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증권

속보

더보기

외국인 '엑소더스 아니었어?' 올해 주식·채권 268억달러 매수

기사입력 : 2024년11월18일 09:31

최종수정 : 2024년11월18일 09:31

삼성전자 실적 바닥…작년에 지나
실제보다 과장된 투자심리 위축 문제
무역수지 흑자…2년 전과 달리 탄탄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최근 한국 주가지수 폭락과 원화 가치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11월 5일부터 9영업일 간 코스피 지수는 172포인트 폭락했다. 11월 15일에는 장중 2400포인트 마저 붕괴됐다. 달러/원 환율도 1400원을 돌파해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 트럼프 당선으로 한국 악재 넘쳐

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건 트럼프의 통상 압력이다. 트럼프는 이전 임기 때도 한국과의 무역수지 적자를 못마땅해 했다. 따라서 한국산 철강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통상 압력을 행사했다. 지금 미국은 그 당시보다 한국과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훨씬 더 커진 상태다.

이에 따라 트럼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하거나, 한국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수출주도 국가인 한국의 특성상 미국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반도체, 2차전지 같은 주요 수출 산업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 트럼프가 대중국 정책을 강화할 경우 한국도 영향권이다. 일부 전문가는 오히려 한국에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고도 분석한다. 하지만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증시의 특성상 현재까지는 난폭한 주가하락으로 반응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삼성전자,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등의 대장주들이 약세를 보이는 이유다.

◆ 외국인 투자자 한국 주식∙채권 매도세 약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당선된 11월5일부터 9영업일 간 한국 유가증권 시장에서 약 1조900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약 400억원을 순매도 했다. 짧게만 보면 자금 유출은 명백해 보인다. 그렇다면 2024년 전체로는 어떨까?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자금흐름은 2024년 8월 -19억달러, 9월 -56억달러, 10월 -42억달러로 3개월 연속 유출됐다. 하지만 2024년 전체로는 75억달러가 순 유입된 상태다.

채권시장으로는 2024년에만 192억달러가 순 유입됐다. 결과적으로 2024년에 외국인 투자자는 총 268억달러를 한국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했다. 지금의 시장 반응이 너무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 'WGBI 세계채권지수' 편입도 원화 강세 요인

한국 채권 시장에는 올해 큰 호재가 있었다. 'FTSE 러셀'은 지난 10월 8일에 한국 국채를 2025년 11월부터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세계국채지수(WGBI)'는 26개 주요국 국채가 편입돼 있는 선진채권지수다.

WGBI는 글로벌 국채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다. 이 지수를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국채를 일정 비율로 보유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 국채에 대한 신뢰도 상승과 원화 수요 증가로 이어져 환율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또 한국 채권시장의 유동성도 높아져 중장기적으로 시장 안정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WGBI 편입은 외국인 자금 유입을 촉발하는 원화 강세 요인이다. 따라서 한국의 금융시장만 놓고 봤을 때 현재의 원화약세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

◆ 무역수지 흑자 전환…환율 약세 과도

무역수지를 살펴봐도 지금의 원화 약세는 과하다. 한국은 전형적인 수출주도형 국가다. 따라서 한국의 무역수지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한국 무역수지 흑자의 최정점은 7년 전인 2017년이었다. 이 당시 952억달러라는 기록적인 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특히나 2022년에 한국의 무역수지는 -478억달러라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우려로 WTI 원유 가격은 한 때 120달러 넘게 급등했던 시기다. 필수적으로 원유를 수입해야 하는 한국 입장에서 무역수지가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2023년에도 전년보다 적자폭은 축소됐지만 여전히 -103억달러의 부진한 무역수지를 기록했다. 2022년과 2023년에 환율이 1300원대로 폭등한 원인 중 하나다. 이 2년간은 한국 원화가 구조적 약세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2024년부터 분위기가 반전됐다. 2024년 10월말까지 누적 무역수지는 396억달러로 큰 폭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2024년 10월은 반도체 등의 수출 호조로 역대 10월 중 수출실적 1위를 달성했다. 반면 WTI 원유 가격은 70달러 아래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환율 강세요인에도 불구하고 11월 들어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돌파한 상태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역수지 외에도 다양하다. 그럼에도 수출 주도형 국가인 한국에서 무역수지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 한국의 무역수지는 탄탄하다.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미래의 불안감을 반영하더라도 큰 폭 흑자 전환한 무역수지로 볼 때 지금의 원화약세는 과하다는 분석이다.

◆ 삼성전자 실적 바닥은 이미 작년에 지나…

한국 시가총액 1위이자 간판 주식인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 또한 너무 과하다는 평가다. 지난 2023년은 한국 반도체 수출의 원투 펀치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나란히 고전했던 한 해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2023년에 삼성전자는 전년대비 -14% 감소한 259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84%인 7조원으로 부진했다. SK하이닉스도 전년 대비 -27% 감소한 33조원의 매출과 -8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4년 들어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삼성전자의 9개월 누적 매출액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225조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무려 600% 급증한 26조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올 9월말까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16% 급증한 약 46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조원 적자에서 15조원 흑자로 대 반전했다.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 폭이 훨씬 더 크다.

이는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대세인 엔비디아에 제품공급을 했느냐 못했느냐의 차이가 크다. 엔비디아에 제품을 공급한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은 사상 최대다. 반면 납품에 실패한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력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건 분명하다.

그래도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마저 붕괴된 건 과하다는 의견이다. 대다수 전문가는 삼성전자의 2023년 실적이 최악으로 바닥이었고 지금은 회복 구간이라는 평가다. 기술력에 대한 우려도 지나치다는 의견이다. 과도한 비관론보다는 조심스러운 분할 매수 구간이라는 전망이 많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최근의 주가하락이 과도하다는 판단에 따라 7년만에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분할매입 계획을 15일 공시했다. 10조원 중 우선 3조원은 11월 18일부터 3개월 간 매입 후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 주가가 안정되면 한국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어느 정도는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 변수 많지만 투자자들 이성적 대응 필요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지금 과거와 달라진 점을 살펴보면 한국인들의 미국 주식 직접투자를 꼽을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주식의 부진한 수익률에 실망한 한국인들이 대거 미국 주식 투자에 몰리면서 달러 수요가 상당했다. 이는 고스란히 원화 약세 요인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 미군 철수까지 거론하며 방위비를 재협상할 가능성도 크다.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높이는 원화 약세 요인이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으로 원화약세 요인만 있는 건 아니다.

트럼프는 과거 에너지 독립을 주장하며 셰일 오일 개발과 자국 에너지 산업을 중시하는 정책을 펴왔다. 이를 통해 유가 약세가 지속될 경우 100% 원유 수입국인 한국의 무역수지에는 긍정적이다. 원화강세 요인이다.

또 11월15일에 미국은 한국을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에 포함시켰다. 미국은 무역 균형을 맞추기 위해 환율 관찰대상국을 지정한다. 한국이 외환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했거나 불공정한 환율 정책으로 무역 이익을 보고 있다는 판단이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 원화 약세는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미국으로의 수출이 늘어나게 된다. 결국 미국이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에 포함시킨 건 원화의 약세 유도나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시키려는 압박이다. 미국도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지금의 원화 약세를 원치 않는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한국 주식 폭락, 환율 1400원 돌파, 미국 주식 폭등으로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과도한 낙관론과 비관론에서 벗어난 균형 있는 투자가 중요하다. 외국인들의 국내 금융시장 자금흐름은 예상외로 안정적이다. 한국 투자자들의 이성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longinu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李정부 국정 5개년 책자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담긴 책자가 발간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에는 123대 국정과제에 대한 주요 내용과 구체적인 입법 방향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3 photo@newspim.com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1호 과제로 발표한 개헌에는 대통령 권력 구조 개편도 포함됐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과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 안전권 등 기본권 강화 및 확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신설,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개헌 과제로 포함됐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추진된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민투표법 위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 찬반 투표는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 2025.8.20 ycy1486@newspim.com 이번 책자에는 국정기획위가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123대 국정과제보다 훨씬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당초 국정위는 이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공개하려 했다가,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결정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갑자기 보안을 강조하면서 내부 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8-20 15:55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