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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의 국방인사이드] "개량형 원심분리기, HEU 3000kg 이상 추출…핵무기 30~100개 추정"

기사입력 : 2024년09월14일 14:23

최종수정 : 2024년10월08일 20:27

북한, 김정은 우라늄 농축시설 시찰 첫 공개
원심분리기 대수·능력 제고·개량형 도입 지시
전문가들 "이미 1만대 이상 원심분리기 보유
고농축우라늄 생산량 1400~2400kg 증가 예상
개량형 개발에 성공했다면 3000kg 이상 추계"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북한은 9월 13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를 현지 지도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핵탄 생산과 현행 핵물질 생산 실태를 파악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전망 계획에 대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생산 현장을 직접 돌아보면서 "정말 이곳은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9월 13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를 현지 지도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우라늄 농축시설인 원심분리기 등을 시찰한 내용과 사진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이춘근 "2020년경까지 HEU 700~800kg 생산"

김 위원장은 "핵병기들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자면 자만하지 말고 원심분리기 대수를 더 많이 늘리는 것과 함께 원심분리기 개별 분리 기능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독려했다.

김 위원장은 "이미 완성 단계에 이른 새 형태의 원심분리기 도입 사업도 계획대로 내밀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더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 능력을 끊임없이 계속 확대 강화해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시찰한 내용과 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라늄 농축시설은 원심분리기에 우라늄을 넣고 고속 회전해 고농축 우라늄(HEU)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고농축 우라늄은 핵탄두 제조에 사용된다.

북한은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과 평양 부근 강선 단지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한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북한은 2010년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해커 미국 박사를 초청해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준 바 있다.

핵(核) 분야 권위자인 이춘근 한반도평화연구원(KPI) 연구위원이며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명예연구위원은 이번 김 위원장의 지시를 ▲원심분리기 수량을 늘려라 ▲이제 분리 효율을 개선해라 ▲새로운 형의 원심분리기를 도입하라는 3가지 메시지로 요약했다.

원심분리기를 돌려 HEU를 추출하는 공정 단계 자체가 워낙 고난도이고 어느 정도 기술적 한계가 있다. 계획대로 수치가 나올 수 있는지도 좀 더 지켜봐야 하고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이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2010년 이전부터 HEU를 대량 생산해 왔고 영변의 농축공장이 2배로 확장됐다는 것을 반영하면, 2020년경까지 700~800kg을 생산했다고 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북한은 9월 13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를 현지 지도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시찰한 내용과 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조선중앙통신]

◆"개량형 원심분리기 개발, 핵탄두 200개 생산 가능"

이 연구위원은 "강선 등의 여타 지역에도 농축공장이 있다고 가정하면, 생산량이 1400~2400kg으로 증가하고, 중간에 개량형 원심분리기 개발에 성공했다면 3000kg이상으로 추계할 수도 있다"고 봤다.

이 연구위원은 "핵탄두 수량을 추산할 때도 기술의 발전에 따라 탄두 1개당 소요되는 핵물질의 양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기준량은 HEU 20~25kg, 플루토늄(Pu) 5~7kg 정도지만, 기술 진보로 이를 절반 이하로 감축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통상 기준으로 보면, 북한이 2020년경까지 영변 단독으로 핵탄두 약 30개, 기타 지역을 포함하면 70~100개, 개량형을 고려하면 200개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추산했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기폭장치와 투발수단을 고려하면,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처럼 핵무기 30~100개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심분리기의 가장 핵심이 되는 설비인 로터 가공에 사용되는 유동성형기 가동과 보유 상황을 분석해 보면, 북한이 이미 1만대 이상의 P2 원심분리기를 생산했다고 볼 수도 있다고 이 연구위원은 예상했다.

원심분리기는 좁은 공간에 설치할 수 있고 전력 소모가 적으며 시설 은폐도 용이하다. 기술 개발을 통해 원심분리기 성능을 개선하면 생산량을 10배 이상으로 늘릴 수도 있다.

북한은 2002년 미국 켈리 특사의 방북 당시 우라늄 농축 여부가 논란이 됐다. 2009년 4월 외무성 대변인 성명으로 우라늄 농축을 시사했다. 같은 해 6월에는 이를 공식화했다.

이를 토대로 후발국인 북한이 2010년 HEU 생산 능력을 보유했다고 가정하면, 그 출발점은 1990년대 또는 그 이전으로 잡아도 될 것이라고 이 연구위원은 판단했다.

북한은 2010년 영변 지역을 방문한 미국의 해커 박사에게 2000여개의 P2형으로 보이는 원심분리기 농축 공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커 박사에게 공개한 영변 P2 2000대로 연간 40kg의 HEU를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이미 14년이나 지난 일이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우라늄 농축시설 사진과 내용을 보면, 최소 60kg에서 100kg까지 HEU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이 연구위원은 추산했다. 유렌코 수준으로 분리 효율을 꾀한다면 200kg도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의 핵탄두 수량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Pu에 의존했을 때는 그 수량이 많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HEU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앞으로 기존 원심분리기의 성능 개량과 생산량 확대를 통해 HEU 생산 능력을 지속 확장하고 원자로를 통한 Pu 생산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지속적인 기폭장치 개량과 고성능 폭약 활용, 핵융합 물질 첨가 등을 통해 더욱 소형화된 차기 전술핵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소형 수소탄과 다탄두도 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9월 13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를 현지 지도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시찰한 내용과 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조선중앙통신]

◆국방부 "북한, Pu 70여㎏, HEU 상당량 보유" 

국방부는 2023년 2월 발간한 '2022 국방백서'에서 북한 핵능력 평가와 관련해 "1980년대부터 영변 등 핵시설 가동을 통해 핵물질을 생산해 왔으며, 최근까지도 핵재처리를 통해 플루토늄 70여㎏,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통해 HEU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기술했다.

'2020 국방백서'에서는 북한 핵시설과 관련해 "영변 핵시설"이라고 했지만 2022년 국방백서에서는 "영변 등 핵시설"로 평가가 달라졌다. 영변 외에 또 다른 핵시설이 있다는 것을 명시했다. 북한 핵시설은 영변 외에 ▲평안남도 강선 ▲평안북도 태천 ▲자강도 희천 ▲양강도 영저리 등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평남 강선 지역은 HEU 생산을 위한 원심분리기를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황해북도 평산과 평안남도 순천 등지에서도 우라늄 광산과 정련시설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核) 분야 권위자인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전 KIDA 책임연구위원)은 '2022 국방백서' 북한 핵능력 평가와 관련해 "5MWe 원자로를 1년에 얼마 가동한다는 가정을 하고 폐연료봉이 나오는 양을 가정해서 Pu 보유량을 추정한다"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다만 북한이 HEU나 Pu를 생산하면 그걸 비축하지 않고 바로 핵무기로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이 Pu를 비축하고 있을지, 핵으로 만들었을지, 무기로 만들었을지 판단할 수도 없는 것"이라면서 "특히 HEU는 북한 밖으로 알려진 게 많지 않다"고 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 안에 있는 농축시설도 어디에 있는 줄만 알지 얼마나 생산했는지, 용량이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알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이 1년에 생산할 수 있는 핵무기 양이 10개 정도로 판단된다"면서 "핵무기를 만들 때 핵분열 물질을 얼마나 쓸 것이냐에 따라 개수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이 그동안 핵실험을 6차례나 했기 때문에 핵무기를 만드는데 Pu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아직 핵무기 선진국은 아니기 때문에 핵무기 하나를 제조하는데 한 5~6kg 정도 들어갈 것"이라고 봤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에 대해 김 전 원장은 "미국 정보기관이나 군 당국에서는 80개 이상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한국은 피해 당사국이기 때문에 다소 보수적인 추정치보다는 정보당국에서 하는 추정치를 더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한이 2023년 12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발사했다고 공개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국방연구원 "핵무기 약 90발, 2030년 160여발"

무기체계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경량화와 소형화 기술은 신뢰성과 고도화가 남아 있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대부분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2016년 3월 핵탄두 기폭장치 모형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제프리 루이스 미 비확산센터(CNS) 소장은 '북한이 직경 60cm, 무게 200~300kg 정도로 핵탄두를 소형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국방부 산하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2023년 1월 북한의 핵능력 평가와 관련해 "현재 핵무기 약 90발, 2030년에는 160여 발을 보유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미국 랜드연구소와 아산정책연구원은 공동연구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해마다 12~18기씩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추정했다. 오는 2027년까지 151~242기의 핵무기를 보유할 것으로 추산했다.

북한은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넘게 6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했으며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핵물질과 핵무기 투발 수단을 밤낮없이 개발해왔다. 급기야 2017년 '핵무력 완성 선언'을 하고 그동안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전술 핵무기에 대한 소형화‧경량화‧고도화‧전력화에 집중했다.

북한은 최근 들어 핵무기의 기술적 고도화 개발 단계를 이미 지나 직접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전력화와 실전 배치 단계에 왔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면서 전략적 단계별 무력시위를 해나가고 있다.

북한이 전술핵을 KN-23·KN-24‧KN-25 등 신형 전술유도 무기체계와 극초음속 미사일에 탑재해 사용할 수 있는 단계에 왔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4년 5월 30일 600mm 초대형 방사포를 동원한 대남 핵 타격 훈련을 참관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권용수 "우라늄 원석 많아 HEU 대량 생산 주시"

무기체계 권위자인 권용수(해사 34기) 국방대 명예교수는 "지금은 북한의 Pu 보유량보다 HEU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고농축 우라늄을 대량 생산하는 것에 대한 정확한 추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권 명예교수는 "Pu는 5MWe 원자로를 가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소량이며 제한될 수밖에 없다"면서 "HEU를 기반으로 핵물질을 대량 생산해 핵무기를 만드는 것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 활동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권 명예교수는 "그렇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수의 핵무기가 등장할 수 있다"면서 "HEU는 원심분리기를 돌려 굴뚝에 연기도 나지 않으면서 핵무기를 제조해 평상시 감시 추적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권 명예교수는 "북한이 우라늄 고농축을 하는 이유는 노출이 잘 안돼 감시의 눈을 벗어날 수 있고 우라늄 원석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라면서 "우리한테 위협은 HEU를 이용한 핵무기이며, 구체적으로 감시하고 추적해서 현재 어떻게 되고 있으며, 앞으로 얼마나 늘어날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언제 할지도 초미 관심사다. 북한은 ▲2006년 10월 플루토늄으로 1kt 폭발력의 1차 핵실험 ▲2009년 5월 플루토늄으로 2~6kt 폭발력의 2차 핵실험 ▲2013년 2월 우라늄으로 6~7kt 폭발력의 3차 핵실험 ▲2016년 1월 수소탄(북한 발표) 6kt 폭발력의 4차 핵실험 ▲2016년 9월 증폭핵분열탄 추정의 10kt 폭발력의 5차 핵실험 ▲2017년 9월 수소탄(북한 발표) 50kt 폭발력의 6차 핵실험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6차례 핵실험을 통해 이미 핵무력 고도화에 어느 정도 도달한 것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다만 전술핵 운용에 대한 실제 검증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소형 핵실험을 위한 7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날씨와 풍향, 방사능 유출, 시료 채취 등을 감안해 북한이 핵실험 시기를 택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kjw86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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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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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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