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다른 작품에 비해 캐릭터의 무게감이 깊어 고민이 많았죠. 도전하는 것에 있어서 두려움은 없어요. 오히려 즐기게 되는 것 같아요."
영화 '마녀', 그리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으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고민시가 이번에도 넷플릭스의 작품으로 찾아왔다.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아없숲)'에서 고민시가 수상한 손님인 유성아를 연기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고민시 [사진=넷플릭스] 2024.08.26 alice09@newspim.com |
"이번 작품은 20대의 마무리, 30대 시작인 작품이라서 더 영광이었어요. 주변에서 재미있게 봐 주신 분들이 연락도 주시더라고요. 봐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처음부터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게 아니라, 모완일 감독님과 두 번의 오디션과 비슷한 형태의 대본 리딩을 통해 제가 선택을 받았어요.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해내야 할 무게감이 다른 작품에 비해 깊이가 있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밤을 새워가면서 고민했던 것 같아요. 외적으로, 내적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데 있어서 다른 작품에 비해 어렵더라고요."
고민시가 맡은 유성아는 극중 영하(김윤석)의 펜션에 이상할 만큼 집착하며 그의 삶에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이다. 그리고 너무나도 평화로웠던 영하의 공간이 성아로 인해 헤집어져진다.
"처음에 대본 리딩을 하면서 오디션을 봤을 때 1~5부까지의 대본만 봤어요. 작품 출연이 확정되고 나서 후반부 대본을 봤는데 에너지를 뿜어내야 하는 장면이 후반부에 몰려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 밸런스를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어요. 감독님은 작두를 타야 할 정도라고 하시더라고요. 하하. 그래서 중반에서 후반 넘어갈 때 부담도 심했어요."
극중 성아는 우연하게 찾아간 영하의 펜션에서 살인을 저지른다. 그리고 1년 뒤, 다시 그 펜션을 찾아간다. 거기서부터 성아의 광기가 폭발한다. 영하의 펜션에 광적으로 집착하며 또 다른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고민시 [사진=넷플릭스] 2024.08.26 alice09@newspim.com |
"성아는 흥미를 느끼는 지점이 다른 사람과 달라요. 어렸을 때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 자신과 놀아주는 사람이잖아요. 성아한텐 그 사람이 영하였던 거죠. 처음에는 펜션이 조용하고 한적했지만 살인의 흔적을 LP판에 남긴 것도 나중에 다시 그 펜션을 갔을 때 영하가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궁금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어요. 성아한테 그 펜션은 전영하와 동일했던 거죠. 그래서 더 영하에게 흥미를 느끼고 더 도발했던 것 같아요. 성아는 사이코패스보단 소시오페스 성향이 강했던 것 같아요."
극중 화가인 성아는 엄청난 결핍을 가진 인물이다. 틈틈이 나오는 어린 시절과 전 남편과의 서사에서 결핍의 모습을 알아챌 수가 있다. 고민시는 결핍으로 인해 살인을 저지르는 것에 대해 "절대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길 바랐다"고 말했다.
"감독님한테 유성아에 대해 정말 많이 물어봤어요. 과거에 어떤 일을 겪었고, 애가 있는 사람과 왜 결혼을 했는지에 대해서요. 이건 제가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입장에서, 성아를 이해하기 위함이었어요. 다만, 보시는 분들은 성아가 절대적으로 이해 안 되길 바랐어요. 극중 지향철 대사에서도 '내가 가던 길에 너희가 있을 뿐'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게 맞아요. 유성아가 가는 길에 그들이 있었던 거죠. 작품에서 공감해야 하는 지점은 돌에 맞은 개구리의 심리라고 느꼈어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고민시 [사진=넷플릭스] 2024.08.26 alice09@newspim.com |
'스위트홈'을 시작으로 스타덤에 오른 고민시는 최근 tvN 예능 '서진이네'에 출연하며 예능·광고예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배우로서는 이미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 낸 그는, '인간 고민시'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예능의 경우 저라는 사람이 들킨 것 같아서 조금은 부끄러웠어요(웃음). 모든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잘 비춰진 것 같아서 감사하면서도, 그런 모습이 연기하는 모습과 완전히 달라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힘듦을 비교하자면, '서진이네'가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바쁠 거라고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보다 장사가 더 잘 돼서 초반에 더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사람은 적응을 또 하더라고요(웃음). 육체적으로 충격적으로 힘들었던 건 '서진이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하."
2017년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로 데뷔한 그는 이제 7년차 배우가 됐다. 그동안 영화 '마녀', '밀수'와 드라마 '스위트홈' 시리즈를 통해 매 작품마다 색다른 캐릭터로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더 즐기려고 해요. 또 과감하게 시도하는 연기를 할 때 너무 재미있고요. 그래서 외적으로 어떻게 망가져도 상관없어요. 다른 모습이 나온다면 오히려 좋아요. 그 역할로 숨 쉴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즐겁잖아요(웃음). 결과가 안 좋더라도 다양한 역할을 통해 도전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