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이동욱이 '싱글 인 서울'로 현재를 살아가는 싱글의 현실 밀착형 일상과 사랑을 그린다.
이동욱은 오는 29일 '싱글 인 서울'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만나고 자신과 닮은 점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한 소감을 얘기했다. 전작의 판타지스러운 설정과 액션 장르를 잠시 잊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편안한 영화로 찾아왔다.
"시사회 끝나고 자세한 반응을 듣지 못했지만 좋게 봐주신 분들이 많아 다행이에요. 스릴러, 판타지, 액션같은 장르 드라마를 해오던 도중 현실적인 사람사는 이야기가 고프던 찰나에 만난 작품이죠. 감독님의 글이 대사도 재밌고 캐릭터도 좋고 공감가는 부분도 있었어요. 임수정 배우가 합류하면서 또 좋았고요. 저도 영호같은 면이 있거든요. 평소에 아주 다정하고 사려깊고 그런 건 아니고 무뚝뚝해보여도 툭툭 챙기는 게 그래요. 그걸 츤데레라고 하더라고요. 또 영호처럼 솔로인지가 오래돼서 공감됐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싱글 인 서울'의 배우 이동욱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2023.11.21 jyyang@newspim.com |
영호의 직업은 작가 지망생이다. '싱글 인 서울'이라는 에세이를 집필하면서 편집자인 현진(임수정)을 만난다. 그가 원고를 작업하고 특별히 싱글을 예찬하는 대목의 내레이션이 이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다. "지금 혼자 살지 않는 자, 모두 유죄"나 "싱글에게 썸은 불륜"이라는 영호의 혼잣말이 웃음과 공감을 안긴다.
"저도 내레이션 대사 부분들이 재밌고 독특하게 느껴졌어요. 어쨌든 영호에게 어울리는 작가스러운 대사여야 하는데 꽤 그렇게 써주셔서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죠. 보시는 분들이 웃으실 줄은 미처 몰랐지만요. 작가인 영호가 저와 전혀 닮지 않은 부분이기도 했죠. 좀 극단적이게도 느껴지지만 독특한 포인트가 돼서 좋았어요. 그 밖에도 출판사 직원들의 티키타카를 주고받는 대사도 다 대본에 있던 건데 재밌게 담겼어요. 말맛이 살아있는 좋은 대본이었죠."
영화에서 또 눈여겨 볼 포인트는 '사랑은 다르게 적힌다'는 점이다. 첫사랑 주옥을 떠올리며 적어 내려간 영호의 기억은 주옥의 기억과는 아주 딴 판이다. 이동욱은 이 같은 일이 연인 사이에서만 있는 일은 아닐 거라며, 어린 시절의 연애와 관계를 자연스럽게 되짚어보게 됐다고 했다.
"영호와 주옥이 서로 왜곡이 돼있잖아요. 나도 저랬겠다 싶어요. 내가 유리한 쪽으로 많이 생각하고 기억하고 살았겠구나. 굳이 연인 관계가 아니어도 어느 관계든 어쩔 수 없이 사람은 이기적인 걸까 생각도 하게 되고요. 지나간 연애를 돌아봐도 내가 맞다고 했던 말들이 지금 돌아보면 얼마나 하찮은지 참고 받아준 사람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기도 해요. 다들 그 부분을 많이 얘기하시고 공감해주시는 것 같아요. 어떤 관계든 기억의 왜곡은 늘 있게 마련이니까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싱글 인 서울'의 배우 이동욱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2023.11.21 jyyang@newspim.com |
첫사랑의 기억은 물론, 과거의 연애를 많이 떠올리게 하는 게 이 영화의 미덕이자 매력이기도 하다. 이동욱은 영호가 마음의 벽을 세우는 '싱글의 이유'에 납득했다. 그러면서도 그때는 전부였지만 지나고나니 별 거 아닌 감정들에 대한 본질적인 공감대를 언급했다.
"영호가 겉으로는 싱글이 최고라고 하지만 과거의 여러 실패를 겪어서 그렇지 애초에 그런 사람은 아니었을 거예요. 과거의 내가, 내 생각이 틀렸구나 맞닥뜨렸을 때 누구나 그럴 것 같아요. 또 첫사랑은 그런 거 아닐까요. 미안하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게 또 얼마나 큰 일이었나 싶기도 해요. 어릴 땐 그게 전부인 것같이 느껴지는데 지나고 보면 되게 별 거 아니었단 생각. 어린 마음에 느낀 마음 끝까지 행복해야지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많이 없죠.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느끼게 돼요."
데뷔한 지 무려 23년차, 이동욱은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를 거쳐왔지만 주로 로맨스의 남주인공이라는 이미지가 대표적이다. 심지어는 판타지, 스릴러, 액션을 해도 늘 로맨스가 함께 했다. 아쉬운 생각이 들 법도 하지만 40대 중반의 나이에 여전히 로맨스가 어울린다는 건 배우로서 장점이기도 하다.
"다른 것도 잘할 수 있는데 생각을 안한 건 아니에요. 다만 로맨스를 잘한다는 평가가 저한테 얼마나 중요한 건지 잘 알아요. 전작들도 사실 로맨스가 없는 게 없죠. 스릴러 액션 장르여도 2인 1역으로 나누어진다 해도 늘 사랑 이야기가 중요한 부분이었어요. 그 로맨스를 얼마나 설득시키고 있느냐도 굉장히 중요한 거고 큰 축이 아닐까요. 저한테 그걸 좋게 봐주신다면 정말 행복하죠. 앞으로 50살, 60살 됐을 때 로맨스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는 거죠. 만약 제 바탕에 그런 게 있다고 봐주시고 더 어른이 돼서도 할 수 있다면 그것도 행복할 거예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싱글 인 서울'의 배우 이동욱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2023.11.21 jyyang@newspim.com |
영화에서 작가를 꿈꾸지만 커리어가 잘 풀리지 않은 영호처럼, 세상 모두가 원하는 대로만 삶을 살 수 없기 때문에 공감을 더욱 자극하는 점도 있다. 이동욱 역시 동의하며 배우로서의 커리어도 완성이 없다며 솔직한 생각을 얘기했다.
"지금 저도 영호같다고 생각해요. 완성된 커리어라는 게 없다고 생각이 들죠.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지만 늘 말씀드리는 것처럼 시청률을 따지면 실패한 작품이 정말 많아요. 앞으로 계속 도전을 하고 있단 입장으로 연기생활 하고 있어요. 그래서 영호에게 공감됐고, 늘 최선으로만 살 수는 없더라고요. 그럴 땐 차선을 택하고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택하고 그게 삶이 아닐까요. 누구나 그렇게 살고 우리가 다 그런 삶을 살고 있지 않나 싶어요."
99년에 데뷔해 40대 중반의 나이에도 이동욱은 여느 동년배 배우들과는 다른 트렌디함을 유지한다. 아이돌 그룹 멤버처럼 개인 메시지 서비스로 팬들과 소통하고 유튜브 콘텐츠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다. 최근엔 스스로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욱동이'로 팝업 스토어 행사도 개최해 흥행을 이끌어냈다. 나이를 알 수 없는 외모와 젊은 감각까지 유지하고 있는 이동욱에게 새롭게 유입된 20대, 30대 팬들도 '싱글 인 서울'에 기대감을 가질 법하다.
"'현재를 살자'고 맘 속으로 늘 생각해요.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지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아는 게 좋지 않나 싶죠. 발 맞추려고 노력을 하는 게 제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연기 생활에서도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배우들은 잘 안하는 개인 메시지나 캐릭터도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감각을 유지하게끔 해주죠. 사실 좋게 봐주실 지 아예 예상을 못했어요. '욱동이' 캐릭터엔 참여 말고 참견을 조금 했어요. 무엇보다 오랜만에 한 로맨스 영화, 스크린에 제 작품이 걸리니 다른 것보다 재밌다, 공감된다 그런 얘길 듣는다면 참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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