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증권·금융 채권·외환

속보

더보기

[격랑의 통화전쟁]⑨달러패권의 시대는 저무는가.

기사입력 : 2023년10월03일 07:00

최종수정 : 2023년10월03일 11:41

이철환 금융연구원 비상임 연구위원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 이후 기축통화로 역할해 온 미국 달러화의 위상이 약화되고 있다. G2로 성장한 중국의 위안화가 급부상했고, 암호화폐가 기존 통화의 대체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이철환 금융연구원 비상임 연구위원의 기고 연재를 통해 통화전쟁의 과거와 미래를 조망한다. 

이철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달러패권의 위세가 과거보다 상당 부분 약화된 모습을 보이면서 달러패권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우려에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미국의 세계 경제 위상이 과거보다는 많이 못 미칠 뿐만 아니라, 달러의 글로벌 무역결제와 외환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하락 추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급속한 금리 인상이 유발한 킹달러 현상과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노선 등은 탈달러 현상을 심화시켰다. 특히, 페트로 달러(petro dollar)의 독점적 체제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달러패권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 신호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반해, 중국 위안화는 국제통화로서의 위상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하는 새로운 기축통화로 부상할 가능성마저도 제기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중국이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으로 커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고조되고 있는 탈달러 현상을 최대한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한 덕분일 것이다.

[격랑의 통화전쟁] 글싣는 순서

1. 미국 경제력과 달러패권의 위상
2.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부채한도 증액
3. 반복되는 금융위기
4. 중국경제력 확대와 위안화 상승
5. '탈달러' 현상에 편승한 위안화 파고들기
6. 유로화, 존재감 약한 2위 기축통화
7. 아베노믹스의 명암
8. 암호화폐의 기축통화 가능성과 미래
9. 달러패권의 시대는 저무는가
10. 위안화가 달러를 넘어서기 어려운 이유

여기에 러시아와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서방의 경제제재, 대미 관계 변화, 달러 신뢰도 하락, 중국과의 협력 강화 등을 이유로 위안화 사용을 증대시킨 데 기인한다.

이에 대해서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2023년 4월 미국외교협회에서 경고한 바 있다. "새로운 국제 지도가 그려지고 있습니다. 일부 국가는 중국 위안화나 인도 루피와 같은 대체통화를 찾고 있거나 자체 결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더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달러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외환보유고 달러 비중이 2022년 말 기준 58.4%로, 여전히 과반을 웃돈다. 외환시장 거래 비중도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등 주요 통화들의 영향력이 쇠퇴하는 과정에서, 44.2%의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달러 연동(peg)을 채택하고 있는 중동 산유국들이 petro dollar를 쉽게 깨뜨릴지도 의문이다. 아울러 여전히 국제통화로서의 풍부한 유동성, 환금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달러를 대체할 통화는 아직 잘 보이지를 않는다. 우선 2위 기축통화인 유로(Euro)는 2010년 전후로 EU의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기축통화로 발돋움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무엇보다도 유럽중앙은행 ECB라는 단일 통화당국은 있지만, 단일 재정당국이 없다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특히 엄격한 재정준칙은 정부 부채비율이 높은 남유럽 국가들이 독자적인 재정 정책을 펴기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 회원국 간 정치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유럽의 부채위기, 남유럽과 북서유럽 간 빈부 격차 확대, Brexit가 촉발한 공동체 와해 우려 등은 유로화가 기축통화로 발전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엔화의 경우 오랜 디플레이션(deflation)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로(0) 금리와 양적완화를 지속해서 펼치다 보니 엔화 약세가 고착되어 있다. 더욱이 1%가 채 되지 않는 저성장률이 지속하다 보니 경제의 기초체력이 급속히 약화되어 버렸다. 위안화 역시 최근 국제거래에서의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무역거래와 외환시장에서의 위안화 결제 비중은 3~4%에 불과하다.

금 또한 한정된 공급량으로 인해 날로 커지는 세계 경제 규모를 원활히 뒷받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비트코인을 위시한 암호화폐도 기존 법정화폐를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내재가치가 없어 가격이 급등락하는 롤러코스터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또 투기 붐 등의 부작용을 우려한 각국의 규제강화 조치로 성장에 제약이 있다. 여기에 장점으로 여겨진 발행량 제한도 이제는 금처럼 오히려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암호화폐의 대안으로 만들어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CBDC의 영향력은 기본적으로 그 원천이 되는 법정화폐가 어떤 위상을 지니느냐에 좌우된다. 다시 말해 위안화의 위상이 높아져야만 디지털 위안화(e-CNY)의 위상도 높아지게 된다는 뜻이다. 더욱이 CBDC는 사생활 보호 문제와 감시에 악용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어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달러패권이 흔들린다는 우려는 많이 과장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기축통화가 되려면 거래가 쉽고, 세계 경제에 충분한 통화 유동성을 공급해 줄 수 있어야 하며, 해당 국가의 금융정책이 투명하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요건을 모두 갖춘 국제통화는 아직 달러가 유일하다.

이런 시각은 주요 인사의 언급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투자의 신이라 불리는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달러는 기축통화다. 나는 달러를 대체할 다른 통화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은 'What's Driving Dollar Doomsaying?'이라는 제목의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달러 지배력은 위기에 처하지도 않았지만, 설사 위기에 처한다고 해도 달러 지배의 효과를 면밀히 살펴보면 터무니없이 과장돼 있다. 달러 위기론은 무시해도 좋다."라고 했다.

여기에 미국은 달러라는 기축통화뿐만 아니라 영어라는 기축언어도 지니고 있어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모국어인 영어는 실제의 현실 세계에서도 그렇지만 컴퓨터와 IT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세계에서도 세계 공용어가 되어있다. 영어는 세계에서 통용 범위가 가장 넓은 언어이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언어라 할 수 있다. 이공계 자연과학은 물론이고 경제학과 경영학 등의 사회과학, 그리고 인문학에 이르기까지 논문 같은 고급 정보들의 상당수는 영어로 되어있다. 또 모든 국제 상거래에 필요한 계약서와 이행보증서는 한결같이 영어로 작성되고 있다.

여기에 정보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온갖 정보들이 국경선을 넘어 영어로 표기된 인터넷을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따라서 영어를 모르면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세계 다수의 사람들이 영어 구사 능력 향상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이득을 챙기고 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