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창사특집 '조앤 윌리엄스와의 대화…'에서 지적
세계적인 노동법 대가 조앤 윌리엄스 교수, 일-가정 양립해야
"장시간 일하는 한국에서 자녀가 없는 것은 놀랄 일 아냐"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한국의 초저출생 문제에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며 개탄한 미국 석학이, '한강의 기적'을 만든 노동문화가 한국을 '초저출생 국가'로 만들었다고 지적하여 눈길을 끌고 있다.
EBS(사장 김유열)는 교육방송 50주년을 맞아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법대 명예교수이자 노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조앤 윌리엄스 교수를 특별 초청한 '조앤 윌리엄스와의 대화 - 와!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이하 조앤 윌리엄스와의 대화)를 오는 20일(목) 밤 10시 45분 EBS 1TV에서 방송한다. 조앤 윌리엄스 교수는 지난해 EBS '다큐멘터리K - 인구대기획 초저출생'에서 한국의 합계 출산율이 0.78이라는 것을 듣고 "와,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며 양손으로 머리를 부여잡는 반응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EBS 창사특집 '조앤 윌리엄스와의 대화'에 출연한 조앤 윌리엄스 교수. [사진 = EBS 제공] 2024.06.17 oks34@newspim.com |
조앤 윌리엄스 교수는 이 방송에서 "한국에서 야심차게 일하면서 돌봄의 책임까지 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라면서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한국의 노동 문화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처럼 장시간 일하는 환경에서 자녀가 없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면서 "한강의 기적을 만든 고강도 노동이 이제는 한국 사회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오늘의 한국을 만든 성공의 법칙이 실패의 법칙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상적인 근로자'의 모습은 장시간 직장에 있는 것이 아닌, 가정과 양립할 수 있는 모델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언제든지 일할 수 있는 상태를 요구하는 한국의 '이상적인 근로자상'은 "남성이 가장이고 여성은 주부인 1950년대에 맞게 설계된 모델"이라며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나쁜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그 결과 한국은 "여성이 남성보다 집안일은 8배, 자녀 돌봄은 6배 더 많이" 하고 있으며, "남성은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대가로 자녀를 돌보며 느낄 수 있는 기쁨을 포기"한 사회가 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를 낳은 후에도 남녀 모두 경력을 유지할 수 있게 이상적인 근로자를 재정의 해야 한다"며, 조직 상부에 있는 관리자들이 각성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조앤 윌리엄스 교수는 '한강의 기적'이 결과적으로 초저출생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사진 = EBS 제공] 2024.06.17 oks34@newspim.com |
김영미 교수(연세대 사회학과)의 진행으로 조앤 윌리엄스 교수가 한국의 청년들을 직접 만나 '초저출생 한국'에 대한 대화를 나눈 토크 프로그램, EBS 창사특집 '조앤 윌리엄스와의 대화'는 오는 20일 밤 10시 45분, EBS 1TV에서 방송된다.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