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 5월 12일까지 전시
아트선재센터·스페이스 이수 동시 진행
영상·조각·설치 등 50여 점 전시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리너스 반 데 벨데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인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가 공개된다.
김장언 아트선재센터 관장은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리너스 반 데 벨데의 개인전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시는 저희와 스페이스 이수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이후 5월 말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순회전시를 하는데, 지방에서는 문화향유를 즐기기 어려워 함께 협력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리너스 반 데 벨데: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 전시 전경 [사진=아트선재센터] 2024.03.07 alice09@newspim.com |
리너스 반 데 벨데는 회화, 설치,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현실과 허구를 가로지르는 순환적 내러티브를 탐구한다. 평행 우주이론에 관심이 많은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도 자신을 찾아가는 작가 특유의 상상적 여행을 회화와 조각, 그리고 영상으로 펼쳐 보인다.
전시에서 작가는 미술사를 가로지르며 앙리 마티스, 에밀 놀데, 피에트 몬드리안 등을 만나는 예술의 모험을 떠난다. 마치 자신이 태양광선 아래에서 자연을 그리고자 했던 20세기 초의 외광파 작가가 된 듯한 '허구적 자서전'에 기반한 작업들을 중심으로 전시가 구성된다.
이번 전시 제목은 앙리 마티스가 그림 그리기에 가장 좋은 빛을 찾기 위해 프랑스 남부로 여행을 떠났을 때 한말을 인용한 반 데 벨데의 작품 제목 '나는 해와 달과 구름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욕주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에서 가져온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리너스 반 데 벨데: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 작품 [사진=아트선재센터] 2024.03.07 alice09@newspim.com |
조희현 전시 팀장은 "작가는 이 인용문을 여러 색의 빛으로 가득한 추상화 밑에 손 글씨로 써서 빛을 찾아 여행한 20세기 야수파 화가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한편 자신은 실제로 떠나지 않고도 자신의 집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이국적인 세계로 상상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작업관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는 아트선재센터와 스페이스 이수에서 동시 진행된다. 아트선재센터에서는 파편화된 이야기가 무의식적인 꿈의 연속처럼 펼쳐지는 두 편의 영화를 중심으로 전시가 구성된다.
영화 '라 루타 내추럴'에서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같은 제목처럼 초현실적인 세계로의 여행을 통해 자아의 죽음과 탄생을 반복하고, '하루의 삶'에서는 외광파 작가의 하루 동안의 여정을 그린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리너스 반 데 벨데: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 전시 전경 [사진=아트선재센터] 2024.03.07 alice09@newspim.com |
조 팀장은 "작가의 평행우주적 세계관처럼 전시도 마찬가지이다. 2층과 3층에서 나뉘어 전시가 되고 있는데, 같은 곳에 영상과 조각 등이 배치돼 있다. 영상 속 배우들은 작가의 얼굴을 닮은 마스크를 쓰고 연기하게 된다. 누가 누구를 연기하든 마스크를 씀으로써 작가의 분신으로 등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층에 전시된 자동차 작품은 '라 루타 내추럴' 영상에 등장하는 것으로 골판지로 만든 조각이다. 영상은 장면이 극적으로 전환되면서 가상과 현실이 교차되면서 어디가 허구이고 진실인지 혼란스럽게 하는 장면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하루의 삶' 영상에 대해 "이 영상은 작가의 신작으로 시작과 끝이 동일하다. 끝나지 않은 무한한 상상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리너스 반 데 벨데: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 작품 [사진=아트선재센터] 2024.03.07 alice09@newspim.com |
또 "작가 작업 중 세라믹 시리즈가 있다. 이는 그의 세계관을 압축하는 것으로 작가는 이를 '유토피아 프로젝트'라고 한다. 작품이 어떻게 보면 무섭게 보일 수 있지만, 모든 유토피아는 어두운 면이 있고, 더 나은 인류 프로젝트라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작품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반 데 벨데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장치들은 모두 작가가 작업실에서 목재와 골판지 등으로 직접 만든 것으로, 실물 크기의 세트장과 골판지 자동차부터 미니어처 모형들까지 영화 속에서 등장했던 세트와 소품들을 전시장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리너스 반 데 벨데: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는 상상과 현실, 가짜와 진짜, 미술과 언어 등이 충동하며 긴장을 일으키고 또 서로 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함으로써 삶과 예술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다면적 시야를 열어줄 예정이다.
아트선재센터와 스페이스 이수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8일부터 5월 12일까지 진행되며, 5월 말에는 전남도립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