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포스코 얘기였어?…힌남노가 휩쓸고 간 135일, 영화로 만든 포스코

기사입력 : 2024년11월07일 14:22

최종수정 : 2024년11월07일 14:46

6일 포스코 제작 참여 '데드라인' 개봉
135일의 기적 영화로 재구성…포항제철소도 최초로 공개
포석호·판타스틸 등 이색적인 문화 콜라보 이어가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살아서 뵙겠습니다!" (64m 냉각탑을 올라가는 서민규 사원의 극중 대사) 

태풍 힌남노로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하면서 서울 여의도 세 배 면적에 달하는 포항제철소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자그마치 49년 동안 돌아가던 고로(용광로)도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가동을 중지했다. 모든 불이 꺼진 제철소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 일주일 안에 고로를 되살리지 못하면 고로를 영영 되살릴 수 없다.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포스코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 '데드라인' 예고편이 영화관에서 상영되고 있다. [사진=조수빈 기자] 2024.11.07 beans@newspim.com

지난 6일 개봉한 영화 '데드라인'에는 2022년 9월 당시 힌남노가 휩쓸고 간 자리를 지켜낸 포스코 임직원들의 실제 경험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영화 제목인 '데드라인'은 24시간, 365일 멈추지 않고 돌아가야 하는 용광로가 멈췄을 때 다시 가동할 수 있는 마지노선 시간을 의미한다.

◆일주일 안에 고로 살리고, 135일 만에 정상 조업화 이뤄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들이치는 장대비, 심상치 않은 태풍 힌남노를 앞두고 포스코 임원진들은 제철소의 모든 고로에 '휴풍' 조치를 취했다. 휴풍이란 고로를 데우는 뜨거운 바람을 멈추는 것을 의미한다. 휴풍 자체도 이례적인 상황이었으나 문제는 태풍이 지나간 다음부터 쏟아진 비였다.

제철소는 하나의 공정에서 나온 부산 가스가 다른 공정의 에너지원이 되는 하나의 유기체다. 한 군데만 이상이 생겨도 다른 공정에도 전부 차질이 생기는 구조라는 의미다. 당시에는 여기저기서 범람한 물들이 쇳물을 받아내는 제강공장을 침수시키는 바람에 고료를 재가동한다고 해도 쇳물을 받아낼 곳이 없었다.

힌남노 당시 제철소장을 맡았던 이백희 소장은 "휴풍 시 데드라인은 7일이다. 7일 내 조업을 재개하지 않으면 고로는 다시 돌릴 수 없게 된다"며 "당시 다섯기의 고로를 모두 멈춘 상태라 제철소의 회생은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2023년 1월 19일 힌남노 이후 복구를 완료한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포스코]

이에 쇳물을 임시적으로 받을 수 있는 사처리장(모래욕조)를 만들어 쇳물을 받아내며 고로를 재가동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이미 퇴직한 직원까지 사처리장 운영에 동참했다. 이렇게 포항제철소의 고로는 재가동에 성공했다.

이후 포스코는 침수된 공장을 복구하는 데 총력을 다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임원부터 말단 사원까지 한 마음이 되어 포항제철소 복원에 동참했다"며 "당시 1년이 넘게 걸릴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135일만에 포항제철소 정상화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에피소드도 많았다. 제철소의 가열로 침수 직전 직원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안내 방송을 멈추지 않은 현장 사원, 64m 높이의 냉각탑을 오르며 수동으로 밸브를 개방한 파트장 등 모두가 제철소를 살리기 위해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영화 막바지에는 영화의 실제 배경이 된 인물들의 사진이 공개된다. 영화 내에서 모두를 지휘하는 대표이사는 당시 포항제철소 재건에 힘쓴 임원진들의 모습을 재구성한 가상의 인물이다. 당시 대표이사 부회장이었던 김학동 부회장이 포스코의 재가동을 알리며 눈물을 훔치는 장면, 임직원들의 눈물 젖은 얼굴도 자료 화면으로 살펴볼 수 있다.

포스코는 영화 제작에 참여하면서 작품의 현장감을 위해 포항제철소를 최초로 촬영을 허가하고 공개했다. 영화 내내 현장감을 높인 것은 실제 제철소 내 20여개 공장이 동원된 덕분이다.

힌남노는 매년 태풍이 오기 전 포항 제철소를 잔뜩 긴장하게 만드는 상처이면서 동시에 포스코가 만들어낸 기적의 상징이기도 하다. 영화 수익금은 자연재해 피해복구 성금으로 기부될 예정이다. 당시 포항제철소 재건을 위해서 포스코뿐 아니라 협력사, 포항시 등 전국 지역사회와도 협업이 이어진 만큼 포스코 역시도 유사한 재해에 대한 선순환을 이끌어 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무겁고 낯선 철강 이미지 타파 위한 문화 콜라보도 주목

한편 포스코는 데드라인 외에도 다양한 문화 협업을 통해 '무겁고 낯선' 철강 이미지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스코는 자사 캐릭터 '포석호'를 통해 사내외 소통에 힘쓰고 있다. 포석호는 포스코가 2021년 10월 탄생시킨 포스코의 대표 캐릭터로 MZ세대에 친근한 기업 이미지를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진 곰인형 캐릭터다.

넥슨과 협업해 철강과 게임의 요소를 섞어 만든 '판타스틸' 광고 캠페인도 진행했다. 판타스틸은 철강업계에서 최초로 이루어진 게임사와의 협업으로 1화만 338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판타스틸 왕국'이라는 가상 세계를 만들고 포스코의 제철기술을 전수 받아 '악의 무리'를 무찌르고 지속가능한 미래 세상을 만들어가는 판타지 스토리인 판타스틸은 올해의 광고상 시상식에서 통합미디어캠페인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날 영화관을 찾은 이지은 씨는 "힌남노 재해는 알고 있었지만 흔히 접할 수 있는 기업이 아니다 보니 사고의 심각성을 잘 모르기도 했다"며 "이런 영화가 많이 만들어진다면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포스코가 제작 참여한 영화 '데드라인' 포스터. [사진=포스코]

bean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상암 '논두렁 잔디'... 선수·팬 원성 봇물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축구의 성지인 상암월드컵경기장의 '논두렁 잔디'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9월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예선 3차전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 한국은 열악한 잔디 상태에서 졸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주장 손흥민은 "기술 좋은 선수들이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상암의 저주'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관리 책임자인 서울시설공단과 서울시가 축구 경기와 콘서트 대관으로 82억원을 벌고 잔디 관리에는 2억5327만원(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실 자료)을 썼다는 원성을 샀다. 지난해 9월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월컵 아시아예선 3차전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 열악한 잔디 사정으로 손흥민이 어렵게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 KFA] 지난 3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김천 상무의 경기에서도 선수들은 잔디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서울의 공격수 린가드는 푹 팬 잔디에 발목이 걸려 넘어져 한동안 통증을 호소하는 등 선수들은 경기 내내 애를 먹었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시급한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선수협은 4일 "최근 프로 선수들이 경기 중에 경험하는 열악한 잔디 환경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전한다"며 "잔디 품질이 과도하게 손상된 상태에서 경기를 진행하면 선수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 린가드가 3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3라운드 홈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경기 후 "잔디 문제는 1라운드 때부터 나왔다. 상암월드컵경기장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리그가 일찍 시작돼 잔디가 얼어있는 곳이 있어 선수들이 다칠 상황이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선수협 김훈기 사무총장은 "선수협과 선수들도 한겨울에는 매서운 한파와 여름에는 무더위와 장마 때문에 잔디 관리가 쉽지 않은 점은 공감한다"며 "그래도 많은 투자를 통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축구팬들의 원성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 홈페이지 '시민의소리'에는 3∼4일에만 잔디 상태를 지적하는 시민들의 글이 170여건 올라왔다. 팬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기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가 심각하게 훼손돼있다. 단순한 관리 소홀을 넘어 선수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라며 정상적으로 경기를 진행할 수 있도록 개선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은 게시판 답변에서 "동절기 잔디 그라운드가 동결된 상태에서는 잔디 교체 공사가 곤란해 올해 확보한 예산으로 3월 중 잔디 교체를 예정하고 있다"면서 "잔디 교체 및 집중 관리를 통해 잔디 품질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psoq1337@newspim.com 2025-03-04 20:18
사진
'대통령실 세종 이전' 다시 수면위로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통령실 이전 문제가 관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세종 이전을 통한 '행정수도 완성'이나 '청와대 복귀론' 등 여러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대선 정국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지 주목된다. 대통령실 이전은 출발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대통령실 이전을 밀어붙이면서 예산, 안보 등과 관련한 잡음은 지속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3월 20일 기자회견에서 "청와대를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며 "청와대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 뒤로 용산 이전을 강행했다. 그는 탈권위주의와 대국민 소통을 이유로 들었다. 또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대통령실 이전에 총 496억원이 소요될 것이라 했지만 야당에서는 애초 윤 대통령이 주장한 금액보다 많은 국민 혈세를 끌어다 썼다는 비판을 제기해 왔다. 이에 더해 용산 이전과 관련해 역술인 천공이 관여했다는 의혹 및 최근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개입 의혹까지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참여연대가 지난 2023년 2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대통령실⋅관저의 이전과 비용 등의 불법 의혹에 대한 국민감사청구 일부 기각 및 각하 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2023.02.02 pangbin@newspim.com ◆야권 대선 주자들 "대통령실 세종 이전해야" 야권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실 세종 이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부처와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국가균형발전 의지를 담을 수 있는 세종시가 최적지라는 것이다. 먼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대통령실을 세종시로 이전하고 수석실을 폐지하는 등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등에 출연해 '용산 이전'을 언급하며 "불법으로 쌓아 올린 '내란 소굴' 용산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다음 대통령은 당선 즉시, 부처가 있는 세종에서 업무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도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국토 균형발전과 세종시에 대한 노무현의 꿈'이라는 기조발제를 통해 대통령실 완전 세종 이전을 제안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역시 "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이었다"며 "이제 완성을 시킬 때가 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전 경남지사는 "특히 대통령실의 경우 (차기 정부가) 용산을 쓸 수도 없고, 완전히 개방된 청와대를 사용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어 어디를 쓸지 정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빠르게 세종으로 이전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고 밝혔다. 김 경기지사, 김 전 경남지사와 이 전 강원지사 모두 민주당의 잠재적 대권 후보로 분류된다. 대통령실 청사. [사진= 뉴스핌 DB] ◆"청와대는 이미 문화공관…복귀 힘들 듯"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홍 시장은 언론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가장 치명적인 실수가 대통령실 이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미국의 백악관처럼 대한민국의 상징인데 그 상징을 옮기는 바람에 대통령의 카리스마가 출범 당시부터 무너지고 야당에 깔보이기 시작한 것"이라며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지 몰라도 청와대로 복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미 전시·관람 등이 가능한 문화 공간으로 바뀌어 국민들에게 개방된 상황이다. 보안 측면에서 봐도 대통령실을 청와대로 복귀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지난 대선 당시 행정수도 명문화 개헌 추진,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아직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parksj@newspim.com 2025-03-04 16:1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