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유토피아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응답
소설 '듄', 영화 '블랙 펜서'와 맥을 같이하는 솔라 펑크 장르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양대 SF 소설상인 휴고상, 로커스상을 수상한 베키 체임버스의 연작 소설 '수도승과 로봇' 시리즈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서로 간의 사회가 단절된 이후, 호기심이 많은 로봇 '모스캡'과 자연에 대한 욕망을 품은 논바이너리-스스로의 성이 여성 혹은 남성으로 규정되는 것을 거부하는 성정체성을 지닌 사람- 수도승 '덱스'가 우연히 만나 각자의 세계를 탐험하는 과정을 통해 지속 가능한 개발과 생물과 비생물의 공존이 가능해진 유토피아적 미래를 담은 소설이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SF 소설 '수도승과 로봇' 1, 2권. [사진 = 황금가지 제공] 2024.05.20 oks34@newspim.com |
두 권 모두 출간 즉시 전미 베스트셀러가 되고 10만 건이 넘는 독자 리뷰가 게재되는 등 세계 문학계에 '솔라 펑크' 붐을 일으켰다. 솔라 펑크란 인류가 기후 변화, 자원의 불공정한 배분 등 문제를 해결한 뒤의 희망적인 세계를 그린 SF 장르로,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다수 애니메이션이나 프랭크 허버트의 소설 '듄', 영화 '블랙 팬서' 등이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자본주의적 탐욕과 분별없는 개발로 멸망할 뻔한 대륙 '판가'는 역사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공장에서 노예처럼 일하던 로봇들이 자의식을 가지고 자유를 요구한 것이다. 인간들은 로봇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륙의 절반은 인간의 것으로, 나머지 절반은 인간이 아닌 생물과 비생물에게 양보하고, 이를 계기로 지속 가능한 개발을 목표로 모든 사회 체계를 재개편한다. 그렇게 서로가 단절된 지 약 200년 후, 작은 위로의 신 '알레리'를 섬기는 논바이너리 수도승 '덱스'는 번아웃에 지쳐 도시를 벗어나고 싶은 욕망을 느낀다. 결국 그네는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인간 구역 밖으로 벗어나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나경 역. 호아금가지. 각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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