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세븐일레븐 ATM사업 매각 추진
신동빈 체질 개선 천명 후 첫 작업
하이마트·한샘 등 실적부진 회사 거론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신동빈 회장이 공언한 롯데그룹의 체질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 가장 먼저 횡보를 이어가던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칼을 대기로 하면서 다음 순번은 누가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코리아세븐의 현금입출금기(ATM) 사업부(전 롯데피에스넷) 분리 매각을 추진한다. 롯데는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400억~500억원 규모에 인수할 기업을 찾고 있다.
롯데는 지난 2017년 세븐일레븐 자회사로 있던 롯데피에스넷을 매각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아 2019년 세븐일레븐이 흡수합병한 바 있다.
세븐일레븐은 "편의점업 본질에 집중하기 위한 방안"이라면서도 업계에선 신동빈 회장이 지난달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그룹 체질 개선 작업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한 세븐일레븐 편의점 앞 [사진=뉴스핌DB] |
신 회장은 지난달 30일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크고 작은 회사 60곳 정도를 매수했으나 이제 방침을 바꿔 매각도 일부 진행하고 있다"며 "몇 년을 해도 잘되지 않는 사업에 대해서는 타사에 부탁하는 것이 직원들에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앞으로도 몇 개를 매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경쟁이 치열한 편의점 시장에서 세븐일레븐은 정상 탈환에 애를 먹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22년 미니스톱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지만 매출과 점포수에서 업계 1위를 다투는 GS25와 CU와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GS25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8조2460억원.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CU의 경우도 지난해 매출액은 이와 유사한 8조 초반대로 예상되고 있다.
점포수의 경우도 지난 2022년말 기준 CU가 1만6787개, GS25가 1만6448개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반면 비상자사인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 2022년말 기준으로 매출액은 5조4540억원, 점포수는 1만4265개로 GS25, CU와 격차가 크다. 단순히 매출 규모 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세븐일레븐은 부진한 상태다.
GS25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 가량 줄었지만 2188억원의 수익을 올린 반면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 3분기말 기준 224억원의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CU도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실제로 체질 개선에 나서며 실적이 부진한 유통부문 계열사들은 노심초사다.
대표적으로 롯데쇼핑이 2012년 1조2400억원에 인수한 롯데하이마트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오프라인 수요가 급감,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적자전환한 이래 지난해 흑자전환이 예상되나 상장사인 롯데하이마트의 시가총액은 2500억원에 그치고 있다.
사모펀드(PEF)와 공동으로 투자한 한샘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쇼핑은 지난 2021년 한샘 인수를 위해 설립한 PEF에 약 3000억원을 출자했으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샘은 지난 2022년 적자로 돌아선 데 이어 지난해도 적자를 유지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 |
이 외에도 일부 롯데마트 점포와 지방 백화점 점포, 일부 골프장과 리조트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롯데는 일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일본 롯데리아를 현지 외식업체 젠쇼홀딩스에 매각한 바 있다. 이밖에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비롯해 패밀리 레스토랑 티지아이프라이데이스(TGIF) 등을 정리한 경험이 있다.
대신 신 회장은 "바이오 테크놀로지와 메타버스, 수소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으로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며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헬스케어, 롯데정보통신 등을 중심으로 4개의 신성장 영역을 정해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