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두고 교원단체 평가 엇갈려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교사가 아동학대 신고를 받을 경우 교육감이 관련 의견을 조사·수사기관에 제출하도록 하는 제도가 시행된 후 '교사 아동학대 기소율'이 1.8%p 줄은 것으로 집계됐다. 교원단체에서는 제도 실효성을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25일부터 '교육감 의견제출 제도'를 시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5일 경기도 하남 신우초등학교에서 '따뜻한 돌봄과 교육이 있는 늘봄학교' 주제로 열린 아홉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앞서 늘봄학교 방송댄스 프로그램을 참관하며 학생들과 댄스동작을 함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교육감 의견제출 제도는 교사가 아동학대 신고를 받으면 교육감이 7일 내 의견서를 조사·수사기관에 보내고, 조사·수사기관은 이를 의무적으로 참고하도록 하는 것이다. 서울 서이초등학교 사태 이후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제도 시행 직후부터 올해 4월 30일 약 7개월간 아동학대 기소율은 12.9%(전체 신고 116건 중 15건)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이전인 2022년 한 해 동안 아동학대 기소율 14.7%(전체 434건 중 64건)인 것과 비교했을때 불과 1.8%p 줄은 것이다.
아동보호 사건 처리는 2022년 26.0%(113건)에서 제도 시행 이후 12.1%(14건)으로 집계돼 13.9%p 감소했다. 아동보호 사건 처리는 심각한 아동학대는 아니지만, 검찰이 피해 아동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때 나오는 결과로 아동학대 행위자가 피해 아동에게 접근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등의 처분을 한다. 형사처벌 전력은 남지 않는다.
불기소 처리는 2022년 59.2%(257건)에서 제도 시행 이후 69%(80건)으로 9.8%p 증가했다. 불기소는 아동학대 혐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 내려지는 처분이다.
같은 기간 아동학대 신고 중 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로 판단해 의견서를 제출한 건수는 전체 신고 385건 중 281건(73%)이었다.
이 중 종결된 사건 110건을 분석했을 때 불기소 62.7%(69건), 경찰 수사 개시 전 종결 23.6%(26건), 아동보호 사건처리 7.3%(8건), 기소중지 등 기타 3.6%(4건), 기소 2.7%(3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교원단체에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교육감 의견 제출 제도는 교사에게 필요한 제도"라며 "현장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날 교총은 논평을 통해 "교육감이 의견을 제출한 아동학대 신고 중 3건만(2.7%) 기소됐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반면 이기백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교육감이 의견을 제출한다 해도 재판 과정에서 주요 논거로 활용되는 사례는 많지 않고, 무분별한 악성 민원이나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방지하기에는 어렵다"며 "여전히 기소 이후에도 무혐의 처분 받는 사례들이 꽤 많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고영종 교원학부모지원관은 "교육감 의견을 제출한 뒤 수사기관에서 의무적으로 참고하게 돼 있어 이 제도는 실효성 있게 작동 중"이라고 밝혔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