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 시민권자 암살을 시도했던 인도인 남성이 미국으로 송환됐다.
17일 로이터와 더 이코노믹 타임즈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시크교 분리주의자 구르파트완트 신 판눈 암살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도인 남성 니킬 굽타가 최근 체코에서 미국으로 송환됐다.
굽타는 인도 정부 관료와 공모해 미국 시민권자인 판눈을 암살하려고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판눈은 뉴욕을 기반으로 한 단체 '정의를 위한 시크교도'라는 단체를 운영 중으로, 인도 정부는 해당 단체를 불법 단체로 간주하고 있다.
굽타는 지난해 6월 인도에서 프라하로 이동했고, 이후 체코에서 미국 요원에게 체포됐다. 지난달 체코 법원은 굽타가 미국 송환을 피하고자 낸 청원을 기각하며 체코 법무부 장관이 그의 송환을 승인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매체가 연방 교도소 웹사이트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굽타는 현재 브루쿨린의 연방 관리구금시설인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 역시 굽타의 송환 및 구금 사실을 확인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미국 법무부 대변인은 관련 논평을 거부했고, 굽타의 미국 변호인과 체코 당국도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라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시크교 분리주의자를 겨냥한 암살 시도가 있었다.
시크교는 힌두교와 이슬람교를 융합해 15세기 펀자브 지역에서 탄생한 종교다. 칼리스탄이라고 불리는 주권 국가 건설이 목표로, 인도 카스트 제도에 반대한다.
미국 당국은 판눈 암살 시도에 인도 정부가 연루돼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 검찰은 지난해 11월 말 굽타를 기소하며, 굽타가 인도 경찰 출신 정부 보안요원에게 암살 지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암살 음모 연루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시크교 분리주의자 암살은 정부 정책에 반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제기한 안보 우려를 공식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와의 동맹을 강화하고 있으나, 인도 정부가 미국인 살해를 청부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양국 동맹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비슷한 시기 캐나다에서도 시크교 분리주의 단체 지도자인 하디프 싱 니자르가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벌어진 뒤 캐나다 정부가 니자리의 암살 배후에 인도 정부가 있다고 발표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한 상황이다.
더 이코노믹 타임즈는 "굽타의 송환은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인도를 방문하기 직전에 이뤄진 것"이라며 "설리번 보좌관은 인도 측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지난해 5월 캐나다 시크교 분리주의 지도자 하딥 싱 니자르 살해 용의자 4명의 법원 출석을 앞두고 시크교도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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