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정신건강 실태조사' 실시
경험 많은 장애, 특정공포증 꼽혀
현재 적대적 반항 장애 유병률 커
소아보다 청소년 유병률 더 높아
소아,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더 커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전국 6세 이상 17세 이하 소아·청소년 6275명 중 1010명이 우울장애 등 정신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는 소아·청소년의 정신장애 유병률 및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 현황이 담긴 '2022년 정신건강실태조사(소아·청소년)'를 2일 발표했다.
◆ 소아·청소년 16.1% 정신장애 경험…특정공포증 유병률 가장 높아
전국 6세 이상 17세 이하 소아·청소년 6275명의 정신장애 평생 유병률은 16.1%다. 평생 유병률은 현재와 과거에 어느 한 시점이라도 정신장애 진단을 충족한 경우를 의미한다. 즉, 1010명이 우울장애, 불안장애, 강박장애 등을 겪었다. 청소년은 18%, 소아는 14.3%다.
성별 현황에 따르면 청소년의 경우 남자는 19.2%인 반면 여자는 16.7%로 남학생의 유병률이 여학생보다 높았다. 소아의 경우도 남자는 14.8%인 반면 여자는 13.8%로 남학생의 유병률이 높았다.
[자료=보건복지부] 2024.05.02 sdk1991@newspim.com |
조사 시점에 증상 지속기간을 포함해 장애진단 기준을 충족한 '현재 유병률'은 7.1%다. 청소년은 9.5%, 소아는 4.7%로 청소년의 유병률이 소아의 유병률에 비해 약 2배 높았다.
성별 현황에 따르면 청소년의 경우 남자는 11.6%인 반면 여자는 7.2%다. 소아의 경우 남자는 5.6%, 여자는 3.8%로 남학생의 유병률이 여학생보다 높았다.
정신장애 유형별 조사결과, 소아·청소년은 특정공포증(5.8%)을 가장 많이 겪었다. 특정고포증은 주위 대상이나 상황을 회피 또는 두려워하거나 불안하게 여기는 정신장애다. 두려워하는 상황이나 대상으로부터 극심한 공포와 불안을 경험할 때 진단할 수 있다. 적대적 반항장애(4.1%), 분리불안장애(3.8%), 틱장애(2.4%), 섭식장애(1.7%)가 뒤를 이었다.
현재 유병률이 가장 높은 장애는 적대적 반항장애(2.7%)다. 틱장애(2.4%), 섭식장애(1.1%) 순으로 나타났다. 적대적 반항장애는 분노·과민한 기분이나 논쟁적·반항적 행동 또는 보복적 특성이 빈번하고 지속적인 경우다.
◆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경험, 절반 안돼…청소년보다 소아 이용도↑
소아·청소년의 16.1%가 정신장애를 경험했지만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은 절반도 안 된다. 평생 한 번이라도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한 소아·청소년의 비율은 6.6%다.
[자료=보건복지부] 2024.05.02 sdk1991@newspim.com |
유병률은 청소년이 높지만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은 소아가 더 큰 점도 주목된다. 6.6%인 정신건강서비스의 평생 이용비율을 보면 소아는 7.8% 반면 청소년 5.6%로 집계됐다.
지난 1년 동안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비율은 4.3%다. 소아는 4.7%인 반면 청소년 4%로 소아가 청소년보다 정신건강서비스를 더 잘 이용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소아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경험이 높다는 결과는 세대가 갈수록 예전보다 부모들이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것으로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설명했다. 그는 "청소년의 경우 서비스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냥 있으면 괜찮아질 것 같다"고 생각해 소아보다 청소년의 서비스 경험 비율이 낮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위해 다양한 경로의 정신건강 검사와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실시했다. 2027년까지 소아·청소년을 포함한 100만명에게 전문 심리상담을 지원한다.
오는 7월부터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포함한 1600만 명을 대상으로 자살예방 의무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한 모바일 마음건강 자가진단 서비스은 오는 9월부터 제공된다.
한편 이번 조사는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전국 단위의 첫 실태조사다. 전국 6세 이상 17세 이하 소아·청소년 627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2022년 9월부터 2023년 2월까지 가구 방문을 통한 면접이나 태블릿 PC 등을 이용해 조사했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김붕년 서울대 교수는 "우리나라 아동 청소년의 7.1%는 전문가의 도움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낮은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 제고 방안과 주기적인 추후 조사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