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외국기업들의 중국 투자 황금기가 지나가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최근 몇년간 중국 경제에서 외국기업들의 비중과 이익이 줄어들었다며, 중소 규모 외국기업들은 중국 사업 유지 여부를 놓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추면서 외국기업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경제가 지난해 5.2%의 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주중 외국기업들의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영기업의 5% 성장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다.
중국에서 외국인 투자가 많은 지역 중 하나인 장쑤(江蘇)성의 경우 지난해 외국기업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0.8% 증가에 그쳤다. 반면 현지 국영기업은 6.4% 늘었다.
'경제 수도' 상하이에서는 외국기업 산업생산이 5.4% 감소했지만 지역 국영기업 산업생산은 5.4% 증가했고, 광둥(廣東)성에서도 지난해 1~11월 외국기업 산업생산은 1.7% 감소한 반면 지역 국영기업 산업생산은 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는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전수함으로써 중국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됐던 외국기업들이 이제는 중국 경제에서 점점 중요하지 않은 분야가 돼가고 있다"며 "지정학적 분쟁과 무역 분쟁 속에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중국 국영기업과 외국기업 간 불균형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경제 회복 과정에서 많은 외국기업들이 국영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 중국 당국의 국가안보 통제 강화 속 외국기업들은 취약해진 반면 국영기업들은 더욱 경쟁력을 키웠다"며 "이런 상황에서 외국기업들은 앞으로 얼마나 더 소외될지 뿐만 아니라 더욱 '내향적'으로 변한 중국이 여전히 자신들의 투자를 환영하거나 필요로 하는지 의문을 갖게 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외국기업들은 국가보안법·데이터보안법·국경 간 데이터 이동·시장 장벽·정책 예측 불가능성·법률 집행 및 해석의 지역적 편차 등에 시달려왔다"며 "중국의 첨단기술 자립 노력·더욱 내향적으로 변한 정책 기조 ·국가안보 강조 등이 외국 기업들의 정서를 약화시켰다"고 덧붙였다.
상하이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 주톈 교수는 SCMP에 "외국기업이 국영기업에 뒤처진 것은 완전히 다른 정책 효과 영향일 수 있다"며 "일부 정책은 다른 이들을 해치면서 국영기업에 혜택을 준다"고 말했다.
베이징대 알렉스 마 부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그 여파, 서방과의 기술 전쟁 속에서 성장을 강화해야 하는 중국은 국가안보 위협을 물리치고 통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국유기업에 더 투자하고 있다"며 "최근 몇년간 논란이 되고 있는 '국영 분야 발전과 민간 경제 후퇴'가 외국기업들에 강력한 파급 효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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