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지원금 규모·촉탁직 근무기간 확대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자회사 신설과 인력 재배치 결정으로 갈등을 빚었던 KT 노사가 전출 조건 상향 등을 통해 최종 합의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김인관 KT노조위원장은 전날 김영섭 KT 대표를 만나 이번 구조조정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KT 경영진과 이사회가 자회사 전출을 희망하는 인력에 대한 고용 조건을 기존 안보다 상향하면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KT 측은 근속 10년 이상 자회사 전출자에게 지급하려던 전직 지원금 규모를 기본급의 20%에서 30%로 상향해 노조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자회사 전출자들은 KT 본사에서 받던 기본급의 70%, 전직 지원금 30%를 받게 될 예정이다.
KT는 선로와 전원 등의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및 유지 보수 등의 업무를 전담할 2곳의 네트워크 전문 자회사를 신설하고 해당 회사 및 타 그룹사에 관련 직무와 인력을 재배치한다. 신설 회사는 기술 인력과 역량을 기반으로 '기술 전문 회사'로 포지셔닝해 외부 시장 진출 및 신사업 추진에도 나설 계획이다.
KT 노동조합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정인 기자] |
KT는 선로 통신시설 설계와 고객전송 업무를 맡는 자회사 KT OSP와 국사 내 전원시설을 설계·유지보수하는 역할의 자회사 KT P&M(이상 가칭)으로 수천명의 본사 인력을 재배치한다. 회사는 전문 기술을 보유한 직원들이 신설 회사 및 그룹사로 이동해 기존 근무 지역에서 업무를 지속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회사에서 정년 도래 후에는 희망 시 3년 간 촉탁직으로 고용을 보장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한편 재배치될 직무를 수행하던 직원 중 신설 회사 및 그룹사로 전출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특별 희망퇴직의 기회도 한시적으로 부여한다. 자율적인 선택 사항으로 특별 희망퇴직금을 포함한 합리적인 수준의 보상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특별 희망퇴직의 경우 해당 분야 직무의 직원 외 실 근속연수가 15년 이상이면서 정년이 6개월 이상 남은 전 직원 대상으로도 기회를 제공한다.
전출 또는 특별 희망퇴직을 선택하지 않고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기를 원할 경우 공백 상권의 영업력 강화를 위한 전문 인력으로의 직무 전환도 가능하다. 이 경우 개인별 희망 근무지와 전문성 그리고 역량 수준을 고려해 배치하며 신규 직무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총 8주 간의 직무 전환 교육도 이뤄진다.
KT 관계자는 "AICT 회사로의 전환을 위한 인력 구조 혁신 차원으로 현장 전문회사 신설을 통해 현장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각고의 혁신을 통해 최고의 역량을 갖춘 AICT 기업으로 성장하고, 그 결실이 산업 발전과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 발전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설 법인 및 그룹사 전출 희망자 접수는 오는 21일부터 24일, 25일부터 28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하며, 특별 희망퇴직은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접수한다. 신설 법인 설립은 내년 초를 목표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