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소상공인 피해 최소화 위한 불가피한 조치"
환경단체 "이미 답 정해놓은 것…정책 책임 저버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정부가 일회용품 규제 강화 정책을 사실상 철회하자 소상공인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환경단체는 정부가 환경정책의 책임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환경부는 일회용품 사용 제한 대상 품목에서 종이컵을 제외하고 플라스틱 빨대는 계도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일회용품 관리 방안'을 7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2년 전 일회용품 규제 강화 정책이 발표된 이후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1년간의 계도기간을 설정하고 그 계도기간이 오는 23일 만료됨에 따른 것이다.
7일 환경부는 일회용품 사용 제한 대상 품목에서 종이컵을 제외하고 플라스틱 빨대는 계도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일회용품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오후 서울 시내 한 카페 모습. [사진=뉴스핌DB] |
업계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일회용품 사용 허용 및 계도기간 연장은 비용 증가, 인력난, 소비자와의 갈등에 직면하는 소상공인의 부담 덜어줄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소상공인도 환경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만 현시점에 시행되는 일회용품 규제는 필요 기반이 전혀 구축돼 있지 않아 소상공인의 애로가 컸다"며 "이번 결정은 중소벤처기업부와 환경부에서 소상공인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제도의 원활한 추진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또한 "일회용품 사용규제의 계도기간을 연장하고 일부 품목의 사용을 허용하기로 발표한 것에 대해 크게 환영한다"고 입장을 표했다.
7일 환경부는 일회용품 사용 제한 대상 품목에서 종이컵을 제외하고 플라스틱 빨대는 계도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일회용품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 자원순환 신기술박람회에 마련된 개인컵 전용 카페에서 시민들이 텀블러에 음료를 담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반면 환경단체는 "환경부가 환경정책의 책임을 저버렸다"고 반발했다.
녹색연합은 성명을 통해 "환경부는 '국가는 환경오염 및 환경훼손과 그 위해를 예방하고 환경을 적정하게 관리·보전하기 위해 환경계획을 수립해 시행할 책무를 진다'는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른 국가의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했다"며 "제도 유예를 발표하면서 산업계의 입장만 대변했고 일회용품 사용 규제에 가장 밀접한 현장에 있는 국민, 소비자의 의견은 전혀 수렴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 2일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일회용품 사용규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민생현장 찾아가 의견 청취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소상공인도 활짝 웃을 수 있는 일회용품 사용 제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미 답을 정해둔 것 아닌가"라며 "이번 규제 유예는 잘 만든 정책이라도 정부가 이행하지 않을 때 정책 목표가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과태료 부과보다 자발적 참여에 기반한 지원 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임상준 환경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과거 일회용품 사용규제를 일률적으로 강제하지 못했던 것은 실제 효과에 비해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하는 비용이 너무 크고, 그 비용의 대부분을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짊어지는 구조였기 때문"이라며 "일회용품을 줄이는 노력은 우리 사회 한쪽 부문의 희생을 전제로 하기보다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참여를 통해 더욱 성공적으로 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