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작품에 민폐를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했거든요. 저희 작품을 봐주신 많은 분들께서 저를 기존의 '신슬기'가 아닌 '서도아'로 봐주신 것 같아서 감사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인 '솔로지옥' 시즌2에 출연해 덱스와 러브라인을 형성했던 신슬기가 배우로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그 시작점이 바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이자 동명 웹툰 원작인 '피라미드 게임'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신슬기 [사진=티빙] 2024.03.27 alice09@newspim.com |
"아무래도 첫 작품이고 신인이라서 저 역시 스스로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있었는데 작품이 잘 종영한 것 같아서 감사하고 뿌듯해요(웃음). 여러 사람들이 함께 의기투합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고요."
동명 웹툰 원작인 이번 작품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인 피라미드 게임을 통해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이 배경이다. 합법적인 왕따를 스스로 만들고, 그 속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가 된다. 이 작품에서 신슬기는 이 게임을 진행하는 반장 서도아를 맡았다.
"작품 오디션을 봤을 때부터 원작을 읽었어요. 캐스팅 이후에도 도아라는 캐릭터의 외형을 가져오려고 많이 신경 써서 봤거든요. 도아라는 인물이 숏컷에 안경 낀 모습이 있는데 그걸 가져오자 했죠. 도아가 학급 반장인데, 정말 FM적이고 자기감정을 절제하는 인물인데, 실제로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니 이런 친구가 한 명쯤은 있었더라고요. 이런 캐릭터를 잘 살려서 자세도 꼿꼿하게 하고, 대사를 뱉는 화술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명확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했어요."
피라미드 게임에서 학급생은 A등급부터 F까지 나뉜다. 인기투표를 통해 한 표도 받지 못한 F등급은 반의 왕따가 되고, 다른 등급은 F를 합법적으로 괴롭힐 수 있게 된다. 서도아는 A등급이지만 이 게임을 부숴버리려는 김지연(성수지 역)을 은연중에 돕는 인물로 그려졌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신슬기 [사진=티빙] 2024.03.27 alice09@newspim.com |
"도아는 FM적이고 A등급의 특권을 누리고 있는 입장이에요. 선민의식도 가지고 있고요. 체계를 변화시키고 싶어 하지 않은 인물처럼 그려졌지만, 수지를 보면서 본인 역시 이 게임이 부조리하다는 걸 깨닫게 되죠. 도아도 게임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실천하지 못했는데, 수지를 보면서 점차 변하기 시작해요. 그래서 마지막에 게임 진행에 반대하는 마지막 인물로 나오기도 하고요. 시청자 입장에서 봐도 멋진 선택을 한 인물이라고 느껴졌어요(웃음)."
서도아는 선민의식 가득한 병원장인 아버지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는 성격으로 자신만의 안전거리를 만들어 그 안에서만 행동한다. 하지만 후반부에는 방관자로서의 잘못을 인정한다. 병원의 유일한 후계자인 그가 이 게임의 책임을 '퇴학'으로 결정하기도 한다.
"본인이 방관자였던 포지션을 인정하고 퇴학 역시 스스로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기존에 아버지의 말에 따르던 수동적인 입장에서 도아만의 가치관이 생겼다는 점에서 기뻤어요. 자신의 결정으로 퇴학을 결정한 게, 알을 깨고 나온 거기 때문에 대견하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신슬기 [사진=티빙] 2024.03.27 alice09@newspim.com |
작품은 공개와 동시에 큰 사랑을 받았다. 신예들의 열연에 학교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며 호평을 받았고, 유럽 최대 규모 시리즈물 행사인 프랑스 '시리즈 마니아'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학교폭력이 주된 서사지만, 성수지라는 인물이 게임을 부숴나가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어요. 현장에서도 폭력이 정당화되지 않아 보이게 많이 노력했고요. 특히 피라미드 게임이 학교에서 유행한다는 기사를 봤는데 너무 놀랐고 안타까운 마음이 커지더라고요. 작품 자체가 폭력의 심각성을 이야기하는 작품인데, 또 다른 2차 가해나 피해가 있지 않았으면 해요. 절대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어요."
신슬기의 이력은 화려하다. 서울대학교 피아노 전공으로 학교를 졸업, 전국춘향선발대회에서 진으로 입상하기도 했다. 이후 넷플릭스의 화제 예능 '솔로지옥' 시즌2에 출연해 덱스와 러브라인을 형성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런 그가, 이제는 배우로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작품도, 현장 경험도 너무 하고 싶었어요. 그만큼 기회가 간절했죠. 제 연기에 있어서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촬영에 들어가면서 이 작품에 민폐를 끼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그 정도로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했고요. 실제로 많은 시청자들이 저를 기존의 '신슬기'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봐주시더라고요. 신슬기가 아닌 작품의 '서도아'로 봐주신 것 같아서 감사했어요. 스스로 도아 캐릭터로 작품에 1인분의 몫은 한 것 같아서 만족스러워요. 하하."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