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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조각가 16인, 2년만에 아르코미술관서 모였다…"새 관점으로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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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전시 '집(ZIP)' 예술위 시각예술 창작산실 지원사업 선정 전시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아르코미술관이 세대를 아우르는 16인의 여성 조각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임근혜 아르코미술관 관장은 18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창작산실 협력전시 '집(ZIP)' 언론 간담회에서 "시각예술 창작산실 협력전시 타이틀로 해마다 한 팀 이상씩 소개에 오다가 코로나로 인해 2년간 쉬었다가 올해부터 재개를 하게 됐다. 이번 '집'이라는 전시를 미술관 전시로 선정한 것은 최근에 디지털적인 감성과 문화에 익숙해진 세대에 재료의 물성이나 감각을 조각을 통해 다시 재고해 보는 자리로 마련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아르코미술관 창작산실 현력전시 '집'의 전시전경 2024.07.18 alice09@newspim.com

이번 전시는 시각예술 창작산실 지원사업에 선정된 최태훈 작가의 기획전으로,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여성 조각가 16인(김윤신·박윤자·한애규·노시은·김주현·신미경·노진아·정소영·정문경·오묘초·조혜진·김태연·이립·서혜연·홍기하·박소연)이 참여한다. '집(ZIP)'은 재료, 물성, 조형이라는 조각의 기본 요소를 바탕으로 오늘날의 조각을 새로운 관점으로 이해하는 전시로 16명의 작가가 신작 포함 총 5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1930년대생 김윤신부터 1990년대생 박소연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동시대 여성 조각가 16인의 작품을 폭넓게 보여준다. 조각의 기본요소를 토대로 조각가들의 작업방식을 면밀히 살펴보고, 현대미술의 화두로 떠오른 '조각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특히 전시 제목은 압축파일을 의미하는 '집 파일'처럼 조형 실험을 한 자리에 모아, 지퍼처럼 연결한다는 은유적 의미를 담았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아르코미술관 창작산실 협력전시 '집'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최태훈 작가 2024.07.18 alice09@newspim.com

이날 최태훈 작가는 "이번 전시는 조각의 기본 요소에 충실한 전시이다. 재료, 조형, 물성이라는 조각 기본에 충실해 조각과 조각가를 이해해보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저를 비롯해 강민지 미술사 연구자, 방수지 독립 기획자로 구성된 기획단이 조각의 기본 요소라는 보편적이고 광활한 표본 위에서 한국 여성 조각가 16인을 선정했다. 참여 작가는 80대 원로부터 20대의 신진 작가까지 전 세대애 걸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각자의 조각세계는 전통적인 조각 재료부터 매체와 기술, 비물질에 대한 탐구, 조각적 물성 자체부터 서사적인 조형 등 개별적이고 역동적인 것이 특징"이라며 "조각가 각각의 개별적인 조형적 특징과 차이를 부각해볼 수 있고, 이를 연결해 동시대 한국 조각 현장의 세로축을 가시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최 작가는 "전시 준비기간 동안 참여 작가들은 저희와 소통하며 그들이 재료를 다루는 방식, 작품에 드러내고자 했던 조형과 물성에 대한 계획, 경험 등을 상세해 전해주셨다. 그러면서 저도 배우는 점이 많았다. 전시에서는 각 작품의 질료적 특성과 제작의 기술적인 측면을 조명한 텍스르를 통해 작가들의 이야기를 대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노진아 작가의 '히페리온의 속도'. 관람객과 대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인터랙티브 조각 2024.07.18 alice09@newspim.com

1935년생인 김윤신 작가는 나무, 준보석 조각을 선보이고 박윤자 작가는 세라믹 조각을 중심으로 선보였으나 현재는 유리 조각도 함께 다루고 있다. 최 작가는 "재료를 가열한 뒤 변형된 속상을 작가가 부여하는 서사에 접목시키는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한애규 작가는 여성의 삶과 관련된 형태를 조형하고 테라코타(점토로 구운 방식) 기법으로 구워낸다. 점토를 구울 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많이 생긴다.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그런 부분이 작품에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그는 김주현 작가에 대해 "작은 단위부터 현대과학 특성을 조각에 접목해서 선보이는 작가"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물망 엮기, 처런 등 재료의 특성을 부각한다. 반면 신미경 작가는 서양 고전 조각이나 동양풍의 도자기 등을 비누로 모각하거나 재조형해 원본의 대리품을 만들어 낸다. 다른 문화 간 이동하며 본래의 의미가 탈각, 재배치 된 채 새로운 문맥이 부여되는 '문화 번역'의 문제를 시각화 해서 선보인다"고 전했다.

노진아 작가는 사실적인 인체 조각의 형태의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접못해 로보틱스 조각을 구현하는 작품이 대표적이다. 최 작가는 "관객이 말을 걸면 대답을 하고 학습하는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문경 작가는 내면과 외면의 감정의 고리를 작품으로 풀어내시는 분인데, 작가의 손을 거쳐 해체되고 재조합된 형태들은 기괴해지고 관객은 불편한 감정을 떠올리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불편한 감정에 관심을 갖고 그 갈등을 해소하려는 작업을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할로우'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립 작가 2024.07.18 alice09@newspim.com

이립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역동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최 작가는 "이립 작가는 브레이킹을 하는 비걸 동세를 참조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고난이도 안무의 완성이 힘과 균형에 달려있는 것과 같이 이립 작가의 조각 역시 직립을 목표로 한다.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작업에서 스스로 균형점을 찾아가면서 조각을 세우는 방식을 사용하는 작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소연 작가는 금속판 단조 기법(망치를 통해 두드리는 기법)을 이용한다. 프레임 바깥 공간을 치면서 빈 공간을 드러내고 현실세계 너머에 미지의 영역과 자신이 연결될 수 있는 감각을 주제로 한다. 기본적인 틀에서 벗어난 틀을 시도하시는 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립 작가는 이번 전시에 물구나무에 가까운 자세로 선 여성이 모습을 조형한 '할로우'를 선보인다. 이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작품은 브레이킹 동작 중 하나인 '할로우 백'을 시도하는 비걸의 모습을 참고했다. 두 팔과 다리를 중심으로 균형을 맞추려고 했으며, 작업은 지면에서부터 시작했다. 처음 작업할 때 바닥에 닿을 수 있는 구조물부터 작업했는데 완성하고 나니 지면에 닿도록 설정한 부분은 막상 닿지 않고, 예상치 못한 부분이 지지대가 돼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미래 시제'와 '벌스(Birth)'에 대해 설명 중인 오묘초 작가 2024.07.18 alice09@newspim.com

오묘초 작가는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미래를 상상하며 이를 조각, VR, 그리고 텍스트로 전달한다. 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미래 시제'와 벌스(Birth)' 두 작품을 선보였다. 두 작품은 언뜻 생명체의 머리로도 보이는 타원 형태는 유리로 제작됐다. 그는 "뇌과학자와 협업하는 프로젝트에서 기억 이식 실험을 접하게 됐고, 기억 전이가 가능한 미래를 상상하게 됐다. 기억 전이에 대한 논문을 읽은 적이 있는데 실제 바다달팽이로 실험에 성공했다는 걸 읽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먼 미래에 타인의 기억을 추출하고 삽입해 하나의 콘텐츠처럼 살게 되지 않을까 상상하며 작업한 것이 이번 작품의 바탕"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이번 전시는 조각의 기본 요소인 재료, 물성, 조형을 바탕으로 꾸며졌다. 이에 전시 기획단은 전시 출품작의 조각적 요소를 조명한 소책자를 발행하고, 큐레이터 라운드테이블을 비롯해 작가와의 대화 등 다채로운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창작산실 협력전시 '집(ZIP)'은 19일부터 9월 8일까지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화~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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