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6일 앞으로 성큼 다가오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분주해졌다. CG명가 SBS부터 AI 챗봇을 도입한 KBS, 패널 토론으로 심층 분석을 내세운 MBC 등 개표방송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오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전국적으로 치러진다. 국회의원 선거는 국민의 뜻을 대표하는 입법기관, 국회의원 의석 300석을 걸고 치르는 초대형 정치 이벤트다. 전국민적인 관심도를 자랑하는 만큼, 지상파 방송사들은 각자의 주특기를 살려 '총선 시청률 1위'에 도전한다.
SBS 선거 방송 예시 장면. [사진=SBS] |
◆ 2049 시청자 선호 뚜렷, CG명가 SBS 'MZ세대' 공략할까
지난 2022년 대선에서 높은 2049 시청률로 주목받은 SBS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길을 열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2024 국민의 선택'을 방송한다. '움직이는 LED 메인 세트'가 길이 열리는 순간을 스튜디오에 형상화하고, SBS 뉴스의 간판 앵커들인 김현우, 정유미 기자, 김가현, 주시은 아나운서가 길 안내를 맡는다.
선거방송 최초로 거대 곰인형 캐릭터인 'AI 투표로'가 해설자로 나선다. '투표로'는 SBS 선거방송의 마스코트인 귀여운 거대 곰 인형 캐릭터다. 인간의 지능과 목소리를 장착하고 AI 캐릭터 최초로 선거방송 해설자로 데뷔한다. 또 SBS 미디어기술연구소가 독자 개발한 'AI 인물 검색 기술'로 주요 정당 대표들의 숨겨진 옛 영상들을 찾아내 제작한 'AI 그때 그 사람'도 공개된다. 당선 확률 분석 시스템 'AI 유확당'은 'AI 오로라'로 업그레이드됐다. SBS와 서울대 통계학과 김용대 교수팀이 공동 개발했으며 점차 비중이 커지는 사전투표 분석을 강화한다.
'CG 명가'라는 SBS 선거방송의 명성을 만들어준 SBS 바이폰(실시간 개표정보 그래픽, Vote Information Processing Online Network)은 한층 더 다채롭게 준비돼 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열차 액션'을 떠올리게 하는 블록버스터 바이폰 '국회행: 자리 쟁탈전', 선거방송의 마스코트 '투표로'는 태권브이 투구를 쓰고 국회 돔을 열고 나오기도 하고, '푸바오'를 만나 아기 팬더로 변장하기도 할 예정이다. SBS 레전드 드라마 '천국의 계단' 명장면도 바이폰으로 패러디한다.
MBC 권희진 선거방송기획팀장과 이재은 앵커. [사진=MBC] |
◆ 시각 효과보다 본질에 충실…MBC, 유시민·김진 등 패널토론 집중
MBC 역시 총선 개표방송으로 '선택 2024'를 심혈을 기울여 준비 중이다. 유튜브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폭 넓은 시청자들에게 대중적 인지도를 쌓아온 김대호 아나운서가 개표방송 진행자로 나선다.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방송에서 깔끔하고 안정적인 진행으로 호평을 받은 조현용 기자와 이재은 앵커도 함께 한다.
앞서 MBC는 총선을 앞두고 시시각각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조사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여론M'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발빠른 선거 판세 정보를 제공해왔다. 데이터 전문기자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박종희 교수의 분석을 거쳤으며 서울대 국제정치데이터센터의 자문을 받았다.
MBC에선 화려한 볼거리보다도 다양한 콘텐츠와 분석에 치중한 선거방송을 꾸릴 예정이다. 유시민 작가와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토론 코너 '총선데스크'에 패널로 출연해 개표 과정과 판세를 분석한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과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도 투입돼 각 정당의 속사정과 정치 일선의 현장 이야기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KBS 선거 방송 예시 장면.[사진=KBS] |
◆ 공영방송 KBS, 선거 결과 적중·시청률 1위 명성 이어갈까
지난 2022년 대선에서 공영방송 이름값을 했던 선거방송 시청률 단골 1위 KBS는 당시 출구조사와 실제 득표율 차이를 최대 0.2%p로 적중한 예측 시스템 '디시전K'를 업그레이드시켜 총선에 최적화했다. 이번에도 총선 결과 예측을 가장 근접하게 맞출지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또 인기리에 종영한 KBS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캐릭터를 입혀 선거 방송의 재미를 더한다. AI(인공지능)와 AR(증강현실)을 활용해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의 주인공들과 전국 지자체 캐릭터 등을 활용해 각 후보의 득표 정보를 제공한다. 또 주요 후보들의 AI 아바타가 무대 위에서 공약 정책을 개사한 가사로 랩 배틀을 하는 등 진귀한 볼 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주목도와 데이터, 시청률의 우위가 떨어지는 종편과 비교해 MBC, KBS, SBS 지상파 방송사의 3파전이 치열하다. 진송민 SBS 선거방송기획팀장은 "개표 데이터 변화를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성을 강화한 바이폰도 많이 준비했다"라며 "가장 최근 추가된 표는 얼마나 되는지, 2위 후보가 얼마나 따라붙었는지, 1, 2위 사이 역전은 몇 번이나 일어났는지와 같은 고차원 정보들을 '2024 국민의 선택'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희진 MBC 선거방송기획팀장은 "지상파 3사는 다른 방송사보다 데이터 면에서 우위를 가지고 시작한다. 종편보다도, 3사간 경쟁을 많이 신경 쓰는 편이다. 성과를 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MBC만의 차별화 지점에 대해선 "본질에 충실하려 한다"며 "화려한 CG보단 눈이 편안하고 눈이 즐거운 장면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