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주,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 모두 '내리막'
얼어붙은 소비 심리...'블프' 앞두고도 "효과 미미할 듯"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연말 소비 시즌의 대표적인 쇼핑 이벤트인 블랙프라이데이가 다가오면서 침체된 유통 관련주의 반등 가능성이 주목된다. 다만 고물가와 경기 침체 속 국내 증시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통주 역시 연말 소비 특수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는 못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통주는 올해 초부터 내리막 흐름을 끊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세계는 올 초 최고 19만원대를 기록했으나 최근 주가는 13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롯데쇼핑 역시 연초 9만원대까지 노크했던 주가는 27일 종가 기준 5만6000원대까지 내려왔고, 이마트도 올해 8만8500원대에서 현재 6만4000원대까지 밀렸다. BGF리테일은 연 초 14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가 현재 10만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전경. [사진=롯데쇼핑] |
유통 업종의 주가 부진은 소비 침체 여파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경기 불황에 대한 우려로 소비심리는 더 악화된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월 100.7로, 전달 대비 1.0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CCSI 구성 지수 중 향후 경기전망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업계는 연말 소비 시즌의 최대 이벤트인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반짝 반등이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위축된 소비 심리로 인해 주가 반등을 이끌어내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경우 증시 호황이 뒷받침되고 있고 소비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쇼핑 시즌이 새로운 증시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면서도 "국내의 경우 증시도 부진하고 소비가 받쳐주는 상황도 아닌 데다가 유통업체 실적도 좋지는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연말 수혜를 누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유통업체 매출 회복이 쉽지 않다"면서 "최근 이상기온에 따라 계절성 상품 판매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할 경우 더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소비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뚜렷한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른 익명의 애널리스트 역시 "과거 정부에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표방해 여러 세제 혜택을 줬을 당시에는 소비가 개선됐지만 현재에는 단순히 쇼핑 특수라고 해서는 소비를 촉발할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국내 소비 경기 상태를 보면 내년 1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단기적인 판촉 행사를 통해 판매량이 일정 부분 늘어난다고 해도 결국 주가가 올라갈 모멘텀까지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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