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판 배달의 민족'으로 불리는 음식배달 플랫폼 스위기(Swiggy)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평가액을 낮췄다. 현대자동차 인도법인 사례를 보며 부담감을 느낀 것이란 분석이다.
27일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스위기가 IPO 평가액을 113억 달러(약 16조원)로 낮췄다고 전했다. 인도 증시에 상장해 15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12억 5000만 달러를 조달한다는 목표로 지난달 26일 인도 당국에 IPO 신청 서류를 제출했지만 돌연 평가액을 기존 대비 22% 낮춘 것이다.
스위기의 이같은 결정은 최근 인도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기대를 모았던 현대차 인도법인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소식통은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전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졌고, 대규모 IPO에 대한 미온적인 반응을 피하고자 투자자들과 협의하여 평가액을 낮추기로 했다"고 매체에 전했다.
인도 증시 벤치마크 지수는 최근 4주 연속 하락하며 2023년 8월 이후 최장 기간의 내림세를 연출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니프티5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9월 27일 대비 한달 동안 8% 이상 하락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이달 15~17일 현대차 본사 보유 지분 17.5%를 판매하는 구주매각 방식의 IPO를 진행한 뒤 22일 정식 상장했다. 그러나 상장 첫날 7% 이상 급락하며 주가가 공모가(1960루피, 약 3만 2000원) 아래로 떨어졌고, 이후 소폭 반등하긴 했으나 직전 거래일인 25일 종가 기준으로 여전히 공모가 대비 6%가량 낮은 상황이다.
공모가가 높이 책정돼 단기간에 차익을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개인 투자자들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대차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스위기는 인도 퀵 커머스 업계 대표 주자다. 2014년 레스토랑 음식 배달 어플리케이션으로 출발해 현재 인도 500개 이상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경쟁업체인 조마토(Zomato)와 인도 음식 배달 시장을 양분 중으로, 스위기가 20~25%, 조마토가 40~4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위기의 이번 IPO에는 미국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과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가 투자할 것이며, 올해 인도에서 두 번째로 큰 IPO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년 5월 6일 인도 뉴델리 소재의 스위기(Swiggy) 식료품 창고 밖에서 한 직원이 주문을 기다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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