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질환연합회 12일 서울대병원서 의료계 휴진 철회 촉구
"우리 목숨 이렇게 헌신짝처럼 버려질 수 있는지 몰랐어"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예고한 것에 대해 환자단체의 날 선 비판이 터져 나왔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연합회, 회장 김성주)가 의료계 파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12일 오전 서울대학교병원 후문에서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서 환자단체 회원들이 서울대 교수 무기한 전면휴진 중단을 촉구하는 중증질환 환자단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4.06.12 choipix16@newspim.com |
연합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료계의 파업 철회를 촉구함과 동시에, 정부·정치권에 ▲의정·환자단체 협의체 구성해 전공의 사직 논의 ▲의료공백 발생 막는 법률 제·개정 ▲필수·공공·지역의사제 구체적 실행방안 발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료개혁추진단에 환자단체 포함 ▲사직 교수 사표 수리 후 새로운 교수 임용 ▲외국인 의사제도 적극 검토를 요구했다.
김성주 연합회장은 "(서울대병원 휴진에) 대한의사협회의 오는 18일 전면 휴진이 맞물려 중증질환자들은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집단이기주의에 빠진 서울의대 교수들의 집단휴진은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연합회장은 "교육자로서, 의사로서, 최고지성으로서 역사에 큰 오점을 남겨서는 안 된다"라며 "의사 이익을 위해 환자생명을 저버렸다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회 산하의 다른 환자단체 대표들도 입장문을 낭독했다. 김태현 한국루게릭연맹회장은 "의사 집단은 국민의 85.6%가 집단행동을 반대하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저버리고 사회를 아비규환으로 만들었다"고 규탄했다.
김 연맹회장이 말한 국민 여론의 근거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지난달 28~2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의대 증원과 의료개혁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다.
김 연맹회장은 "국민의 0.001%도 안 되는 소수의 기득권과 그들만의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와 국민을 혼란 속에 빠뜨리고 무정부주의를 주장하는 의사 집단을 정부는 더 이상 용서해선 안될 것"이라며 "엄중한 법의 잣대로 심판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 호소한다. 이번 기회에 의료개혁을 하지 않으면 영원히 할 수 없다. 꼭 성공시켜 달라"고 덧붙였다.
변인영 한국췌장암환우회장은 "이 사태가 진정돼도 120여일(의료공백) 여파로 많은 중증환자들의 건강이 악화돼 떠나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목숨이 이렇게 헌신짝처럼 버려질 수 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변 회장은 "(의료진은)4기 환자들을 호스피스로 내몰고, 긴급한 시술을 2차병원으로 미루고, 항암을 연기하고 수술을 미뤘다"고 지적했다.
김 연합회장은 "의협이 예고한 전면휴진일인 18일 이후가 되면 상당히 많은 환자들의 진료 예약이 불가해지거나 취소될 것 같다"고 예측하며, "만약, 환자들 측에서 의료진에 대한 고소·고발을 요청한다면 연합회 차원에서 검토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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