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에서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 최소화를 약속한 이스라엘군(IDF)이 민간인 사망자가 하마스 대원 1명당 2명꼴이라며 이 정도면 '선방'이라고 밝혀 국제사회와 구호 단체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군 국제 대변인 조너선 컨리커스 중령은 5일(현지시간) CNN방송에 하마스 대원 1명당 2명이란 민간인 사망 비중은 "엄청나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도시 지형에서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는 테러 조직을 상대로 한 다른 전투들과 비교하면 이 비율은 엄청나게 긍정적이며 세계에서 유일한 수준이란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12일(현지시간) 눈물 흘리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된 지난 10월 7일 이래 누적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수는 1만 5900여 명이다. 보건부는 군인과 민간인을 구분해 사망자 수를 집계하지 않아 그동안 정확한 민간인 사망자 수를 알 수 없었는데 4일 AFP통신은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 누적 사망자 중 하마스 대원이 약 5000명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같은 날 브리핑에서 민간인 대 하마스 대원 사망 비율이 '2대 1'이 맞다고 확인했다. 그는 "2대 1 사망 비율이 나쁘지 않다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의 다소 무책임한 발언에 국제사회와 구호 단체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바버라 리프 미 국무부 근동 문제 담당 차관보는 정확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 수는 알기 어렵다면서도 이스라엘군이 발표한 사망자 비율은 "솔직히 매우 높다. 실상은 더 높을 텐데 총성이 멎어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엔 인권 최고 대표 볼커 튀르크는 이스라엘군의 남부 공세 확대로 "이제 가자지구에는 주민들이 안전한 곳은 없다"고 규탄했으며,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부총장은 "(이스라엘군의) 노골적인 기본 인권 무시는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군이 비난받는 또 하나는 자칭 첨단이라고 일컫는 'QR코드 지도'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리처드 헥트 중령은 전날 브리핑에서 민간인들이 안전한 장소로 이동할 수 있게끔 QR코드 지도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QR코드는 이스라엘군이 배포한 대피 전단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휴대전화로 QR코드를 인식하면 이스라엘군이 지정한 대피 안전 장소와 지역별 인구 밀집도를 색깔로 표시해 둔 실시간 지도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 통신은 물론이고 전력이 부족해 휴대전화 충전도 어려운 가자지구에서 실효성이 있냐는 비판이 나온다.
카타르의 중동 전문 알자지라방송은 QR코드 지도가 실효성이 없단 점에서 이스라엘군이 민간인 피해 확대를 우려하는 서방 동맹들에게 '보여주기'식으로 내놓은 조치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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