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9일(현지시각)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정보통신(IT) 대란은 유럽 시장을 비켜가지 않았다. 특히 여행 관련주들은 폭락 양상을 보였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3.98포인트(0.77%) 내린 510.03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이번 주 한번도 반등을 하지 못하고 5일 연속 하락했다. 범유럽 지수는 일주일 동안 2% 넘게 내렸는데, 이는 주간 기준으로 올 들어 최대 하락폭이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82.83포인트(1.00%) 내린 1만8171.93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52.03포인트(0.69%) 빠진 7534.52에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도 49.17포인트(0.60%) 내려앉은 8155.72에 장을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섹터 중에선 '인터넷 먹통' 사태로 전 세계 곳곳에서 항공편 취소, 수속 지연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여행·레저 부문이 2.07% 하락했다. 스웨덴 업체 에볼루션은 2분기 매출과 수익 관련, 예상치에 못미치는 실적이 겹치면서 8.3% 폭락했다.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미국 동부 시간) 현재, 전 세계적으로 3만여편의 항공편이 지연됐고, 3200편 이상이 취소됐다.
광업도 중국의 경기 부양책 부족에 따른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2.1% 떨어졌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에 대해 가혹한 무역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연일 약세를 보이는 기술주는 이날도 1% 하락했다. 기술 섹터는 이번 주에만 약 9% 하락했다.
이날 유럽 시장에선 유럽중앙은행(ECB)이 전날 기준금리를 4.25%로 동결하면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밝히자 불안한 기색도 나타냈다. ECB가 정책 방향을 선명히 제시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연내 2차례 추가 금리 인하의 현실성에 대한 ECB 인사들의 자신감이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ECB는 특히 노동 시장의 임금 인상 압력을 줄었지만, 서비스 부문의 물가 상승률이 아직 너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서는 6월 정부 차입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나 키어 스타머 정부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국유은행을 제외한 영국 공공 부문의 순차입은 145억 파운드를 기록, 전문가들의 예상 115억 파운드를 크게 상회했다. 레이첼 리브스 재무장관은 "오늘의 수치는 이 정부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제 상황을 물려받았다는 것을 분명히 일깨워 준다"며 "우리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PMG UK의 수석 경제학자인 데니스 타타르코프는 "높은 수준의 지출과 약한 성장 전망이 결합하면 영국 정부는 불편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면서 "차입을 더 늘리든지, 세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통계청은 6월 생산자 물가가 전년 대비 1.6%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분석가들이 전망한 수치에 일치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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