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일본 정부가 13일 도쿄지방법원에 통일교회(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해산 명령을 청구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해산 명령 청구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피격으로 사망한지 1년여 만이다.
모리야마 마사히토 문부과학상(이하 문부성)은 기자회견을 통해 해산 명령 청구 사실을 밝히고 통일교 추종자 중 많은 사람이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교가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추종자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제한했다"며 "헌금이나 물품 구매를 강요해 큰 피해를 주고 평화로운 삶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문부성은 통일교 피해자에 대한 공청회를 실시하는 등 관련 증거를 수집한 결과 통일교가 종교법인법에서 정하고 있는 해산명령 요건인 '법령을 위반하여 현저하게 공공의 복지를 해쳤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행위' 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문부성 조사에서 교단에 배상 책임을 요구한 민사 판결은 32건으로 화해와 합의를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피해자 약 1550명에 손해배상액은 총 204억엔(약 1800억원)에 이른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정부는 해산 명령의 청구에서 관련 자료 약 5000점, 박스 20개 분량을 도쿄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청구를 받은 도쿄지방법원은 앞으로 비공개 심리를 열어 양측의 주장을 들어 결정을 내린다. 통일교 측이 결정에 불복하면 고등법원이나 대법원에서도 다툴 수 있기 때문에 해산 명령이 확정되기까지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
통일교는 교단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의 조치에 항의했다. 성명은 "일본 정부가 통일교를 파괴할 목적으로 창설된 좌편향의 법률가 그룹으로부터 받은 편향적 정보에 근거해 그 같은 중요한 결정을 내린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비난했다.
일본 법원은 과거 도쿄 지하철에서 사린 가스를 살포해 13명을 죽게 만든 옴진리교의 해체를 명령한 바 있다. 법원이 해산 명령을 내리면 통일교는 재산세 면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
통일교 문선명 전 총재(왼쪽)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 기시는 통일교 초기 형태인 문선명의 국제승공연합(国際勝共連合)을 적극 지원했다. 1973년 11월 23일 통일교본부에서의 회동 장면. [뉴스핌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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