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내년에는 금리를 3차례가량 인하할 것을 시사해 이전보다 내년 피벗(pivot, 정책 기조 전환)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연준은 13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5.25~5.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결정은 위원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성명에서 연준은 미국의 경제 활동이 강력했던 3분기 이후 둔화했다고 평가했다. 일자리 증가는 연초보다 완화했지만, 여전히 강력하다고 봤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지난 한 해 완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연준은 이번 통화정책 성명 문구를 소폭 수정했다. 그동안 " 향후 인플레이션을 2%로 회복하는 데 적절할 수 있는 추가 정책 강화 정도를 결정할 때 위원회는 통화정책의 누적 긴축, 통화정책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시차, 경제 및 금융 상황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던 연준은 추가 정책(additional policy) 앞에 '어느'(any)를 더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 같은 문구 변화를 연준이 금리 인상과 인하를 모두 열어둔 것으로 기존보다 비둘기파적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다.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경제 전망요약(SEP)에서 연준은 내년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둔화 폭을 키우고 인플레이션도 기대보다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판단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사진=블룸버그] |
연준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5%에서 1.4%로 하향 조정됐으며,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 예측치도 2.6%에서 2.4%로 낮아졌다.
이에 연준이 예상하는 내년 금리 인하 횟수도 늘었다. 연준은 내년 말 기준금리를 4.6%로 제시했는데 이는 9월 SEP에 나타난 5.1%에서 낮아진 수치다. 이 같은 전망대로라면 연준은 내년 3차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게 된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 조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을 다시 키우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내년 3월 기준금리 인하를 개시해 연말까지 총 5차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가장 크게 반영 중이다.
지난주 예상보다 강했던 11월 고용 지표 발표 이후 시장은 이날 연준 성명 공개 전까지 내년 5월에야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었다.
채권 금리는 급락 중이다. 뉴욕채권시장에서 연준의 성명 발표 후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4.075%까지 급락하면서 지난 9월 초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20bp(1bp=0.01%포인트) 넘게 밀린 4.525%를 나타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