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협 준비위원회부터 활동한 초기 멤버
2만명대로 줄어든 직협…내부 단결 필수적
"회원 7만명까지 늘리겠다…회계 외부 감사도 예정"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전국경찰직장협의회에 2대 위원장으로 권영환 후보가 당선됐다. 현재 직협 회원 수가 대폭 줄어든 만큼 권 당선자가 내부 단결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 이목이 끌린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4일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제2회 위원장 선거 결과 권영환 후보는 8847표(56.78%)를 얻어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이는 상대 후보자인 민관기 전 전국경찰직협위원장보다 2473표(13.56%) 앞선 결과다.
권 당선자는 경찰 공채 20기로 선발돼 주로 경남 지역에서 활동해 왔다. 전국직장협의회가 출범하기 전부터 준비위원회에서 초석을 다진 만큼 내부 사정에도 정통하다.
다년간 지역 경찰에서 근무한 만큼 현장의 고충을 귀기울여 듣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민관기 전 위원장 때부터 전국 직협이 강조했던 기동순찰대나 형사기동대 폐지, 순찰차 GPS 추적 금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권영환 후보자] |
선거운동 때 제시한 36대 공약 중 권 당선자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내부 단결이다. 현재 전국 직협은 내부적으로 분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설 당시 5만6000여명이었던 회원들은 현재 약 2만3000명으로 줄었다. 회비를 내지 않겠다며 자의적으로 탈퇴하거나, 강퇴 및 제명당한 경찰서가 있기 때문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전국직협의 동력이 줄어든 주요 원인을 불투명한 회계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전국 직협 운영 과정에서 회비는 1000원에서 3000원으로 올랐지만, 정작 용처는 합리적이지 않다는 여론이 조성됐다.
1기 집행부가 결성된 후 대형 차량에 비용을 투입한 게 대표적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데 매달 수백만원씩 들어가는 예산을 이렇게 집행하는 게 맞나 싶었다"면서 "KTX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는데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회계 내역 공개가 불투명했다는 말도 나온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회계위원장에게 따로 연락을 하고 일정을 잡아야 하는 만큼 사실상 회원들에게 정보가 차단돼 있었다. 따로 받은 후원금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권 당선자는 회계 외부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직협회비를 향후 하향 조정하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그는 "추후 회원이 7만~8만명으로 늘어나면 낮아진 돈만으로도 충분히 직협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운영 규정을 고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관기 전 위원장과의 갈등 봉합 역시 중요한 과제다. 민 전 위원장에게 표를 던진 이들 역시 43.22%에 달한다. 당시 선거관리위원회가 편파적인 판정을 내린다는 말이 나오면서 후보 및 지지자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진 바 있다.
다만 선거 과정에서의 잡음과 상관없이 권 당선자가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성정이 부드러우면서도 온화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평이 좋은 만큼 직협 전체를 잘 이끌어갈 것 같다"고 평했다.
권 당선자 역시 편파성 논란이 없도록 직협을 이끌어갈 것을 약속했다. 대표적인 것이 임원진 교체다. 위원장이 바뀌면 임원진이 전원 교체될 수밖에 없는데, 그는 내부 인원을 최대한 공정하게 선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거운동에 공을 세운 사람을 임원으로 뽑기보다는 각 지역별로 임원을 골고루 안배하고 능력 위주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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