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금융소비자법 도입됐는데, 죄송스럽고 유감"
배상안 관련 "소통의 출발점, 당국·은행과 소통할 것"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이 11일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죄송스럽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이날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이 발표한 ELS 손실 관련 자율배상안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은행 내부통제 구조나 실천을 실질화하는 데 은행연합회가 힘쓰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회장은 "저도 (과거 신한금융 재직 당시) 사모펀드에 얽혀서 고생을 많이 했고 반성도 했다. 이후 금융소비자법도 도입됐는데 이런 사태가 다시 발생한 점 죄송스럽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LS 사태도 어떻게 보면 결국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금감원의 검사 결과를 받은 것"이라며 "실천적으로 이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은행권이) 답을 내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은행, 지주 등에서 소비자와의 관계, 당국과의 관계, 시장 평판리스크 등을 고려해서 자체점검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이 11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은행회관에서 개최하며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3.11 yym58@newspim.com |
그는 금융당국이 이날 발표한 ELS 관련 배상안에 대해선 "이제 논의의 출발일 뿐이고, 앞으로 전체 은행권의 공통 사안과 각 은행의 개별 사안을 바탕으로 당국·은행과 소통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평가는 피했다.
조 회장은 ELS 등 고위험 금융상품의 은행 판매 지속 여부에 대해 "ELS 상품 하나를 파느냐 안 파느냐의 문제라기보다, 은행 산업이 앞으로 자산관리 쪽으로 갈 때 자산관리 측면에서 고객에 선택권을 더 주고, 고객 선택권이 좁아지지 않도록 유의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권의 내부통제와 관련해선 "금융권 횡령사고에 대해선 끝이 없는데 내부통제 이슈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규범화시켜 이를 책무구조도에 녹여 현장에서 작동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앞으로 은행의 사업 영역 확대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조 회장은 "연초인데도 은행 역할에 대한 기대는 커졌지만, 수익성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느껴진다"며 "따라서 은행권이 위축돼 있고 사업전략도 보수적으로 수립하는 것 같다. 1분기 이후에는 은행의 비금융 진출과 금융그룹 자회사 시너지 강화 등과 관련한 논의를 활성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회장은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은행의 밸류 상승이 경제생태계의 건강한 순환을 촉진하고 우리사회와의 상생으로 이어지도록 비전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앞으로 다양한 의제를 적극 발굴해 금융당국 뿐 아니라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은행의 미래를 위한 과제인 비금융·플랫폼·디지털 역량 강화와 사업다각화 및 해외 진출 촉진을 위한 환경 조성에 힘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