. 저성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이하 연구소)의 '2025년 일반산업 전망' 보고서는 내년 핵심 이슈로 '양극화와 저성장'을 꼽았다. 

산업 양극화와 관련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부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이 집중되는 반면 내수 중심의 전통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이러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경우 전반적인 경제 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소는 "2025년 국내 산업은 전반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업종별, 기업 규모별 양극화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정부와 기업은 이러한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자영업자의 실질적 부담을 줄일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정부가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실질적 대책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의 체력이 많이 소진된 측면이 있다"며 "특히 자영업자 비중이 감소하면서 고용 없는 자영업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과도한 금리 인상의 여파로 내수 침체가 심화되면서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폐업이 늘어났고 서민들의 고통이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금리가 지속되고 내수 침체가 심화 지속되니까 자영업자들이 견딜 수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자영업 경기가 휘청이면 나머지도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yuniya@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모레노, 벼랑에 선 한국축구 구할까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난파선'이 된 한국 축구가 로베르토 모레노(48·스페인)에게 반등의 첫 단추를 맡겼다. 대한축구협회는 1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열고 모레노 감독을 포함한 6명의 코칭스태프 선임을 승인했다. 계약기간은 오는 11월 27일까지다. 9월부터 11월까지 6차례 A매치를 지휘한다. 이후 평가를 거쳐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맡을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번 선임은 단순한 '임시 감독 카드'로 보기 어렵다. 한국 축구가 모레노에게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다. 대표팀 축구가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려야한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1-2022시즌 스페인 그라나다 CF 감독 재임 시절 로베르토 모레노. [사진=게티이미지]2026.09.01 psoq1337@newspim.com 모레노는 전술과 데이터 분석에 강점을 가진 지도자다. FC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수석코치를 맡았다. 엔리케 사단의 핵심으로 스페인 대표팀과 세계 정상급 클럽의 전술 시스템을 경험했다. 선수 역할 설정과 상대 분석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짧은 기간 선수들을 파악하고 전술적 색깔을 입혀야 하는 임시 감독의 조건과 맞아떨어진다. 코칭스태프도 사실상 '모레노 사단'으로 꾸려졌다.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를 비롯해 하신트 마그리냐, 빅토르 브라보 데 소토 코치가 합류한다. 하비에로 초카로 피지컬 코치와 니코 보쉬 골키퍼 코치까지 모두 스페인 출신이다. 다만 모레노의 감독 경력에는 분명한 약점도 있다. 수석코치로 쌓은 경력에 비해 독립적인 감독으로서의 성과는 미미하다. AS모나코에서는 6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라나다에서도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러시아 소치에서는 2부리그 팀의 승격을 이끌었지만 다음 시즌 초반 7경기에서 1승에 그치며 경질됐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1-2022시즌 스페인 그라나다 CF 감독 재임 시절 로베르토 모레노. [사진=게티이미지] 2026.09.01 psoq1337@newspim.com 따라서 모레노에게도 임시 한국 사령탑 자리는 중요한 승부처다. 한국에서 성과를 낸다면 하락세였던 감독 경력을 반전시킬 수 있다.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이어갈 경우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다시 증명할 기회도 얻는다. 한국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모레노의 성공은 곧 대표팀의 재출발을 의미한다. 전술이 정착되고 경기력이 개선되며 젊은 선수들의 경쟁력이 확인된다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 모레노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6경기 동안 대표팀의 새로운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와 내용이다. 단순히 승수를 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선수 선발의 기준을 세우고 포지션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전술적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월드컵에서 드러난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psoq1337@newspim.com 2026-09-01 12:51
사진
'시총 10배 증가' 팀 쿡 시대의 종언 이 기사는 8월 31일 오후 4시5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2026년 8월 31일은 팀 쿡이 애플(종목코드: AAPL) 최고경영자(CEO)로서 보내는 마지막 근무일이다.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15년간 애플을 이끌어온 그는 다음 날인 9월 1일부로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고, 오랜 기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총괄해온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이 새로운 수장 자리에 오른다. 취임 8일 만에 신제품 발표회라는 첫 시험대에 오르는 터너스의 데뷔 무대는 9월 9일로 예정돼 있으며, 이 자리에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공개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시총 10배 키운 팀 쿡, 그가 남긴 유산 쿡이 재임하는 동안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3,500억 달러에서 4조 6000억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지난 7월에는 잠시 5조 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전설적인 창업자의 뒤를 이어받는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을 수반하는 과제임에도, 쿡은 재임 기간 주주가치를 10배 넘게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지난 15년간 전 세계에서 주주가치를 견인한 CEO들 가운데서도 가장 성공적인 축에 속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애플] 쿡의 가장 큰 공로로 꼽히는 것은 2007년 처음 출시된 아이폰 사업을 애플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엔진으로 완전히 변모시켰다는 점이다. 아이폰은 2025년 애플 전체 매출 4,161억 달러 가운데 2,095억 달러를 차지하며 단일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의 약 50%를 책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제품군을 다양한 가격대에 걸쳐 폭넓게 확장시키고, 이와 연동된 공급망의 복잡성을 관리해낸 것이 전적으로 쿡의 공로라고 평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쿡은 애플뮤직플러스, 애플TV플러스, 애플피트니스플러스,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아이폰과 연계된 폭넓은 제품·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서비스 부문은 이제 애플의 두 번째로 큰 사업으로 자리 잡아 지난해 1,09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세 번째로 큰 부문인 웨어러블 기기 역시 35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만약 쿡이 아이폰 프랜차이즈를 서비스 부문으로까지 확장하지 못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규모와 위상의 애플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2007년 아이폰을 공개한 故 스티브 잡스 [사진=블룸버그] 재임 기간 내내 비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각의 비판론자들은 아이폰의 뒤를 이을 만한 후속 제품이 부재하다는 점을 회사의 혁신 동력 약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지적해왔다. 이에 대해 모한 애널리스트는 쿡이 물려받은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그가 각 사업 부문을 엄청나게 성장시켰으나, 아이폰이 워낙 크고 성공적이다 보니 다른 성과들을 가려버리는 측면이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수년 만에 처음 선보인 신규 제품군이었던 비전 프로는 다소 아쉬운 성과에 그쳤지만, 애플은 이 헤드셋을 위해 개발한 일부 기술을 향후 출시할 스마트글라스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들어서는 생성형 AI(인공지능) 도입이 더디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차세대 개선판 시리(Siri)의 출시가 지연된 상태다. 그럼에도 AI 칩과 데이터센터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애플은 월가를 뒤흔들고 있는 AI발 밸류에이션 충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완벽주의자 터너스는 누구인가 바통을 이어받는 존 터너스는 2001년 애플 제품 디자인팀의 일원으로 입사한 뒤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에는 수석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애플 입사 전에는 버추얼 리서치 시스템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지난 3월 맥북 네오 공개 행사 등 주요 제품 발표 무대에 여러 차례 등장하며 존재감을 넓혀왔지만, 최근 몇 년간 회사를 유심히 지켜본 이들이 아니고서는 여전히 대중에게는 낯선 인물이라는 평가가 많다.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 좌)와 차기 CEO로 취임 예정인 존 터너스 [사진=블룸버그] 터너스는 애플이 추구하는 완벽주의적 성향을 그대로 체현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2024년 펜실베이니아대 공대 졸업식 축사에서, 자신이 맡았던 첫 애플 제품인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의 후면 나사 홈 개수를 두고 협력업체와 벌였던 실랑이를 소개한 바 있다. 협력업체가 제시한 나사는 홈이 35개였지만 터너스는 애플이 원하는 25개를 끝내 고수했다는 일화로, 사소해 보이는 부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품을 대하는 자신의 원칙이라는 취지였다. 애플 측은 맥 라인업을 역대 최고 인기 제품군으로 끌어올리고 아이폰17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선보였으며 에어팟을 개선하는 데 터너스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러 제품에 사용되는 재활용 알루미늄 합금 개발을 주도했고, 애플워치 울트라3에 적용된 3D 프린팅 티타늄 소재 작업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폰 17 프로 [사진=블룸버그] 지난 4월 발표된 이번 경영권 승계는 애플이 기기 사업이라는 본업에 다시 힘을 싣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급망과 영업, 재무에 밝았던 쿡과 달리 터너스는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외부 영입 인사가 아니라 회사 내부를 25년 가까이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은 경영권 교체기에 흔히 발생하는 운영·전략적 실수의 위험을 낮춰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그만큼 더딘 전환기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터너스는 AI가 촉발한 기술업계의 대격변 한복판에서 애플을 이끌게 됐다. 아이폰을 뒤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스마트글라스나 AI 핀 등 AI 기반 신제품에 사활을 건 경쟁사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애플 역시 소비자 전자업계에서의 지배력을 이어가려면 이 분야에서 자체적인 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정교한 가격 전략과 흠잡을 데 없는 실행력, 실질적인 파급력을 갖춘 제품 로드맵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 9월 9일 데뷔 무대, 관전 포인트는 '폴더블 아이폰' 터너스 신임 CEO에게 주어진 첫 시험대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찾아온다. 애플은 9월 9일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내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연다. 이미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Surprise and Shine)"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눈길을 끌 만한 제품 공개를 예고한 상태다. 애플은 구체적인 제품 라인업을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신형 아이폰과 업그레이드된 애플워치는 물론 스마트홈 시장을 겨냥한 여러 제품을 포함해 최대 8종에 달하는 기기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8월 26일(현지시간) 내달 9일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사진=애플 웹사이트] 가장 유력한 라인업은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맥스를 포함한 아이폰18 시리즈다. 더 낮은 발열과 긴 사용 시간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형 2나노미터(nm) A20 프로 칩과 배터리 효율 개선·프라이버시 강화·혼잡한 데이터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성능 향상을 가능케 할 C2 칩이 함께 탑재될 전망이다. 더 빠른 칩과 개선된 배터리, 카메라 성능이 적용되며 최소한 대형 모델에는 기계식 조리개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이폰 에어 2세대와 일반형 아이폰18은 이번 행사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연중 판매를 고르게 분산하기 위해 이들 제품과 보급형 아이폰18e, 신형 맥, 아이패드의 출시를 내년 봄으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의 진짜 관심은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에 쏠려 있다. '아이폰 폴드' 혹은 '아이폰 울트라'로 불릴 가능성이 있는 이 제품이 현실화된다면, 아이폰X(아이폰 텐)과 3D 안면인식 도입 이후 최대 변화로 꼽힐 만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터너스가 이 제품 개발을 직접 주도해왔으며, 그의 취임 시점 자체가 출시에 맞춰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접었을 때는 여권 크기의 일반 스마트폰처럼 작동하다가 펼치면 책처럼 바깥쪽으로 열리며 태블릿 크기의 화면이 드러나는 구조로, 일반 스마트폰처럼 쓸 수 있는 5.3인치 외부 화면과 펼치면 나타나는 7.8인치 내부 화면 등 두 개의 화면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유출 정보에 따르면 페이스 ID 대신 터치 ID를 탑재하고,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초박형 디자인으로 데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격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여러 매체 보도와 시장조사업체 IDC의 나빌라 포팔 수석 리서치 디렉터에 따르면 예상 소비자가격은 2,000~2,500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포팔 디렉터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이 상당한 성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는데, 최상위층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인 만큼 이들이 구매를 위해 줄을 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프리미엄 폴더블 기기가 판매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애플에 새로운 마진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DC는 애플이 출시 첫해에만 1,000만 대 이상을 출하하며 침체가 예상되던 폴더블 시장 전체를 구해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힘입어 올해 폴더블 부문이 12.6% 성장하고 내년에는 성장률이 18%로 가속화될 것으로 IDC는 전망했으며, 2027년까지 애플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의 40%, 1,700만 대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 2026-09-01 00:06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