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정부가 오는 17일부터 중증 응급질환별 순환 당직제를 실시하겠다고 16일 밝혔다. 다음 주 의료계 집단휴진을 앞두고 응급환자의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침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주재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의료계 집단 진료 거부 대응 상황과 비상 진료체계 운영 현황을 점검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대병원 교수 집단휴진을 하루 앞둔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환자들이 오가고 있다. 2024.06.16 yooksa@newspim.com |
정부는 "의사 집단행동 장기화로 국민의 의료 이용 불편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한의사협회(의협) 등에서 집단 진료 거부 결정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중증·응급환자의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 진료체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골든타임(최적기) 내 치료해야 하는 환자 진료는 17일부터 '중증 응급질환별 전국 단위 순환 당직제'로 시행된다.
순환 당직을 신청한 기관들은 수도권·충청권·전라권·경상권 등 4개 광역별로 매일 최소 1개 이상의 당직 기관을 편성해 야간과 휴일 응급상황에 24시간 대비한다.
대상 질환은 ▲ 급성 대동맥증후군 ▲ 12세 이하 소아 급성 복부질환 ▲ 산과 응급질환이다. 정부는 향후 다른 응급질환으로 대상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 암 환자가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국립암센터 병상을 최대한 가동하고, 서울 주요 5대 병원과 핫라인을 구축한다.
현장 의료진 지원을 위해 진료 지원(PA) 간호사에 대한 별도 수당도 7∼8월에 지급한다. 의료 인력 신규 채용 인건비와 기존 인력 당직비 지원은 상급종합병원에서 레지던트 수련 종합병원으로 대상을 확대한다.
지방자치단체의 비상 진료역량 강화를 위해 ▲ 지역별 전담관 지정 ▲ 공공보건의료기관 병상 최대치 가동 ▲ 야간·휴일 진료 단계적 확대 ▲ 소아 응급책임의료기관 지정도 늘릴 예정이다.
의료계의 집단 휴진 일에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의료기관을 파악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안내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증·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방의료원과 보건소, 보건지소 등 공공보건의료기관을 적극 활용한다. 지자체에 의료기관 전담 책임관을 지정해 어르신 등에게 비대면 진료 방법을 안내할 예정이다.
정부는 환자의 동의나 치료계획 변경 등의 조치 없이 의료기관이 일방적으로 진료를 취소·지연하는 것은 의료법에서 금지하는 '정당한 사유 없는 진료 거부'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환자 피해 사례를 수집한 뒤 지원할 방침이다.
중대본은 "피해를 본 환자는 '(국번 없이) 129'에 피해사례를 신고할 수 있고, 신고 내용에 대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긴밀히 협력해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또 "정부는 각 병원장에게 일부 교수들의 집단 진료 거부에 대한 불허를 요청했고, 진료 거부 장기화로 병원에 손실이 발생하면 구상권 청구를 검토하도록 했다"며 "병원에서 집단 진료 거부 상황을 방치하면 건강보험 선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정부는 각 병원장에게 진료 공백을 대비한 비상 진료체계 유지를 당부했다. 전공의 복귀에 대한 지속적인 설득을 요청했고, 11개 환자단체에 일대일 전담관을 지정해 고충과 건의 사항을 수렴하고 해결하는 등 환자단체와도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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