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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잘 모르는 전남 고흥의 흥미로운 두 가지 사실

기사입력 : 2024년10월11일 16:02

최종수정 : 2024년10월11일 16:02

알고 나면 배가 되는 고흥 여행의 색다른 즐거움

전남 고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이는 아마 세대별로 많은 차이가 있을 터다. 연령대가 있는 분들은 슬픈 역사의 땅 소록도를 먼저 떠올릴 것이고, 요즘 세대는 나로호 로켓을 발사한 나로우주센터를 우선 기억할 수 있다. 나로우주센터는 세계에서 열세 번째로 세운 우주기지다.

고흥 풍류해수욕장의 한가로운 풍경. '풍류'를 즐기기에 제격이라서 해수욕장 이름도 '풍류'인 것일까.

고흥의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 풍경도 자랑거리다. 번잡한 도시의 공해는 찾아보기 힘든 고흥에서는 별 관찰에도 최적의 장소다. 요즘은 어딜 가나 인공 불빛으로 인해 맑은 별들을 보기 힘들지만, 고흥에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붕이 없는 진지도 전망대가 관측지로 적합하다. 구름 없는 밤, 보름과는 먼 날로 정해서 돗자리를 들고 전망대에 올라 바닥에 누워 온몸으로 별빛을 맞이하는 '별빛샤워'는 도시 사람들은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짜릿한 황홀감을 선사한다.

만약 가을에 고흥을 찾는다면 단풍이 아름다운 편백 숲 산책로의 상큼한 공기와 피톤치드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고흥에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그러나 꼭 알아야 할 두 가지 흥미로운 '문화 역사적사실' 두 가지가 있다.

고흥 편백숲의 산책로

그 첫째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고인돌 유적지가 바로 고흥에 있다는 사실이다. 선사시대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고인돌은 전 세계의 40퍼센트 이상이 우리나라에서 발견됐는데, 최대 밀집 지역이 바로 고흥이다. 그동안 무분별한 개발과 도로 건설로 인해 많은 고인돌이 허물어지고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흥에는 194개 지역에 2244기의 고인돌이 집중 분포돼 있는 고인돌 문화 중심지다.

고흥지역 고인돌 조사는 일제강점기 때 두원면 운대리 고인돌 조사를 시작으로, 포두면 장수제 고인돌(1984), 고흥~벌교 도로 확·포장 공사로 발굴된 고인돌(1998~1999) 등 추가 발굴 조사되었으며, 현재 4개의 고인돌군이 전남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운대리 고인돌에서는 세계 최초의 비파형청동검이 발견되어, 이곳이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었음을 알려준다.

비파형동검은 옛 악기인 비파모양에서 붙여진 명칭인데, 대부분 한반도 남해안지역, 특히 여수반도 고인돌에서 많이 출토되었다. 이 유적들에서는 동검, 거울 등과 천하석제 곡옥 및 청동제 유물들이 출토되었다. 당시 호남지역은 한반도 남부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지배 세력이 존재했던 곳으로 마한과 같은 정치 집단이 출현할 수 있었던 단계로 접어들던 시기였다.

고흥은 우리나라 최대의 고인돌 밀집지역이다(고흥분청문화박물관 전시실 이미지).

이전 시기에 유행했던 고인돌이 지배자의 무덤이면서 동시에 집단의 기념물과 같은 성격을 띠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후의 적석목곽묘(돌무지덧널무덤)는 매장될 '한 사람'을 위해 깊은 묘광을 파고 최고 수준의 청동기를 다량 넣었다는 점에서 보다 강력한 지배자가 등장했음을 알려준다.

놀라운 것은, 고흥군 5세기 초 야막 고분 유적에서 곡옥(曲玉)이 중국제 청동 거울, 대도 등과 함께 출토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들 물품은 최고 권력의 전형적인 상징물이다. 일본 왕실이 떠받드는 삼종신기(三種神器·청동 검, 거울, 구슬)보다 앞서는, 신기의 원형이 왜 고흥, 보성, 화순, 함평 등 호남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나왔을까?

더욱 놀라운 것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고흥군 포두면 길두리 안동고분에서는 금동관, 금동신발, 구리거울, 환두도(環頭刀·둥근 고리 칼)등 최고 권위자를 상징하는 유물이 출토됐다. 결국 5~6세기에 걸쳐 고흥 반도 일대와 섬진강 유역에 강력하고도 독자적인 정치 세력이
존재했고, 이들이 일본 왕실의 원류와 직접 연결되어, 일본에 전수한 문화를 형성하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분청사기 상감 학문 편병.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고흥분청문 화박물관 전시.

중요한 문화 역사적 사실의 둘째. 고흥은 조선 초기 가장 일상적이었고 중요한 그릇, 분청사기(粉靑沙器)의 핵심 생산지였다. 분청사기는 회색 또는 회흑색의 질(태토·胎土) 위에 백토로 표면을 분장한 조선 초기 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의 준말이다. 1930년대 미술사학가 고유섭(1904~1944)이 당시 일본인들이 사용하던 '미시마(三島)'란 용어에 반대하여 새롭게 지은 단어가 바로 '분장회청사기'다.

분청사기는 퇴락한 청자(靑瓷)가 출발점이다. 14세기 후반 강진의 청자 자기소(磁器所)가 해체된 후 전국으로 흩어진 사기장들에 의해 생겨난 생활 용기다. 분청사기는 조선 왕조의 기반이 닦이는 세종연간(1419~1450)을 전후하여 그릇의 질이나 형태 및 무늬의 종류, 무늬를 넣는 기법 등이 세련되게 크게 발전하여 절정을 이루었고, 조선 도자공예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이게 된다.

태종(재위1400~1418)과 세종(재위 1418~1450) 연간에는 왕권을 강화하여 중앙집권체제를 갖추기 위해 재정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고 주요 세원의 하나가 바로 자기로 전국에 분포한 자기소(磁器所)를 통해 공납되었다. 이 때 공납된 자기는 대부분 분청사기였다.

분청사기 7가지 기법

그러나 15세기 후반부터 경기 광주 일대에 백자(白瓷)를 생산하는 관요(官窯)가 운영되면서 왕실과 관아에서 필요로 하는 자기 공급을 광주분원(廣州分院)에서 맡게 되자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된 분청사기의 생산은 점점 소규모화되면서 주로 민간용으로 생산하게 되었다. 또한 중앙 관요의 영향이 지방으로 파급되면서 백자 생산이 계속 증가하면서 16세기 중엽 이후에는 분청사기의 생산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임진왜란 이후에는 백자만이 남아 조선 도자기의 주류가 되었다.

고려말부터 조선 초기까지 고작 200여 년 남짓 번창했지만 분청사기의 특징은 청자나 백자에서는 볼 수 없는 자유분방하고 활력에 넘치는 실용적인 형태와 다양한 분장기법(粉粧技法)을 뽐낸다. 의미와 특성을 살리면서도 때로는 대담하게 생략, 변형시켜 재구성한 지극히 현대적인 무늬라 할 수 있다.

바로 그렇기에 홍콩 태생으로 동양 도자문화에 정통했던 영국의 저명한 도예가 버나드 리치(Bernard Howell Leach 1887~1979)는 "분청사기는 속물적 근성이 없는 자연스러움의 극치"라며 "현대 도예가 나아갈 길은 분청사기가 이미 제시했고, 그것을 목표로 해서 나아가야 한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분청사기 작품들(고흥분청사기박물관)

또한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에 대해 천부적인 안목과 혜안을 가졌던 미술사학자로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냈던 혜곡 최순우(兮谷 崔淳雨 1916~1984)도 그의 명저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에서 '분청사기'의 자유분방하고 수수한 멋을 이렇게 설파했다.

이에 따라 분청사기는 잠시 잠깐 반짝 빛났다가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는 시공을 가로지르며 다시 태어나 현대 도자문화에 영감의 원천을 제공하면서 시대와 지역과 장르를 초월하여 수많은 도예가들의 뮤즈가 되고 있다.

분청사기는 분장과 무늬를 나타내는 기법에 따라 7가지로 분류한다. 첫째는 표면을 선이나 면으로 판 후 백토나 자토(裏土)를 감입(嵌入)해서 무늬를 나타내는 상감(象嵌), 둘째는 무늬를 도장으로 찍고 백토분장(白土粉粧)을 한 후에 닦아내서 찍힌 무늬가 희게 나타나는 인화(印畵), 셋째는 분장 후 무늬 이외의 백토를 긁어내 태토의 어두운 색과 분장된 백색을 대비시켜 무늬를 표현하는 박지(剝地), 넷째는 분장 후 선으로 무늬를 새기는 조화(造花), 다섯째는 분장 후 철분이 많은 안료(顔料)로 무늬를 그리는 철화(鐵畵), 여섯째는 굵은 붓자국으로 자국을 남겨 장식하는 귀얄, 일곱째는 백토 물에 담가서 분장하는 덤벙이다.

고흥 운대리 14호 분청사기 가마터 축소 모형(고흥분청문화박물관)

이 일곱 가지 기법 가운데 역시 가장 서민적이고 해학적인 것은 철화, 귀얄, 덤벙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고흥 분청사기는 바로 덤벙기법이 주류를 이루었던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고려청자 상감무늬의 퇴화된 여운과 그 변모 및 인화기법이 발생한 시기이고, ▲중기(발전기:1420~1480)는 상감·인화·조화(造花)·박지(剝地) 등 다양한 기법의 분청이 생산된 시기이며, ▲후기(쇠퇴기:1480~1540)는 상감·인화 기법의 쇠퇴하고 철화·귀얄·덤벙분청이 성행했으며, ▲말기(소멸기:1540~1600)는 귀얄·덤벙분청이 소멸된 시기다.

분청사기를 생산한 가마 가운데 고흥 운대리는 일곱 가지 기법을 모두 이용하였지만, 덤벙분청사기는 동반 생산된 다른 기법들에 비해 정교하게 번조한 양상을 보인다. 또한 운대리한 지역에만 25기에 달하는 분청사기 가마터가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것은 다른 지역 가마터에서는 볼 수 없는 고흥 운대리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 체험관

특히 오랜 세월이 지났고, 전란까지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마터로서의 특징을 간직하고 있는 운대리 분청사기 가마터들은 사료적인 가치가 매우 높다.

고흥 운대리 분청사기는 크게 1기, 2기, 3기로 나뉜다. 1기(15세기 2/4분기)는 관요가 설치(1469년)되기 이전 시기로 공납용 생산이 주로 이루어졌다. 상감가 인청기법 위주로 제작했고, 후반기에 귀얄과 덤벙이 등장한다.

2기(15세기 3/4분기~4/4분기)는 관요 설치 이후라서 공납용 생산품이 1기보다 감소했다. 인화, 귀얄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철화기법이 등장하며 조화, 덤벙기법이 크게 증가하는 특징을 보인다. 3기(16세기 1/4)는 공납용 사기 생산 의무가 거의 사라져 가는 시기로써, 생산자 이름을 넣은 명문(名文)자기 제작이 소멸하는 경향을 보인다.

공납이 사라졌음으로 굳이 생산자 이름을 넣을 필요성이 사라진 탓이다. 이 시기 상감, 인화, 철화 등은 대부분 소멸되며 매우 간단한 분장인 귀얄과 덤벙기법만이 사용되었다. 이 역시 공납 의무가 사라지고 시중 판매만 가능했으므로 공이 과하고 까다로운 노력이 들어가는 기법들을 사용하지 않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당시 대중의 미학적 관점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최순우가 말했던 '자유분방하고 수수한 멋', 버나드 리치가 말했던 '속물적 근성이 없는 자연스러움의 극치'라는 표현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고흥 분청사기는 짧은 시간 사라져간 조선 그릇 서민적 해학의 총아라고 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매우 중요한 미술사적 위치를 차지한다.

분청문화박물관 바로 옆 조종현 조정래 김초혜 가족문학관 전경

그러면 왜 하필 고흥에 분청사기 가마터들이 집중되었을까. 자기를 굽는 데 가장 필요한 요소가 흙과 땔감이라고만 생각하면 이 물음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 조선 초기라면 흙과 땔감을 구할 곳은 얼마든지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답은 고흥의 지리적 위치에서 찾아봐야 한다. 지금 대부분 가마터는 고흥중심지에 위치하고 있지만, 지금의 위치는 옛 자리가 아니다. 다시 말해 지금 위치는 근현대의 간척사업으로 인해 내륙 안으로 들어오게 된 것으로, 동국여지도를 보면 가마터 대부분이 해안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한양 등에 공납을 위해서도, 남해 일대 연안지역 판매를 위해서도 배로 쉽게 나를 수 있는 고흥 바닷가 인접 지역에 가마터가 생겨난것이다. 부산에서도 고흥 분청사기가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볼 때, 공납용이 아닌 분청사기는 섬들이 많은 남해안 지역 판매에서 고흥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지리적 위치였던 것이다.

2017년에 설립한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은 고흥군 두원면에 위치한 국립박물관이다. 1973년부터 1980년 사이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발견한 운대리 도요지에서 2001년까지 발굴조사를 진행한 성과를 토대로 설립된 박물관이다. 운대리 도요지는 2011년에 사적 제519호로 지정되었다.

'예술 2대'를 설명하는 가족문학관 전시물

지상 2개 층으로 이루어진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은 건축면적 9,723㎡, 부지 총면적 192,174㎡규모다. 박물관 1층에는 상설전시실로 한국의 분청사기, 분청사기실, 역사문화실, 설화문학실과 특별전시실이 위치해 있다.

지역별 도자의 특징을 조망할 수 있는 한국의 분청사기 전시실에서는 운대리 도요지 이외에 철화분청 제작지였던 충남 공주시 학봉리 가마 이외에 전북 고창군 용산리 가마 및 광주시 충효동 가마, 분청사기와 연질 백자가 생산되었던 경남 밀양시 용전리 가마 및 합천군 외사리 가마 등을 소개한다.

분청사기실은 분청사기 제작의 과학적 원리 분석과 분청사기의 7가지 장식 기법을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역사문화실에서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고흥의 지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고흥의 연혁과 인문지리, 고흥의 역사, 불교문화의 중흥, 불교미술과 승장, 흥양수군과 임진왜란 4개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설화문학실은 고흥 지역의 대표적인 설화를 소개한다. 박물관 2층은 아시아 도자실과 기획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아시아 도자실에서는 고군산도 및 신안 해저에서 출토된 중국 송나라(960~1279) 및 원나라(1279~1368) 도자를 통해 동아시아의 해상교역을 살펴볼 수 있다.

고흥 대표 먹거리이 하나인 붕장어(아나고). 소금구이는 살집에 유자청을 올려 장어의 비린내를 잡고 유자의 향긋함을 더해 먹는다.

분청문화박물관은 지난 9월 13일부터 10월 6일까지 24일 동안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고흥분청사기 요지–화화(火花) 1250'행사를 개최했다. '화(火)'는 '불의 신'이라 명명되던 사기장들의 뜨거운 열정과 미디어아트의 강렬한 빛을 의미하고, '화(花)'는 인고의 시간을견디며 분청문화를 꽃피운 명작 분청사기를 뜻하며, 마지막 '1250이란 숫자는 분청사기를 굽는 가마 최적의 온도 1250도를 나타낸다.

분청문화박물관과 분청사적공원을 '박물관존'과 '가마터존'으로 나누어 총 13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되었으며, 분청사기를 재해석한 ▲미디어아트 공모전 작품 ▲최대 규모의 미디어파사드 ▲관람객과 함께 즐기는 전문 안내원(도슨트) 투어와 미디어 고흥 다도 ▲정통 타악과 레이저 쇼가 함께한 융복합 퍼포먼스 ▲형형색색의 경관 조명 등으로 행사장을 찾은 8만여 명 관람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고흥 분청사기 미디어아트 행사는 눈으로 보기만 하는 미디어아트 전시가 아닌, 시각과 함께 청각·촉각·미각·후각 등 다양한 감각으로 분청사기의 세계를 체험하는 다채로운 구성으로 이루어져, 고흥과 분청사기의 문화적 매력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유자 음료 전문 카페 '유쟈'의 유자 슬러시

분청문화박물관 바로 옆에는 역시 2017년에 개관한'조종현 조정래 김초혜 가족문학관'이 있어 이채롭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의 대하소설로 유명한 한국 문단의 대표 작가 조정래와 '떠돌이 별', '사랑굿' 등으로 이름을 날린 부인 김초혜 시인, 부친 조종현 시인 관련 기록들이 함께 전시된 가족문학관이다. 이렇게 부부와 아버지 작품으로 구성된 가족문학관은 세계적으로 드문 전시공간이다.

먹거리에서도 고흥은 결코 빠지지 않는다. 지난 2023년 고흥군은 '고흥 9미(味) ▲장어탕/구이 ▲서대회무침/조림 ▲매생이국 ▲삼치회/구이 ▲전어회/구이 ▲모듬 생선 숯불구이 ▲바지락회무침/짓갱(해장국) ▲한우구이'를 선정했다.

고흥 대표 농축수산물 8품(品)인 유자, 석류, 김, 미역, 다시마, 굴, 마늘, 유자골한우도 있다. 고흥 유자는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대표 상품으로 매년 11월 유자축제가 열린다. 제4회인 올해는 11월 4일부터 7일까지다.

유자가 유명한 만큼 유자 막걸리, 유자 슬러시 등도 유명하고, 최근에는 백종원 씨가 국산 쌀과 유자로 만든 '빽하이볼'을 출시했다. 이는 100% 국산 쌀을 사용한 원주에 고흥 유자를 넣은 것으로, 최근 젊은 층의 하이볼 인기 속에서 국산 재료를 활용한 이색 하이볼로 차별화를 꾀했다.

유자빵으로 유명한 카페 '유자씨의 하루'

고흥에 들르면 꼭 먹어봐야 후회하지 않는 유자 디저트의 명소는 세 군데가 있다. 먼저 바다 곁 녹동항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 '유쟈(UZZA)'(도덕면 학동 1길 15)는 거르면 매우 아쉬울 곳이다. 카페 '유쟈'는 젊은 사장의 감각으로 앙증맞게 제작한 캐릭터와 인테리어, 유자 디저트 및 음료들로 많은 여행객을 불러모은다. 특산물 유자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맛보면서 여행 기념품으로 사갈 만한 소품까지 구경할 수 있다. 유자스무디를 비롯해 유자에이드, 유자스콘, 유자라떼 등 유자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고흥 중심 고흥읍에는 유자를 활용한 각종 빵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유자당'(고흥읍 여산당촌길 50-1)이 있다. 베이커리 카페인 '유자당'에서는 유자의 상큼함이 버무려진 머핀, 휘낭시에, 꽃빵, 쿠키, 크럼블 등 각종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흥을 빠져나가는 관문으로 마지막 장소인 만남의 광장에는 '유자씨의 하루'(동강면 고흥로 4797)가 있다. 고흥 여행을 마치고 기념품이나 지인 선물로 살만한 것을 찾는다면 유자빵을 만드는 '유자씨의 하루'로 향해보자. 낱개 포장된 유자빵을 박스에 담아 판매하고 있어 기념품으로 제격이다.

조용준(작가/문화탐사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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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법 난동' 첫 선고 2명 모두 실형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전후인 지난 1월 18∼19일, 서부지법에서 발생한 난동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95명 중 2명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재판장 김진성)은 14일 오전 특수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모 씨와 소모 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김 모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소모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날 선고는 서부지법 난동 사태 발생 4개월여 만에 나온 첫 선고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3년, 소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지난 1월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 유리창과 벽면이 파손되어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유리창을 깨고 집기를 훼손하는 등 난동을 부려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섰다. [사진=뉴스핌 DB] 선고는 김 씨부터 진행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특수건조물 침입, 공용 물건 손상, 특수 공무집행 방해"라며 "피고인이 증거에 관해서 자백하고 있고 보관 증거가 있어서 유죄로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은 다중위력을 보인 범행이고, 범행 대상은 법원"이라며 "피고인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사건에 연관되었고, 당시 발생한 전체 범행의 결과는 참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사법부의 영장 발부 여부를 정치적 음모로 해석 규정하고, 그에 대한 즉각적인 응징, 보복을 이뤄야 한다는 집념과 집착이 이뤄낸 범행"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 사건은 공동 범행이 아니라 단독 범행이기 때문에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서만 평가한다"면서도 "다중의 위력을 보였다는 부분은 범죄사실에 포함되므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벽돌 등을 던져, 법원 건물 외벽 타일을 깨뜨렸고, 법원 경내로 들어가 침입했다"며 "법원 내부 진입을 막고 있던 경찰관들을 몸으로 밀어 폭행했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이 진지한 반성 태도를 보이고,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초범인 점, 그밖에 양형 제반 사항을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에 처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소 씨의 선고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백하고 있고 보관 증거 있어 유죄"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법원 경내로 들어간 다음 당직실 유리창을 통해 건물 1층 로비까지 들어가 침입했다"며 "화분 물받이로 창고 플라스틱 문을 긁히게 하고, 부서진 타일 조각을 던져 법원 건물 외벽 타일을 손괴했다"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이 진지한 반성으로 보이고, 우발적 범행에 이르게 된 점, 초범인 점, 그밖에 양형 제반 사항을 고려해 징역 1년에 처한다"고 밝혔다. 이번 선고에 앞서 재판부는 "어제 딸에게 산책하며 '아빠가 어려운 사건을 선고한다'고 했더니 '이재명 사건이냐, 윤석열 사건이냐?'고 묻더라"며 "더 어려운 사건이 있겠구나 싶었지만, 결단과 선고 순간에는 어렵고 쉬운 사건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판결문을 머릿속으로 썼다가 지웠다 수없이 반복했다. 오늘 선고를 할지 말지도 많이 고민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선고가 정답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다만 결정과 결단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 선고가 피고인의 남은 인생을 좌우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남은 생은 피고인 본인답게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 사건과 같은 날 있던 전체 사건을 포함해 법원, 경찰 모두 피해자라고 생각한다"며 "그날 직접 피해를 본 법원, 경찰 구성원분들과 지금도 피해를 수습할 관계자분들 노고에 감사하다. 기자들을 포함해 지금도 피해를 수습하는 과정인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어려운 시기에 시민들께서 사법부뿐 아니라 경찰, 검찰, 법원 전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chogiza@newspim.com 2025-05-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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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500홈런…한화 12연승 끝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SSG가 7연승 중이던 NC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간판타자 최정의 KBO리그 첫 통산 500홈런을 자축했다. SSG는 13일 NC와 인천 홈경기에서 6-3으로 승리했다. 11일 KIA와 더블헤더부터 3연승을 달린 SSG는 NC를 제치고 4위 삼성과 승차 없는 5위에 올라섰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SSG 최정이 13일 NC와 인천 홈경기에서 6회말 500호 홈런을 날린 뒤 포즈를 취했다. [사진=SSG] 2025.05.13 zangpabo@newspim.com 최정은 0-2로 뒤진 6회말 2사 1루에서 NC 선발 라일리 톰슨의 6구째 시속 135㎞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넘기는 시즌 5호 110m 동점 투런포를 쐈다. 500홈런이기에 앞서 삼진 10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톰슨에게 일격을 가한 귀중한 한 방이었다. SSG는 곧 이은 7회초 서재철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2-3으로 뒤졌으나 8회말 대거 4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 박성한의 볼넷과 최정의 내야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한유섬의 2루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라이언 맥브룸이 고의볼넷을 얻어 만든 무사 만루에서 최준우의 역전 2타점, 1사 후 정준재의 쐐기 1타점 적시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류현진. [사진=한화] 한화는 두산과 대전 홈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3-4로 졌다. 12연승이 중단된 한화는 이날 4연승한 LG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두산은 3-3으로 맞선 연장 11회초 강승호의 볼넷 후 대주자로 나간 전다민을 1루에 두고, '1할 타자' 임종성이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려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반면 한화 선발 류현진은 6이닝을 6탈삼진 6안타 1실점으로 막았지만 팀에 승리를 안기지 못했다. 한화는 1-1로 맞선 6회말 무사 만루에서 노시환이 투수 앞 병살타로 물러난 게 뼈아팠다. 연장 11회말에는 노시환의 안타 후 대주자로 나간 이상혁이 채은성의 삼진 때 2루 도루에 실패했다. 이날 두 팀은 한화가 8명, 두산이 6명의 필승조 투수를 모두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삼성 르윈 디아즈가 13일 kt와 대구 홈경기에서 5회시즌 16호 투런홈런을 날린 뒤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 [사진=삼성] 2025.05.13 zangpabo@newspim.com 수석·투수·타격 코치를 교체한 삼성은 kt와 포항 홈경기에서 접전 끝에 5-3으로 승리, 최근 8연패에서 탈출했다. 삼성은 2회말 1사 만루에서 구자욱이 2타점 중전안타로 2-0을 만들었고, 5회말에는 홈런 선두 르윈 디아즈가 시즌 16호 우월 투런홈런을 날려 4-0으로 달아났다. 삼성 선발 이승현은 5이닝을 5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5연패 뒤 첫 승을 신고했다. 반면 kt는 6연패에 빠졌다. 오스틴 딘. [사진 = LG] 잠실에선 LG가 키움을 9-6으로 따돌리고 4연승을 달렸다. 초반 6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6-6으로 동점을 내준 LG는 7회말 오스틴 딘의 솔로 홈런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오스틴은 1회에도 선제 솔로홈런을 날려 한 경기 2홈런을 기록했다. LG는 8회말에는 홍창기와 문성주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그러나 LG는 이날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하기도 한 붙박이 톱타자 홍창기가 9회초 수비 중 다리를 크게 다쳐 웃을 수 없는 하루가 됐다. 김도영. [사진 = KIA] 광주에선 KIA가 김도영의 결승 2루타를 앞세워 롯데를 4-1로 꺾었다. KIA는 5회말 한승택과 박찬호의 안타로 만든 2사 1,2루에서 김도영이 좌중간 2루타를 터뜨렸고, 최형우가 중전 적시타를 날려 3-0을 만들었다. 8회말에는 김도영의 좌전안타와 볼넷 2개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변우혁의 유격수 병살타 때 1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KIA 선발 김도현은 5.1이닝을 4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막아 2승(2패)를 올렸다. zangpabo@newspim.com 2025-05-13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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