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비전·한화정밀기계, 독자 경영으로 전문성 강화 기대
HBM 수요↑…한화정밀기계 반도체 장비 사업 전망 밝아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한화그룹의 신설 지주사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지난 1일부로 출범했다.
새로운 지주회사는 자회사로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뒀으며 두 회사는 앞으로 독자 경영을 통해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해 경영 효율성과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특히 한화정밀기계의 반도체 장비 사업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아직 매출 비중이 크지 않은 데다 당분간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비전의 자금을 끌어오는 방법을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
◆'신규 지주사'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공식 출범
2일 한화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산업용 솔루션 사업을 담당할 중간 지주사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출범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9대 1로 인적 분할해 만든 법인으로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100% 자회사로 둔다.
한화그룹 조직 개편. [사진=한화에어로] |
오는 2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변경 상장과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의 재상장이 이뤄질 예정이다.
한화비전은 AI솔루션 전문 기업이며 한화정밀기계는 차세대 반도체 장비 사업을 담당하는 회사다.
그동안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는 방산 사업이 주류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산하에 있으면서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화그룹은 각 회사의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번 분할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룹 내부에선 이번 재편으로 한화의 방산부문이 한 단계 도약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 측은 이번 분할에 대해 "사업 부문별 독자 경영이 경쟁력과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방산 사업에 가려져 있던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는 독자적 경영으로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지분을 각각 33.95%씩 보유한다.
◆한화정밀기계, 한화비전서 투자금 끌어올 듯
업계에서는 특히 한화정밀기계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장비 사업 확대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화정밀기계가 반도체 전·후공정 포트폴리오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앞서 한화정밀기계는 올해 1월 ㈜한화 모멘텀 부문으로부터 반도체 전공정 사업부를 인수한 바 있다.
한화정밀기계는 반도체 전공정 장비인 ALD(원자층증착) 장비를 개발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납품했다. 또한 인공지능(AI) 시대를 이끌 HBM(고대역폭 메모리)용 신공정 장비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을 본격 추진해 미래 시장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HBM 수요가 증가하면서 사업 전망도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정밀기계는 지난 6월 자체 개발한 HBM용 TC본더를 SK하이닉스에 납품했다. 현재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으로 이르면 올해 안에 제품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한화정밀기계 매출에서 반도체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다.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하기 전까지는 연구개발(R&D) 분야에 투자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한화그룹은 한화비전을 통해 투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정밀기계는 지난해 1조53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알짜 회사로 분류된다.
시장에서도 한화비전이 한화정밀기계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며 두 기업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설법인은 한화비전의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한화정밀기계의 고성장 산업에 투자해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특히 SK하이닉스와 협력해 개발 중인 HBM용 반도체 장비인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이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