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유럽 주요국 증시가 24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스웨덴 한델스방켄 등 일부 은행들의 분기 실적 실망감에 은행주가 동반 하락한 가운데, 기술 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2.18포인트(0.43%) 내린 505.61에 마감했다. 장 초반 범유럽 지수는 1주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장중 오름폭을 모두 반납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도 48.95포인트(0.27%) 밀린 1만8088.7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13.92포인트(0.17%) 내린 8091.86에 장을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8040.38포인트로 약보합에 장을 마쳤다. FTSE100지수는 앞서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파리의 구찌 매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업종별로는 은행 업종이 1.2% 빠지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스웨덴 2위 은행 한델스방켄의 분기 순이익이 시장 예상에 못 미친 것으로 확인되며 주가가 12.1% 급락했다. SEB 은행도 기대에 못 미친 1분기 이자수입 발표에 주가가 3.7% 밀렸다.
스위스 정부가 자본 요건을 강화할 수 있다는 보도에 스위스 최대 은행 UBS도 이날 주가가 2.9% 하락하는 등 금융 섹터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반면 기술 업종은 이날 1.3% 올랐다. 네덜란드 반도체 웨이퍼 가공 장비 및 공정 솔루션 제공 기업 ASM이 2분기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한 데 힘입어 주가가 11% 급등하며 기술주를 둘러싼 투자 심리가 강화했다.
기업들의 분기 실적 발표가 한창인 가운데, 금융정보업체 LSEG는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TOXX600 기업 34곳 가운데 61.8%가 기대 이상의 순이익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장기 평균 54%를 웃도는 수준이다.
중동 분쟁을 둘러싼 우려가 완화하고 유로존에서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기대가 커짐에 따라 유럽 증시는 약 한 달 전 기록한 최저치에서 꾸준히 회복되고 있다. 양호한 기업 실적도 주가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요아킴 나겔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의 매파적 발언은 유럽중앙은행(ECB) '피벗(정책 전환)'을 기대하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나겔 총재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끈적하게 유지되며 ECB의 금리 인하가 추가 (통화 정책) 완화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캐피탈 닷컴의 다니엘라 하톤 수석 시장 분석가는 로이터 통신에 "ECB가 6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그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이후 한두 달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서는 ECB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특징주로는 스위스 제약회사인 로슈의 주가가 3.3% 내렸다. 코로나19 관련 제품에서의 손실로 1분기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6% 감소했다는 발표가 악재로 작용했다.
프랑스 럭셔리 그룹 케어링(Kering)도 올해 영업이익이 40~45% 급감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은 후 주가가 6.9% 급락했으며, 스웨덴 볼보자동차는 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 발표에 주가가 10.3%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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