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 때 5세대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 라이트닝II를 동원했다고 외신들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35 전투기가 이란 영공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작전을 수행한 것은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26일 새벽 100여대의 비행기를 투입해 레이더 시설 등 이란의 주요 군사시설을 정밀 공습했다. 이스라엘 비행기들은 공중급유기의 도움을 받아 약 2000㎞를 날아가 공격 임무를 수행했다.
당시 이란은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우리 영공에 들어오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F-35 스텔스 전투기가 지난 6월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우주항공 전시회에서 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란 전문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날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F-35 전투기가 토요일(26일) 오전 처음으로 이란 영공을 침범했으며 (수도) 테헤란 상공을 지나 목표물을 폭격했다"고 말했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도 "이스라엘이 이란에 사상 최대 규모의 공격을 감행했다"면서 "이 공격에는 제트기와 정찰기, 급유기 이외에도 미국이 만든 첨단 F-35 스텔스 전투기가 투입됐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F-35 전투기의 참전은) 양측간 전쟁이 발발할 경우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번에 핵 시설이나 정유 시설 등은 공격하지 않았다. 인명 피해도 크지 않았다. 이란 국영 타스님통신은 "미사일 부대에 근무하는 장교 2명을 포함해 장병 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이란의 방공망을 완전히 무력화시켰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이란을 폭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이스라엘 공습 과정에서 이란이 핵심 시설 보호를 위해 배치한 러시아 첨단 방공포대가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양국간 '힘의 균형'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란이 지난 4월과 이달 초 이스라엘을 향해 대대적인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했지만 대부분 요격된 반면, 이스라엘은 모든 공격 목표물을 족집게처럼 폭격했다는 것이다.
이번에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테헤란과 쿠제스탄, 일람 등 3개주(州)에 있는 핵심 시설에 배치된 러시아제 S-300 방공포대 4곳을 집중 공격했다. 이중 3곳은 완전 파괴됐고, 나머지 1곳도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의 손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4월 19일 이란 이스파한주에 있는 나탄즈 핵시설 인근에 배치돼 있던 S-300 포대를 파괴한 적이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이 자랑하는 첨단 방공망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부터 주요 시설을 보호하지 못하는 점이 드러났으며 양국 군사적 역량에 심각한 격차가 생겼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 수석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스라엘군은 이제 이란 상공에서도 폭넓게 활동할 수 있는 자유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방공망 이외에도 탄도 미사일에 사용되는 고체 연료 생산 시설 12곳을 파괴했다고 한다. 미 매체 악시오스는 "이 시설은 이란이 자체 생산할 수 없고 중국에서 구매해야 한다"며 "설비를 다시 제작하는데는 최소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이번 공습 때 시리아와 이라크 등의 영공을 거쳐 비행했으며 도중에 두 나라의 레이더들을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과 밀접한 이들 국가들이 이스라엘 전투기 비행 사실을 이란에 미리 알리지 못하게 한 것이라고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가 보도했다.
이라크 정부는 28일 성명을 통해 "시온주의 체제(이스라엘)가 26일 이란 공격을 수행하면서 이라크 영공을 사용함으로써 노골적으로 이라크의 영공과 주권을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전투기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이란을 공격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