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가자지구 주요 병원들 발전기 가동 중단 위기
응급실, 수술실 운영도 어려워....시신 냉동고 전원 꺼'
이 "하마스 유용 우려...병원에만 공급" 검토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한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주요 병원들의 연료가 바닥나 발전기 가동이 중단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지난 7일 이후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군사 작전을 펼치면서 주요 병원들은 연료 부족으로 비상 발전기 가동마저 중단하고 있다.
하마스가 관리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2일(현지시간) 가자 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아의 인도네시아 병원의 발전기가 이날 오전 연료 부족으로 멈췄다고 밝혔다.
환자로 붐비는 팔레스타인 가자 시티의 한 병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건부는 이 병원이 최근 사흘째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고 있는 자발리아 난민촌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많은 사상자들이 병원에 실려오지만 전기 부족으로 치료가 거의 마비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내 병원들은 전기 공급이 원할하지 않은 상태에서 예비 발전기로 버텨왔다. 그러나 연료 부족으로 발전기 가동이 어려워지면서 산소 발생기, 응급실, 수술실 운영조차 힘든 상황이고, 시신 보관소의 전원도 꺼야하는 처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지난 20일부터 이집트쪽 남부 국경을 통해 물, 식량, 의약품 등 구호물자 트럭의 반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했지만, 연료의 경우 하마스가 군사적 목적으로 유용할 수 있다며 이를 차단하고 있다.
유엔 등 국제구호단체 등은 병원에서 부상자를 치료하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 연료 공급이 허용돼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가자지구 23개 병원에 대피령이 내려졌지만, 이로인해 환자들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아직 가자지구로 연료 반입을 허용할 지에 대한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TV 회견에서 "가자지구 병원들은 일주일 이상 '연료가 내일이면 떨어진다'고 말해왔지만 아직 고갈되진 않았다"면서도 "(연료가 고갈되면) 엄격한 감독 하에 병원에 연료가 이송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료가 하마스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