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중위, 20일 법안소위서 고준위 특별법 논의
임시저장시설 포화 임박…40년 뒤 모든 저장조 포화
방폐장 건설에 최소 37년 소요…이미 골든타임 놓쳐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20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고준위 특별법)'이 안건으로 확정됐다. 다음 국회 일정 등을 거치며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산중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고준위 특별법을 비롯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전력망 특별법)'과 '해상풍력발전 보급촉진 특별법안(해상풍력 특별법)' 등 주요 에너지 법안들을 논의했다. 에너지 법안들이 국회 테이블에 오른 것은 이번 국회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회의 결과 여야는 주요 에너지 법안들을 모두 다음 소위 안건으로 상정했다. 산중위는 다음주 중 소위를 열고 법안 심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고준위 특별법은 원자력 부산물인 방사성 폐기물 중 열과 방사능 준위가 높아 위험도가 큰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법안이다. 영구처리시설인 방폐장을 짓기 위한 부지 선정과 안전성 평가, 인허가 취득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사용후핵연료를 영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각 원전에 시설로 딸려 있는 습식·건식 저장조에 임시로 보관되고 있다. 습식저장조는 오는 2030년 한빛 원전을 시작으로 차례로 포화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한빛 2030년 ▲한울 2031년 ▲고리 2032년 ▲신월성 2042년 ▲새울 2066년 순으로 포화시점이 도래한다. 약 40년 뒤에는 모든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이 한계에 달하는 셈이다.
습식저장시설이 포화될 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로는 원전 발전이 중단되는 상황이 꼽힌다. 국가 전력 중 약 3분의 1을 담당하는 원전이 가동을 멈출 경우 민생과 산업 전반에 전력수급 불안으로 인한 극심한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아울러 방폐장 구축 전 임시조치 격인 건식저장시설을 여러 개 짓게 되면서 건설 비용이 전기요금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준위 특별법이 통과되면 방폐장 구축에 본격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방폐장 건설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이미 적기는 놓친 상황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방폐장 건설에는 부지 선정부터 공사에 이르기까지 최소 37년이 소요된다. 불과 6년 뒤 한빛 원전이 포화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한참 늦은 셈이다.
법안 처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청신호가 들어온 상황이다. 여야는 법안 제정 필요성에 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여야는 지난 국회에서도 고준위 특별법에 대한 합의를 이뤘던 바 있지만, 다른 정쟁이 이어지면서 법안은 결국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직전 국회에서 고준위 특별법이 폐기되긴 했지만, 당시에도 여야 간 법안 처리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있었다. 이번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원전 가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기 전에 하루빨리 방폐장을 건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리원전3호기 사용후연료 습식저장조 [사진=한울원전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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