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역대 최대 기본급 인상+성과금으로 노사합의 이끌어
노조 숙원 정년연장, 촉탁계약직 1년 연장과 정년연장 TF 구성
정년 연장 법적 한계 있지만, 여러 안 논의…산업계 확산 주목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6년 연속 무분규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합의했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둔 상황에서 사측이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금 등을 통 크게 받아들인 것에 이어 노조의 숙원사업이었던 정년 연장에 대해 일정 부분 양보를 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8일 12차 교섭에서 기본급 11만2000원 인상과 성과금 500%+1800만원, 주식 25주 지급 등의 잠정 합의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합의안 도출은 쉽지 않았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사진=현대차] |
지난해 현대차가 연결기준 매출액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 15조1269억원의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면서 노조원들의 임금 인상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노조는 6월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350%+1450만원 등의 사측 제시안을 거부하며 임협 결렬을 선언해 진통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사측은 역대 최대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을 제시하면서 노조와 합의를 찾았다. 기본급 인상분 11만2000원과 성과급은 역대 최대 규모의 인상이다. 업계에서는 기본급과 성과급, 수당 등을 합하면 연봉이 11% 가량 오르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내린다.
특히 사측이 그동안 노조의 숙원사업이었던 정년 연장에 대해 길을 연 것이 6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 합의에 크게 작용했다.
노조는 매년 2000명 이상이 정년 퇴직하고 있는 상황을 들어 정년 연장의 필요성을 임금협상 시작부터 강조해왔다. 현재 현대차 노조 가입원의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인 점도 이같은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사측은 이와 관련해 우선 기술직 촉탁계약 기한을 현재 1년에서 1년 더 추가하는 방식을 내놓아 노측과의 합의를 이끌었다. 촉탁계약직은 정년 퇴직한 조합원을 신입사원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고 재고용하는 것으로 62세까지 근무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사측은 조합원들의 관심사였던 촉탁 근무시 근무 부서 역시 기존 근무하던 공정으로 합의해 갈등의 소지도 없앴다.
[사진= 현대차그룹] |
이와 함께 노사는 정년 연장 개선 방안을 계속 논의하기로 하면서 정년 연장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
지난 수년 동안 노조는 강하게 정년 연장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법적인 개정이 필요하며 아직 사회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임을 들어 거부해왔다. 그러나 올해 임금협상에서 사측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년 연장 TF에서는 정년 연장에 대한 여러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정년 연장이 법 개정이 필요하며,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 고려될 예정이다.
우리 자동차 업계의 선두주자로 산업계에 영향력이 큰 현대차가 정년 연장에 대해 일정 정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우리 사회에서 정년 연장 여부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연구원장은 "현대차는 2019년부터 정년 연장이 노사 협상 의제로 올라왔다. 다만 아직 때가 아니라는 판단과 함께 미뤄졌다"라며 "이번 결정은 자동차업계에서 2030년까지 3만명이 정년 퇴임하게 되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원장은 "일본의 경우 약 70세 정도까지 일한다고 하는데 한국도 향후 65세까지로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며 현대차의 이번 TF 구성으로 정년 연장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