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K팝이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이제는 글로벌화 된 K팝의 외연 확장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이브, SM, JYP 등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를 보유한 엔터사들이 이제는 K팝을 한국에 국한시키지 않고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남미 등으로 확장시키며 현지 그룹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 하이브·JYP·SM, 美·英 현지 그룹 제작 박차
현재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에스파, 스트레이키즈 등 많은 그룹이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역량을 드러냈다. 이에 각 기획사인 하이브, SM, JYP엔터테인먼트는 현지 엔터 기업과 협업해 K팝의 시스템을 현지에 적용한 '현지 그룹'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1월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할 영국 신예 보이그룹 제작을 위해 현지 엔터테인먼트 기업 문앤백(MOON&BACK)과 전략적 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하이브의 글로벌 그룹 캣츠아이 [사진=하이브] 2023.12.12 alice09@newspim.com |
해당 협약은 SM이 글로벌 음악/아티스트 IP(지적재산권)의 개발/투자를 본격화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K팝 선두주자인 SM과 TV리얼리티쇼 전문 제작사인 M&B가 손잡으면서, 글로벌 시장을 석권할 보이그룹이 탄생될 전망이다. 특히 한국과 '팝의 본고장' 영국간 최초로 선보이는 합작 보이그룹의 데뷔라는 점에서 이목을 모은다.
M&B는 영국에서 보이그룹으로 데뷔할 멤버들을 직접 캐스팅하며, SM은 음악, 뮤직비디오, 안무 등 K팝의 노하우를 제공한다. 이들 그룹이 부를 노래는 SM의 음악 퍼블리싱 자회사인 KMR(크리에이션뮤직라이츠, Kreation Music Rights)이 총괄할 예정이다.
또한 JYP엔터테인먼트는 올해 3분기에 현지 법인 JYP 라틴 아메리카를 설립하고 라틴 아메리카 음악 시장에 진출한다. 이들은 지난 18일 현지 법인 설립 소식과 함께 첫 메인 프로젝트이자 오디션 프로그램 'L2K(LatinAmerica2Korea)' 론칭 예고와 함께 "K팝 시스템에 기반한 라틴 걸그룹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유니버설 뮤직 그룹 산하 라틴 레이블인 유니버설 뮤직 라티노(Universal Music Latino)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추진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JYP엔터의 일본 현지 그룹 니쥬 [사진=JYP엔터테인먼트] 2024.07.22 alice09@newspim.com |
특히 'K팝 위기론'을 얘기했던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미국 게펜레코드와 협업한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의 첫 결과물인 캣츠아이(KATSEYE)를 데뷔시키기도 했다. 캣츠아이를 선발하기 위해 마련됐던 '드림 아카데미'는 K팝의 시스템을 팝의 본고장이자, 세계 최대 음악시장인 미국 현지에 접목시켜 시선을 끌기도 했다.
▲ 니쥬·캣츠아이·NCT위시·웨이션브이까지 데뷔…"K팝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분기점"
현재 각 엔터사에서 현지 그룹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하이브와 JYP, SM의 결과물도 이미 있다. 하이브는 캣츠아이로, JYP는 니쥬(NiziU)와 비춰(VCHA)를, SM은 웨이션브이(WayV), NCT위시를 데뷔시켰다. 또한 CJ ENM 역시 일본 요시모토흥업과 합작으로 세운 라포네엔터테인먼트는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재팬'을 통해 일본인으로 구성된 보이그룹 JO1을 데뷔시켰다.
JYP의 일본 기반 걸그룹 니쥬는 2020년 12월 첫 싱글 '스텝 앤드 더 스텝(Step and a step)'으로 데뷔, 오리콘과 빌보드 재팬 등 주요 차트 정상을 석권했다. 또 지난해 10월 발매한 한국 싱글 1집 '프레스 플레이(Press Play)'로 초동(발매일 기준 일주일 간의 음반 판매량) 11만9069장(한터차트 기준)을 기록하며 역대 K팝 걸그룹 데뷔 앨범 기준 초동 순위 7위에 올랐다. 해당 앨범은 일본 최대 레코드숍인 타워레코드의 11월 4일자 데일리 세일즈 랭킹에서 1위를 기록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SM엔터가 제작한 중국 현지화 그룹 WayV [사진=SM엔터테인먼트] 2024.06.03 alice09@newspim.com |
지난 2월 일본 도쿄돔에서 데뷔한 SM의 NCT위시는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는 팀이다. 활동 무대 양국의 음악방송과 다수의 방송 및 콘텐츠로, 이들은 정식 데뷔 전 일본에서 9개 도시 24회에 걸친 프리 데뷔 투어를 마쳤으며, 데뷔 후에는 한국 5개 도시에서 13회 공연의 전국 팬미팅 투여를 열며 남다른 신예의 행보를 보였다.
데뷔 싱글 '위시(WISH)'는 발매와 동시에 한터차트, 써클차트 등 한국 음반 차트 1위 및 일본 오리콘 데일리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다. 또 한국 활동 8일 만에 음악 방송 1위, 데뷔 50일 만에 신인상 수상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이외에도 SM의 중국 현지화 그룹 웨이션브이는 미니 5집 '기브 미 댓(Give Me That)'으로 오리콘 최신 집계(7월 1일자) 데일리 앨범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이들이 해당 차트 최상단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룹 결성 5년 만에 일본 정식 데뷔를 앞두고 호성적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SM엔터가 런칭한 한·일 활동 기반의 NCT위시 [사진=SM엔터테인먼트] 2024.03.04 alice09@newspim.com |
중국 현지그룹인 만큼, '기브 미 댓'은 중국 QQ뮤직, 코고우뮤직, 왕이윈뮤직 디지털 앨범 판매 차트 1위를 석권하며 중화권에서 남다른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이처럼 하이브, SM, JYP가 현지 그룹 제작에 박차를 가하며, 이들을 통해 국내외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K팝의 시스템을 현지에 적용해 그들만의 색깔이 짙은 그룹을 제작하다보니 현지에서는 인기를 끌 수 있는 요건은 충분히 마련됐다. 다만 여전히 현지 그룹의 한국 활동에 대한 의견은 나뉘고 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K팝 시스템을 통한 외국인 그룹 육성은 다양성과 스펙트럼이 넓어지는다는 점에서 K팝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거라 본다"라며 "다만 인종과 생김새가 다른 그룹이 국내 대중에게는 얼마나 파고들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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