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스마트패스 도입 1년
출국심사 시간 단축 기대했지만
여권 등록 과정부터 말썽
단말기 따라 앱 먹통 되기도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휴가철에 쓰려고 등록했는데, 등록도 힘들더니 이젠 앱이 아예 먹통이다."
여름휴가를 맞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A(31) 씨는 긴 출국 심사 줄을 보고 작년 일본여행을 갈 때 깔아뒀던 스마트패스가 생각났다.
텅 비어있는 스마트패스 줄을 보고 등록해 두길 잘했단 생각을 한 것도 잠시, 애플리케이션(앱)을 켜자 오류 화면만 뜨고 작동이 되지 않았다.
인천공항 스마트패스 앱 오류 화면.[사진=독자 제공] |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공항공사)가 출국심사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스마트패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이처럼 기술적인 문제가 자주 발생해 이용률은 휴가철에도 1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패스 월별 평균 이용률은 8.4%로 집계됐다. 출국객이 몰리는 7월에 들어서도 이용률은 10.1%에 머물렀다.
시범사업을 마치고 본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라한 숫자다. 인천공항공사는 시범사업을 거쳐 2023년 7월부터 스마트패스 사업을 시작했다.
스마트패스는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출국 여객이 안면 정보를 사전에 등록하고 출국장, 탑승구 등을 안면인식만으로 통과하는 것이다.
전용 앱인 인천공항 스마트패스를 설치한 뒤 여권 정보를 등록하고 카메라로 얼굴을 촬영하면, 여권과 탑승권을 꺼내지 않고 전용 출구로 곧바로 통과할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도 휴가철 등 출국객이 몰리는 시기에 스마트패스가 출국소요시간을 감소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생체인식 출국 서비스 도입 시 출국 소요 시간이 체크인의 경우 10%, 탑승은 40%가량 감소한다.
하지만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지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절대적인 이용자 숫자와 이용률 모두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2023년 8월~2024년 7월) 약 259만명이 스마트패스 아이디(ID)를 등록하고, 193만명이 스마트패스를 이용해 출국장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출발여객 2849만명의 6.8% 수준이다.
이용객들은 앱에 여권을 등록하는 과정부터 고역이라고 불평한다. 실제로 스마트패스 앱은 박한 평을 받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앱 평점은 5점 만점에 1.7점에 그친다.
앱 리뷰에는 '(여권 등록) 성공했다는 방법 다 시도해 봤지만 절대 안 된다'는 등 여권 등록 단계에서부터 막힌다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인천국제공항 스마트패스 전용 출구.[사진=노연경 기자] |
이와 관련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전자여권 IC칩 스캔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외교부와 정보연계를 통해 여권진위여부 확인절차를 개선 중이다"며 "연내 연계 완료 예정으로서 서비스 개선되면 스마트패스 ID 등록 편의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A씨처럼 여권을 잘 등록했다고 하더라도 앱이 먹통이 돼 못 쓰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모바일 단말 종류가 다양하고 제조사·운영체제(OS) 별 특성이 상이해 다양한 모바일, 특히 신규 출시되는 단말기에 호환되도록 앱 기능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스템 기능 고도화와 모바일 앱 사용성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