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근교인 우드사이드에서 대좌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양국 간 고위급 소통 재개에 합의했지만, 핵심 현안에서는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두 사람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이후 1년 만이었다. 양국 관계를 획기적으로 전환할 발표가 나올지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적으로 다소 싱겁게 끝났다는 평이 나온다.
장장 4시간 동안의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미중 정상 간 핫라인 구축 ▲펜타닐 등 합성 약물의 제조 및 밀매를 근절하기 위한 양자 협력 재개 및 실무그룹의 설립 ▲양국 간 고위급 군사 소통 재개 ▲인공지능(AI) 위험성 논의와 안전성 향상을 위한 양국 간 협의 ▲내년 초 양국 간 항공편 정기 노선 증대 ▲교육·유학·청년·문화·체육·비즈니스 교류 확대 등에 합의했다.
[우드사이드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우)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 위치한 피롤리 정원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걸으며 '엄지척'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16 wonjc6@newspim.com |
미국 백악관은 이날 합의가 "핵심 현안의 진전"이라고 표현했지만 정작 양국이 충돌하는 미국의 대(對)중 반도체 규제나 대만 문제 등 현안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과 만남에서 대만 문제가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라고 못 박으며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고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일 것을 미국에 요구했다. 시 주석은 대만과 중국 본토가 반드시 통일될 것이란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언제나 견지해 왔다며, 대만 해협의 안정과 평화는 전 세계가 관심을 두고 있는 바 오히려 중국에 대만 해협에서의 군사 활동 자제를 촉구했다.
시 주석은 미국의 반도체를 비롯한 각종 수출 통제, 투자 통제, 일방적인 제재를 풀고 중국 기업에 공정하고 비차별적인 환경을 제공할 것을 요구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첨단 기술 수출은 국가 안보 사안이라며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불공정 무역 정책과 비시장 경제 관행을 하는 것은 중국이며, 중국에 부당하게 구금됐거나 출국 금지 대상이 된 미국 시민들을 풀어줄 것을 촉구했다.
결국 핵심 현안에서 양국 지도자는 이견만 강조했고 최대 성과는 고위급 외교 재개가 전부다.
이날 오후 중국 증시는 약세를 연출했는 데 익명을 요구한 중국의 한 펀드매니저는 "시장은 이날 회담에 실망했다. 기대가 충족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진단했다.
양국 정상은 지속적인 실무협의와 고위급 외교 등을 통해 경제, 금융, 상업 등 주요 현안을 계속 논의해 나가기로 했지만 이날 견해차만 더욱 확실해진 셈이어서 향후 진전이 있을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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